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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는 동화 작가 오혜진

아세안 인 코리아

제주 사는 동화 작가 오혜진
오혜진 작가는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여섯남매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2008년 1월 고국을떠나 밟은 낯선 땅 한국에서 난생 처음 찬 공기를 느꼈고, 그대로 쭉 한국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동화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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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거주하신다고 들었는데, 제주살이는 어떤가요?

2017년 3월 남편의 직장을 따라 온 가족이 제주도로 이사 오게됐어요. 주말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한라산에도 올랐습니다. 평소엔 가볍게 오름을 오르거나 바닷가 산책도 하고요. 공기가 깨끗해서인지 서울에서 앓던 비염이 마술처럼 싹 없어졌어요. 답답할 땐 창문을 열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합니다. 언제든 바닷가에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동화책은 어떤 계기로 출간하시게 됐나요?

2~3살 무렵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부터예요. 아이들을 위해 시작했지만 한국어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제 발음과 읽기 실력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처음에만 집중을 하고 결국에는 엄마인 저 혼자만 읽게 되더라고요.(웃음) 이때부터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필리핀의 옛날 이야기를 한국어 동화책으로 제작할 기회가 생겨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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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동화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여러 이야기 중 <파인애플의 전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어린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물건이 코앞에 있는데도 안 보인다고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아이가 눈이 많은 파인애플이 되는 내용입니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저도 어릴 때 물건을 찾지 못해 혼난 적이 있는데, 지금 제 딸에게서 그 모습이 보여요. 딸아이가 파인애플이 되면 안 되는데 말이죠.(웃음)

동화 작가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여러 번 이야기를 고쳐 쓰고 수차례 검수 과정을 마친 후 책이 나오면 ‘내가 쓴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제가 이야기를 쓴다거나 책으로 만들게 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책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만, 전문가만 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벅찬 성취감을 느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 서울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필리핀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회복지사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4년 후 사회복지사가 된 제 모습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좀 더 재미있는 동화책을 쓰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친절한 사회복지사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