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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만난 한국, 한국의 문화

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지난 11월 12일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베를린 사무소가 독일의 미술 애호가들에게 수준 높은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주최한‘한국문화의 밤’ 행사가 바로 그것. 독일 박물관 소장 한국 특별순회전시회의 서막 행사로 개최된‘한국문화의 밤’은 현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에서 펼쳐진 ‘한국문화의 밤’ 행사는 보훔대학교 요르크 플라센(Joerg Plassen) 교수의 한국 불교 강연과 음악가 7인의 가곡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2011년도부터 시작된 ‘독일 박물관 소장품을 통한 한국의 발견(Discovering Korea through German Collections)’ 순회전은 독일 대중에게 한국의 미술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저평가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독일 박물관들의 훌륭한 소장품을 조명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외에도 이번 서막 행사 시리즈로 11월 12일 라이프치히의 그라시민족박물관에서는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강연이 열렸다. 이 강연에서는 베를린 자유대학 이정희(Jung-hee Lee-Kalisch) 교수가 연사로 나와 한국의 자연, 한국인의 민족 정체성, 한국인의 특징, 문화, 종교, 역사를 흥미로운 관련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한독 우호의 중요성
한국의 김의택 총영사는 이날 행사에서 관객들을 환영하며, 126년 전 외교 관계가 수립되면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 EU 내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가 된 나라가 독일이라는 사실에도 잘 반영되어 있는 한독 우호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김 총영사는 ‘세계적 소프트파워’ 또는 부국과 빈국 사이의 ‘다리’로서 한국이 지닌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런 역할은 앞으로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후 변화, 전쟁, 빈곤의 위협과 같은 문제 해결을 돕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필자는 쾰른 동아시아박물관이 어느 나라의 미술을 전문으로 다루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항상 ‘중국, 한국, 일본’이라고 답한다. 이렇게 한국을 중간에 언급하는 것은 한국이 ‘다리(Bridge)’ 혹은 ‘소프트 파워’로서 중간적 역할을 맡아온 오랜 전통을 말해주는 것으로, 불교문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내년에 오픈되는 한국 특별 전시회가 일반 대중이 한국 미술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며, 아울러 독일 박물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미술품의 규모와 폭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강연과 공연으로 더욱 풍성해진 행사
‘초기 한국 불교에서 상(像)의 기능(The Function of Images in Early Korean Buddhism)’을 주제로 한 보훔대학교 요르크 플라센 교수의 강연으로 행사는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요르크 플라센 교수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중요한 사찰과 기념물 일부를 소개하며 초기 한국 불교 미술의 역사를 추적했다.
한국의 초기 목판 인쇄 불경이 남아 있는 덕분에 어떤 경우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연관시키고, 예불 의식에서 초기 불상이 지닌 기능과 의미에 관한 관련성을 찾는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는 그의 이야기는 시종 진지하게 펼쳐졌다.
강연에 이어 멋진 음악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현악 5중주단 F가 하이든(1732~1809년)과 한국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년)의 작품을 연주했고, 소프라노 강정희와 바리톤 이대범은 산유화, 산아, 명태, 눈, 신아리랑, 삶 등 20세기 한국 가곡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연은 숨 막힐 정도로 훌륭했으며, 동시에 한국과 한국문화의 특징인 자연스러운 활기와 힘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독일 소재 박물관 내 한국 소장품을 선별, 취합하여 독일 4개 도시를 순회하는 ‘한국 특별순회전’ 서막을 알리는 이번 행사를 훌륭하게 조직한 민영준 한국국제교류재단 베를린사무소 소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쾰른 동아시아박물관뿐 아니라 이번 전시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박물관들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에 대단히 고마워하고 있다. 재단의 지원 없이는 이렇게 크고 복잡한 전시회를 실현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