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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SPRING

생활

책+

‘위안부’ 진실에 대한 끔찍한 증언

『한 명』

작가, 김 숨. 브루스 & 주찬 풀턴 번역, 224쪽, 19.95달러, 시애틀, 워싱턴 대학 출판부, 2020

이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제국주의 군대는 전쟁 기간의 강간율을 낮추기 위해 윤락업소 체제를 만들었다. “위안소”라 불린 곳에서 자발적으로 지원한 매춘부가 일하는 것처럼 했지만 그곳에서 일했던 대다수의 여성은 억지로 끌려오거나 보수가 좋은 공장일이라 약속 받거나 다른 계략에 빠져 성노예 일을 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희생된 여성들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었다.

현대 한국문학에서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이 있었지만 위안부 는 대체로 무시되어 왔다. 작가 김숨의 이 소설은 예외적이다. 이 작품은 자신의 경험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한 명의 생존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위안부의 경험을 날것 그대로 움츠려들지 않고 묘사한다. 생존하는 마지막 위안부로 알려진 여성의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공포와 침묵 속에서 삶을 이어갈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할지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된다.

마음이 약하거나 예민한 영혼을 가진 이들에게 소설은 읽기 쉽지 않다. ‘위안부’라는 명칭과는 대조적으로 이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겪은 고통과 굴욕과 수모는 한 치의 미화 없이 그대로 묘사된다. 책 속에 언어로 표현된 묘사가 아무리 끔찍하고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하더라도 이 여성들이 견뎌야했던 고통의 바다에 비하면 단지 물 한 방울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충격은 더 커진다.

소설은 재개발이 계획된 적막한 동네의 슬레이트지붕 집에 살고 있는 90세 할머니의 현재와 굶주리는 가족을 위해 달팽이를 줍던 13세 소녀가 일본인에 의해 성노예로 만주로 끌려가게 되는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하지만 곧 이 모든 게 단순히 회상에 머무르지 않음이 명백해진다. 주인공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과거를 ‘재체험’한다. 위안소에서 보낸 7년의 시간은 오래 전에 끝났지만 그 경험의 고통과 트라우마는 그녀를 떠난 적이 없다.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소설이 사실과 허구 사이의 균형을 잡는 방식이다. 작가의 창작품으로 소설이긴 하지만 300개 이상의 각주가 실제 생존했던 위안부의 증언을 출처로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번역자가 후기에 밝히고 있듯이 소설은 장르적 구분을 짓기가 어려워 명확하게 하나의 범주로 마케팅 홍보를 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독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책은 허구적 소설인가 아니면 역사물인가? 사실 둘 다이며 그 자체로 책은 고통스러운 진실을 전달하는 픽션의 힘을 증언한다고 할 수 있다. 위안부의 고통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독자라도 이 책을 읽으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진실을 직시하는 것이 치유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부모가 주는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만들어진 선물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

마리나 할머니 (안경자) 글, 찬 할아버지(이찬재) 그림, 번역 소피 브라운, 304쪽, 20달러, 런던, 파티큘러북스, 2020

1960년대 대학에서 만난 찬 할아버지와 마리나 할머니의 이야기는 낭만적 사랑을 다룬 이야기책에서 볼 법하다. 그녀는 시화전을 위해 시를 썼고, 무작위로 정해진 대로 그는 그녀의 시에 삽화를 그렸다. 자신들의 예술을 통해 서로 연결이 되었고 이 씨앗은 사랑으로 꽃을 피워 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그들이 브라질에 정착해 살고 있던 중 2015년에 딸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뉴욕에 살고 있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다시 그림을 그리라고 제안했다. 오래 전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되돌아보면서 마리나 할머니는 그림과 함께 할 글을 썼고, 이것을 자신들의 인스타그램 “나의 손주들을 위한 그림”에 올렸다.

인스타그램에서 화면으로 볼 수 있었던 이 부부의 그림과 글은 이제 책이 되었다. 책은 느슨하게 사계절로 나뉘어 있고 중간 중간에 내셔널지오그래픽 팀과 동행한 찬 할아버지의 갈라파고스섬 여행과 젊은 시절의 기억도 짧게 들어가 있다. 책은 손주들과 관련된 내용에서부터 공룡과 다른 동물들,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자연스럽게 나이듦과 죽음과 상실에 대한 생각들도 꽤 들어있다.

찬 할아버지 그림의 색이 다채롭고, 표현이 풍부하고 영감을 준다면 마리나 할머니의 글은 거의 아이 같은 천진함과 세월이 주는 지혜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이 함께 함으로써 그 합은 각 부분의 합보다 더 큼을 볼 수 있다.

초기 인쇄 역사에 대한 영어판 웹 사이트

‘Jikji World’

http://www.cheongju.go.kr/app3/jikjiworld/content/eng_main/index.html 청주: 청주고인쇄박물관

이 웹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직지’로 알려진 책에 대한 정보를 주는 사이트의 새 영어 버전이다. 직지는 금속 활자로 인쇄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책이다.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더 일찍 만들어진 이 책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사이트는 중세 불교서 자체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보고이며 서지정보와 인쇄에 사용된 기술에 대한 상세한 내용뿐 아니라 한국의 금속활자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과 청주 고인쇄박물관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박물관 자체의 가상현실체험은 이 글을 쓰는 동안 유감스럽게도 작동이 되지 않았지만 “직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사이트의 정보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찰스 라슈어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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