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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가 갑니다

헬레나 혼쿠포바 체코 국립미술관 산하 아시아미술관 관장이 6박 7일의 일정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았다. 2007년 6월, 체코 국립미술관 산하아시아미술관 내 한국전시관 설치를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정도로 아시아 미술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혼쿠포바 관장을 만나 설렘 가득했던 한국과의 첫 만남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Q. 일정 중 박물관 방문이 많으셨는데요, 한국 박물관들과의 만남, 어떠셨는지요?
A. 정말 멋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리움미술관과 국립중앙 박물관은 건축적인 측면에서도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전시품들도 훌륭했고, 각 전시품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잘 보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들을 배려한 동선도 참 좋았습니다. 체코에서는 역사적인 건물을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건물 자체가 주는 멋이나 역사적인 가치는 있지만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관람하도록 개조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박물관들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디스플레이가 대체적으로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데도 관람객이 유물과 감성적으로 교감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도 관람을 하면서 유물들이 제게 감성적으로 다가선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리움미술관 맨 위층에 가든이 있었는데 자연과 빛이 어우러진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곳에서 야생 비둘기를 봤는데, 참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관람 동선도 그렇고, 관람객과 친화적인 모습도 그렇고 여러 모로 한국 박물관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Q. 작년에 아시아미술관 내에 한국 전시관을 오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A. 이 얘기를 하자면 체코 미술의 역사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야 하는데요, 체코에서는 17~18세기 무렵 귀족들을 중심으로 비유럽계 미술품들을 수집하는 것이 유행했습니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일반인들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미술품의 경우는 일제 강점기라는 장애물에 막혀 접하기가 힘들었죠. 그 이후에도 교류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아 미술관 내 13,000여 점의 소장품들 중 한국 유물은 고작 20여 점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미술을 더 많이 보여줄 수있는 기회가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지요. 아시아미술관 내에한국전시관을 설치하는 것이 그 고민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 10년 전부터 한국관 설치에 관한 얘기가 있었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 측과도 한 6년 전부터 전시에 대해 논의를 해왔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이전 문제가 있어서 더 구체화되지 못했죠. 하지만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온 70여 점의 유물들이 체코 아시아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Q. 한국 미술에 대한 체코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A. 한국전시관은 현재 석굴암 사진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전시는 주로 도자기들과 불교 미술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체코인들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많이들 놀라워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체코인들은 한국 미술을 많이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중국 미술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했었던 것이죠. 하지만 방문객들이 남긴 방명록을 보면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다르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한국 미술을 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감탄했는지 알수 있습니다.

Q. 체코에서 한국 미술이 서서히 인식되는 시점에서의 방문이라 더 기대되셨을 것 같은데요.
A. 물론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 시대를 연 후 그곳 큐레이터의 첫 방문지가 바로 체코였습니다. 당시 이분이 새로운 박물관 사진들을 들고 오셨는데, 그때 사진 속에서 본 박물관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실제로 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아름다웠어요. 정말 멋졌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미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배웠으면 했는데 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특히 아시아미술관을 프라하 중심부로 이전하면서 한국 미술에 관한 전시회를 기획했는데, 이번 방문이 그 전시회를 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에 대해 얘기할 때 꼭 언급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제가 쥐띠고 올해가 쥐띠 해여서 한국을 방문하게된 것 같다는 것이죠. 아시아미술을 오래 접해서 그런지 동양식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한국 방문이 가능했던 것은 물론 한국국제교류재단 측에서 초대해주신 덕분이지만 쥐띠 해의 행운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Q. 이제 아시아미술관 이전 등 체코로 돌아가신 후의 일정도 바쁘실 것 같습니다.
A. 우선 미술관 이전도 그렇고 기획하고 있는 한국미술 전시회에 심혈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이번 방문으로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졌어요. 우리 미술관에는 아직 한국 미술에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은 사람이 없는데 앞으로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를 키우고 싶습니다. 한국 미술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 미술은 참 아늑하고 친밀감이 들면서 감성적이고 생생할 뿐만 아니라 우아하면서도 심플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한국의 고대미술뿐만 아니라 현대미술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 도자기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분청사기며 백자를 볼 때마다 그 아름다움에 취하게됩니다. 다양한 전시회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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