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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디시 예술감독 남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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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디시 예술감독 남영호 “프랑스의 한국문화가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2015년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시작된 한국문화축제 ‘코레디시(Coree d’ici; 여기에 한국이 있다)’가 올해로 6년째를 맞았습니다. KF도 더욱 활발한 한불문화교류를 위해 한국의 많은 예술가들이 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축제를 처음 구상하고 이끌어온 남영호 예술감독을 만나봅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무용가의 한국문화축제 구상
프랑스 몽펠리에市의 높은 관심과 프랑스 예술가들의 협력
KF 지원으로 한국 예술가들도 프랑스 현지 공연 참가 수월해져
프랑스 남부에서 열리는 대표 외국문화축제로 성장


축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느라 고심하셨을텐데요?
이곳 프랑스의 방역 상황에 따라 올해는 전면 온라인 개최로 결정했고 일정도 변경했습니다. 11월 13일에 개막하는데 온라인 행사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 기간을 연장할 것 같아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공연, 전시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워크숍이나 예술가 인터뷰 같은 콘텐츠를 강화했습니다. ‘정체성과 테크놀로지’를 올해 테마로 정했는데 테크놀로지는 문화선진국이라 불리는 프랑스에서 한국이 더 앞선 영역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주제예요. 한국의 IT 기술자들이 이곳에 올 수 없어서 이 주제를 구현하기가 어려워졌지만, 다음 축제 때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몽펠리에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구상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양국 문화교류를 위한 여러 사업이 펼쳐질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2013년쯤부터 준비했어요. 프랑스에 온지 23년, 몽펠리에에서 20년 넘게 살던 시점이었어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무용가로서 이곳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릴 축제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몽펠리에시에서 제 기획안을 보고 흔쾌히 협력해주었어요. 시립극장, 오페라극장 등 열 군데 정도를 무료로 대관했고 시에서는 홍보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코레디시 한국문화축제 공식홈페이지 (www.festivalcoreedici.com)


몽펠리에에서도 손꼽히는 외국문화축제라고 들었습니다. 축제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몽펠리에는 프랑스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도시입니다. 프랑스 남부의 기후와 환경, 발전한 문화예술 덕분인데요. 일 년에 200-300 건의 축제가 이곳에서 열리는데 코레디시는 외국문화축제 중 세 번째 규모로 성장했어요. 몽펠리에시, 예술단체, 예술가, 시민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지역의 공식행사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몽펠리에교육청과 광주교육청이 교육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몽펠리에에서 한국 관련 교육이 시작되는 계기도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몽펠리에에서만 중학교 세 곳과 고등학교 두 곳에서 한국어수업과 한국문화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한국과 프랑스의 예술을 매개로 만나는 양국 청년들의 모임도 생겼습니다.


프랑스 현지의 호응과 관심이 커지면서 축제 콘텐츠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데만 집중했다면 갈수록 몽펠리에에 존재하는 한국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곳에서도 K팝 팬들이 늘고 있다면 코레디시가 그에 대한 요구도 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K팝 팬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고 제안해와서 K팝 챌린지를 진행했고 몽펠리에와 한국의 비보이를 연결하는 기획도 했어요. 그렇게 관심 영역을 넓히고 외부 단체, 예술가들과 함께하면서 축제의 영향력도 점점 커진 것 같습니다.


코레디시 한국문화축제 2020 홍보 영상 (https://youtu.be/OdUsGvT-3x8)


축제의 예술감독으로서 얻은 것이 있다면요?
이곳에서 무용가로 오래 활동해 왔지만 교류의 폭이 제한적이고 대중예술 같은 다른 장르는 잘 몰랐던 제가 새로운 예술,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성장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자신의 틀을 깨는 것이 문화예술축제를 여는 이유이고 나라 간 문화교류의 의미 아닐까요.


축제를 지속해오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코레디시는 처음부터 프랑스인 친구들, 예술가들이 재능기부로 많은 일들을 해결해주면서 함께 만들어온 행사입니다. 몽펠리에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많은 지원을 받았고요. 특히 KF는 축제 시기에 훨씬 앞서 지원을 결정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한국 예술가들이 프랑스에 와서 공연하는 데 제일 큰 어려움이 항공료 문제인데 이 경비가 일찍 해결되면 미리 좋은 공연을 준비할 수 있어요. 올해는 해외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온라인 축제에 소요되는 경비로 변경, 지원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지원을 받으면 몽펠리에시를 비롯한 기관과 단체들도 저희를 믿고 더욱 신이 나서 함께해주기 때문에 비용 해결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한국문화축제를 여는 예술가로서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첫째는 이 축제가 지속되는 거예요. 꼭 제가 하지 않더라도, 좀더 체계적으로 내실 있게 지속해나갔으면 합니다. 둘째는 축제를 기획하는 한편으로 한국문화 강좌나 행사를 상시 진행할 ‘한국의 집’을 만드는 일입니다. 몽펠리에시가 공간을 내어주는 데 긍정적인 입장이라 한국 정부나 관련 기관과 협력해서 제대로 추진하고 싶습니다. 파리에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이 있지만 몽펠리에와는 거리가 상당해요. 프랑스 남부에 한국문화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을 만들어 지중해에서 유럽까지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교두보로 삼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