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제주 생활]제주의 겨울
많은 눈이 내린 후였던 작년 연말 어느 날, 눈 내린 제주의 겨울을 즐기기
위해 1100고지를 방문해 보았다. 폭설이 내리는 와중에는 도로가 통제되어
갈 수 없었지만 눈이 그친 뒤 도로 사정이 나아져 가볼 수 있었다.
1100고지는 제주도 1100도로의 가장 높은 곳, 해발고도 1,100m에 있는
고지를 일컫는다. 서귀포 중문과 제주시를 연결하는 1100도로는 등산을
하지 않아도 차로 한라산을 오를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서귀포 신시가지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후 중문에 내려 240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1100도로를 달리는 유일한 버스인 이 버스는 1시간에 1대씩
운행되고 있다. 눈이 내려 하얗게 된 주변 경관을 보며 40분 정도 지난 후
1100고지휴게소에 내렸다. 분명 산 아래에서는 그다지 춥지 않았는데,
1100고지에 도착하니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웠다. 사진을 찍는데 손이 시려서
장갑을 하나 새로 사서 껴야 할 정도였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차를
갖고 온 사람들도 많아 1100고지 휴게소 앞이 북적대었다.
눈 내린 후 며칠이 지난 후라 풍경이 완전 새하얗지는 않았으나 한라산의
설경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하였다. 사람들은 연신 사진 찍기 바빴고
어린아이들은 썰매를 가져와 타기도 하였다.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산지습지인 1100고지 습지의 탐방로를 걸으며 눈 내린 습지의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었다.
제주에서 보내는 첫 겨울의 어느 하루를 이렇게 한라산의 눈꽃을 감상하며
보내보았다. 앞으로도 제주도의 다양한 모습들을 알아보고 싶다.
글로벌네트워크사업부 고대현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