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온 더 무브’
오늘날 ‘아세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꼽으라면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역동성, 신흥 시장과 같은 말들이 빠지지 않습니다. 올해 연말 아세안문화원에서는 이렇게 역동하는 아세안의 동시대적인 모습을 조명하는 기획전시가 열립니다.
아세안문화원은 주태국대사관의 협조로 올해 초 태국 CP그룹으로부터 기증받은 태국의 삼륜차 ‘툭툭(Tuk tuk)’, 2019년 주한필리핀대사관에서 기증받은 필리핀의 지프니, 2017년 개원 시 싱가포르 정부에서 기증받은 트라이쇼(Trishaw)를 전시에서 선보입니다. 툭툭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 택시로, 태국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교통수단입니다. ‘툭툭’ 또는 ‘오토 릭쇼’는 작은 크기 덕분에 높은 인구밀도의 아세안 도시는 물론 지방의 골목길도 손쉽게 다닐 수 있습니다. 필리핀의 지프니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남겨 두고 간 지프차에 화물칸을 달아 만든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트라이쇼는 자전거에 수레를 매달아 다리의 힘으로 움직이는 삼륜자전거로,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는 ‘씨클로(cyclo)’, 인도네시아에서는 ‘베짝(becak)’, 미얀마에서는 사이카(sai kaa), 필리핀에서는 ‘페디캡(pedicab)’이라 불립니다. 화려한 색깔로 차의 외양을 장식한 지프니는 차량 소유주의 탁월한 미적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전시는 교통수단 체험만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의 카카오택시, 타다택시보다 먼저 대중화된 아세안 지역의 모바일앱 그랩(Grab), 고젝(Gojek)과 같은 슈퍼앱의 활약도 선보입니다. 전시는 도심의 교통난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차량 호출 서비스 모바일앱이 오늘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스토리와 아세안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를 함께 조명합니다.
태국의 젊은 작가 람푸 칸사노(Lampu Kansanoh)의 위트와 풍자가 넘치는 회화 작품을 비롯해 영국 사진작가 존 에녹(Jon Enoch)의 흥미로운 초상사진 시리즈,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현지인들과 협업한 송성진 작가의 영상과 설치미술 작품도 소개합니다.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온 툭툭을 의인화해 ‘이주민’의 삶을 고찰한 서동주 작가의 실감 영상은 전시실에서 직접 툭툭을 타고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가 개막하는 12월 15일에는 들꽃영화상운영위원회의 단편 VR영화 ‘딜리버리 Delivery’의 상영회가 무료로 진행됩니다. 영화 ‘딜리버리’는 2021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후원으로 진행된 ‘한-아세안 문화혁신 공동 프로젝트’의 성과사업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3국의 합작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배달’이라는 뜻 외에 ‘출산’의 의미도 지닌 영단어 ‘Delivery’에서 착안해 인생의 큰 변곡점인 출산, 결혼, 장례와 연관된 각국 풍경을 VR 체험을 통해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마치 영화 속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체험은 아세안문화원 홈페이지에서 예약 시 선착순으로 무료 관람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ach.or.kr 참고)
o 장소: 아세안문화원 기획전시실
o 일자: 2022.12.15~2023.3.26
o 문의: 문화사업부 051-775-2024, hiyoo@k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