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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김지수 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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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김지수 소장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워싱턴 D.C. 소재의 유일한 한국학연구소인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를 방문하여 김지수 연구소 소장을 만났습니다. 최근 James D. Palais Book Prize를 수상한 김지수 소장의 저서에 대한 소개와 해외 한국학연구소의 현황과 전망 등에 관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우선 지난 3월 AAS 연례학술대회에서 교수님의 저서 『The Emotions of Justice: Gender, Status, and Legal Performance in Choson Korea』의 James D. Palais Book Prize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저서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국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지류(所志類) 문서를 통해 법적 주체로서 여성이 억울함(원통함/冤)이라는 법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에 대하여 국가가 어떻게 억울함을 해소하려 했는지, 나아가 이러한 과정이 조선시대 소원제 발전 및 전반적인 법 문화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 서술했습니다. (* 법 감정: 법적 침해를 당했을 때, 우러나오는 감정)

학자로서 조선시대의 젠더와 법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박사과정 중 조선시대 여성이 국가에 억울함을 제기한 소지(所志) 문서를 접했습니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노비부터 양반까지 신분과 관계없이 법적으로 독립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에 놀랐고, 당시 하층민의 삶이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소지를 통해 나타난 조선시대 여성들의 감정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James D. Palais Book Prize 수상은 조선시대 젠더 이슈와 교수님의 접근 방식이 미국 학계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받아들여졌다고 해석되는데, 어떠한 부분에서 그렇게 평가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이 책은 시대와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공감이 가는 주제를 다룰 뿐 아니라, 조선시대 연구임에도 근현대 시기를 아우르는 점에서 높게 평가 받았습니다. 아울러 조선시대 역사의 특수성을 동아시아사 및 서양사와 비교하면서, 세계사의 맥락에서 보편적으로 논의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감정사(history of emotion)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 근대사 및 한국학의 주요 연구들이 현지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한국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우선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최근 한국학 전반에서 좋은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학계 전반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가 더욱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해외 대학에서 한국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지워싱턴대를 비롯하여 해외 대학 내 학생들의 한국학 수요는 어떠한가요? 앞으로 한국학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지난 8월, 독일 뤼빙엔에서 열린 전 세계 대학 한국학연구소 소장 회의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대양주 등에서도 한국학 수강 학생 수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조지워싱턴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류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학/국제관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큰 편이라 한국 근대에 초점을 맞춘 한국학 강좌와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학생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한국학 교수의 공급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1월 조지워싱턴대학에 한국학연구소가 개설되었는데, 동 연구소의 주요 활동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한국학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과정까지 한국학 프로그램을 잘 갖춘 미국 서부 및 동부의 대학들은 박사 학위자 배출 등 후진학자 양성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한국학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과정까지 한국학 프로그램을 잘 갖춘 미국 서부 및 동부의 대학들은 박사 학위자 배출 등 후진학자 양성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수도이자 정치 도시인 워싱턴 D.C.에 소재한 유일한 한국학연구소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는 ‘워싱턴 DC 내 사회과학을 포함한 포괄적 의미에서의 한국 인문학을 강화한다’는 목표 아래 설립되어, 현지 정부 및 정책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 이해를 확산하고자 합니다. 한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국에 대한 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주요 연구 활동으로 한국학 신진/중진/시니어 학자 간 학술회의 및 신진학자 멘토링을 개최하고, 주변 지역 한국학자 간 한국학 워크숍을 통한 지역 맞춤형 한국학 발전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교수 활동으로는 KF 지원 등을 통해 교수직을 확충하고 한국학 강좌를 확대하는 중입니다. 한국에 관심 있는 학부/대학원생들에게는 여름방학 프로그램(Summer Program)을 통해 2주간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7년 올해에는 ‘분단’을 주제로 남북 관계, 통일, 북한 인권 등과 관련된 기관들을 견학하고 면담했습니다.
  이외에도 ‘서재필 서클’이라는 플랫폼을 발족하여 워싱턴 DC의 다양한 정책 커뮤니티와 연계하고, 학생 대상 강연회 등 교류 행사를 확대하며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 내 한국학 발전을 위해서 KF와 같이 해외 한국학을 지원하는 기관에 바라시는 점이나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외 한국학을 지원하는 기관들 간의 지나친 중복 지원 우려에 따라, 실제 해외 한국학 강좌를 운영하는 대학 및 한국학 전공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 듯합니다. 사업의 목적과 실질적인 사업 효과를 고려하여 보다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KF 워싱턴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