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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삶이 깃든 제주 토속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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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삶이 깃든 제주 토속민요

예로부터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은 섬이라 하여 ‘삼다도’로 불려온 제주도는 많은 토속민요가 전해지는 ‘민요의 보물창고’로도 유명합니다. 제주 토속민요에는 육지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제주도민들의 직업적 특성과 삶의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으며, 부녀자들이 일하면서 부르는 노동요가 많고 음색이 구슬픈 것이 특징입니다.
  대체로 제주 토속민요는 독특한 제주도 사투리를 사용하면서도 한스러운 느낌을 푸념하듯 풀어내서, 경기 지방의 민요에 비해 다소 구슬픈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부녀자들이 노래를 부를 때 일종의 물독인 ‘허벅’을 두들기거나 물바가지인 ‘태왁’을 물에 띄워놓고 장단을 맞추기도 하는데, 이 때 제주 지역만의 향토적인 음색이 배어납니다.
  제주도에서 전승되는 농업 노동요 중 대표적인 노래로는 밭 불리는 소리(밭 밟는 소리), 진사대 소리(밭 매는 소리), 타작질 소리(도리깨질하는 소리)를 들 수 있습니다. ‘제주 농요’라고도 불리는 이 노래들 중 ‘밭 불리는 소리’는 제주도에만 전승되는 희귀한 노래로, 인간과 마소가 교감을 나누는 원시 민요적인 특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예전에는 보리타작이 끝나는 6월 한 달간 제주의 들녘에서 농부들이 밭 불리는 소리를 부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제주도는 어업이 발달한 만큼 바다에서 노동을 하며 불렀던 어업요가 많으며, 그 중 해녀들이 바다로 물질하러 나갈 때 노를 저으며 불렀던 ‘해녀 노 젓는 소리’가 유명합니다. 민요의 후렴구가 “이어도사나”인 까닭에 ‘이어도사나 소리’라고도 불리는 이 노래에는 제주도 여성들의 애환이 극적이면서도 진솔하게 표현됩니다.
그 외의 특색 있는 노동요로는 보리나 조 등의 곡물을 갈기 위해 맷돌을 돌리면서 부르는 ‘맷돌 노래’가 있습니다. 생활고와 시집살이, 남편과의 갈등 등 다양한 소재가 어우러진 맷돌노래는 제주 여성들의 생활 면면을 잘 담아내 삶의 정서가 풍부하게 녹아있는 토속민요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렇듯 제주민요는 제주도의 역사와 제주도민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는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이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문화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주도민의 애환과 치열한 삶을 담은 제주민요가 널리 알려져 보존 및 전승이 더욱 잘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글 박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