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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옥의 아름다움 세계에 전파하는 남해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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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아름다움 세계에 전파하는 남해경 교수


1.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한옥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전북대학교 한옥사업단장과 문화재청 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또 대한건축학회연합회장, 한국농촌건축학회 회장,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2. 미국, 뉴질랜드, 알제리 등 세계 곳곳에 한옥을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 현황은 어떤가요?

지난해 4월 베트남 퀴논시에 베트남 최초이자 유일한 한옥인 전통 정자를 완공했고, 현재는 홍보관, 어린이집, 전시관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는 필리핀 K-타운에서 한옥 정원과 전통 정자 등을 완공했습니다. 알제리에 세울 전통 정자와 정원 제작도 마무리해 현재 선적 대기 중입니다. 또 미국 조지아주 2곳에 한옥마을 40채에 대한 건축 허가를 받았고, 호텔과 레스토랑 설계도 진행 중입니다. 호주 시드니에도 정자, 커뮤니티 센터를 비롯해 살림집 2동을 진행 중이고요. 그 밖에 캐나다 토론토,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프랑스, 멕시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3. 2020년 알제리 국립대학에 처음으로 한옥을 수출했는데, 계기가 궁금합니다.

전북대학교 한옥사업단에서는 한옥 교육을 하면서 후반부에 실물 크기의 전통 정자와 살림집 제작을 실습합니다. 이후 이를 사회적 약자나 공공 기관에 기부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기부한 것이 20여 채 되는데요. 이것을 보고 외국에서 아름답다며 수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독일과 체코 등에서 문의가 왔지만 몇몇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고, 이후 알제리에서 연락을 받고 수출이 시작됐습니다.


4. 한옥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매우 좋습니다. 일례로 미국에서 실물 모형으로 한옥 전시를 한 적이 있는데, 미국의 주립대학교 건축대 학장이 “한국의 실물 건축은 처음 봤는데 처마 곡선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감탄하더군요. 현지인들도 “중국과 일본, 한국의 건축은 유사한 점이 많지만, 한옥의 지붕 곡선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정도입니다. 베트남 한옥 완공 후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 5월에 점검차 방문했는데, 한국의 전통 정자가 퀴논시의 관광 명소가 됐더군요. 정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을 보고 흐뭇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지 주민들이 자기 집에도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문의가 쏟아졌고, 그중 일부는 지금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5. 국내와 해외에서 한옥을 건축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차이가 많습니다. 우선 한옥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주재료인 목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옥을 짓기 위해서는 일단 목재를 건조시켜야 하는데 필리핀처럼 비가 많이 오는 곳은 건조율을 높이고, 알제리처럼 비가 적게 오는 지역은 건조율을 낮춥니다. 목재는 우리나라에서 치목(재목을 다듬고 손질)해서 가져가기 때문에 배에서 한 달 이상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변형이 오지 않게 적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레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훈증하고 포장하는 과정도 거쳐야 하죠. 이러한 점들이 국내의 한옥과 해외로 가는 한옥의 가장 큰 차이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래서 대량의 목재가 소요되는 큰 공사는 현지에서 치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6. 한옥을 수출하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한옥 수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상황에 일일이 맞춰가는 과정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진 등 건축법 규정이 다를 경우 이를 맞추기 위한 보완 기술이 필요하고, 호주나 뉴질랜드 등 흰개미 피해가 심각한 나라의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또 통관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목재를 가공해 수출하지만, 나무이기 때문에 생물로 취급되어 통관이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필리핀의 경우 통관 문제로 6개월간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계약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7. 한옥의 가장 큰 장점 혹은 매력은 무엇인가요? 특히 외국인이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한옥의 가장 큰 매력은 친환경 건축, 생태 건축, 웰빙 건축, 예술적인 건축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건축계의 세계적 추세 역시 이와 같은 방향인 지속가능한 건축(sustainable architecture)입니다. 한옥은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친환경 건축이자 생태 건축입니다. 한옥은 주로 목재와 흙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면 나무 향이 풍깁니다. 이 향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합니다. 또 최근 외국인 관광객에게 찜질방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온돌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한옥의 가장 큰 매력은 아름다움입니다. 처마 곡선이 주는 선의 아름다움, 기둥의 배흘림(기둥의 중간이 배가 부르고 아래위로 가면서 점점 가늘어지게 만드는 방법), 부재(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여러 재료)의 비례 등이 매우 아름다운 건축입니다. 외국인도 이를 잘 알고 있죠.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간입니다. 외국인이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바로 대청입니다. 대청의 크기를 각자 용도에 맞게 건축하고 들문을 달아 필요 시 문을 들어올린 후 이곳에서 파티를 즐기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8. 한옥 수출과 관련해 앞으로의 포부 및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한옥사업단은 한옥특성화캠퍼스라고 부르는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서 한옥 교육과 생산, 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캠퍼스를 ‘한옥의 바우하우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바우하우스는 독일 바이마르의 예술 종합학교로, 역사상 최고의 창조 학교라 불리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한옥수출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 도움을 준 6.25 참전국 후손들이나 라이따이한 후손들, 제3세계 국가의 젊은이들, 탈북자들에게도 한옥과 목조건축을 가르쳐 그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최고의 한옥 관련 기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수출도 더 다양화해서 전 세계에 K-HOUSE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베트남에 수출한 한국의 전통 정자


미국 조지아주에 조성 예정인 한옥마을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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