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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해외 문학상과 출판계가 주목하는 K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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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해외 문학상과 출판계가 주목하는 K문학

67개국 240명의 작가가 후보에 올랐던 올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시상식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열렸습니다. 심사위원이 ‘한국의 백희나!’라고 수상자를 발표하자마자 중계를 지켜보던 전 세계 언론이 빠르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스웨덴 정부가 제정한 이 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아동문학상입니다. 작가 개인의 영예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출판계로서도 한국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북유럽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큰 수상이었습니다.


세계에 한국문학의 존재를 환기시킨 계기라면 한강의 < 채식주의자 > 가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후 해외 문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작품들이 꾸준히 등장해 2018년에는 황석영의 < 해질 무렵 > 이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편혜영의 < > 이 미국 셜리 잭슨상을 받았습니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소설들도 늘었습니다. 김언수의 < 설계자들 > 은 치밀하고 새롭다는 평과 함께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습니다. 뉴욕타임즈가 2019년 꼭 읽어야 할 스릴러로 선정한 소설이기도 합니다. 서미애의 장편 스릴러 < 잘 자요, 엄마 > 는 14개국에서 출간되어 한국 스릴러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작품성과 상업성을 주목한 해외 출판사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입니다. 동성애를 다룬 김혜진의 장편 < 딸에 대하여 > 는 영국에서만 3개 출판사가 판권을 계약하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영국의 아시아 리터러리 에이전시 (The British Asia Literary Agency)는 배수아, 천명관, 한유주 같은 소설가들과 계약을 맺고 출간을 중개합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올 초 출간된 배수아의   <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 를 두고 ‘서구 독자들이 보기에 한국적인 작품이다. 고속도로, 좁은 골목, 찌는 더위 등 서울의 풍경이 생생하다’라고 소개했습니다. 한류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세계 공통의 사회문제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루는 방식은 한국문학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한강의 < 소년이 온다 > 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한국의 맥락 속에 폭력, 트라우마 같은 보편적 주제를 풀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스웨덴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조남주의 < 82년생 김지영 > 은 페미니즘 문학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일상 속 페미니즘을 그려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서 폭발적 호응을 얻었습니다. 독일 일간지 타츠는 한국의 작가들이 사회문제를 가감 없이 언급하며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제 한국문학은 대중음악, 드라마, 영화 등에 이어 한류의 한 축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어서 새롭고, 세계 어디에서나 공감할 수 있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중입니다.


글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