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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완성 그리고 새로운 도약 프랑스의 작은 도시를 촉촉이 물들인 한국 발레의 아름다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2010년 1월 말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 지방의 셀레스타(Selestat)에서 서(Seo) 발레단의 <플루이드> 공연이 열띤 호응 속에 펼쳐졌다. 관객들의 무한한 애정과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이번 공연은 서 발레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플루이드>는 서(SEO) 발레단이 프랑스에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자 현재진행형으로 발전 중인 작품이다. 서 발레단은 2003년 서미숙 예술감독이 프랑스에서 창단한 발레단으로 2006년 아비뇽 페스티벌에 한국 무용 단체로는 최초로 용감하게 <플루이드>의 첫선을 보였다. <플루이드> 초연은 단순히 용감하게 도전한 것만은 아니었으며 2년여 간의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선보인 것이었다. 현지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서 발레단은 2007년에 다시 아비뇽에 참가했고, 연일 만석 행진의 성과를 올리며 프랑스 무용계에 신선한 놀라움을 던졌다.

설렘을 안고 도착한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
<플루이드>는 그 후 프랑스 지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고, 2010년 1월 29일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 지방의 셀레스타에서 초청공연의 제의를 받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이는 2007년 아비뇽 공연을 본 셀레스타 극장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셀레스타 극장은 연간 2개 정도의 무용 공연을 선보이는 만큼 서 발레단의 공연은 그 의미가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플루이드>는 원래 6명의 무용수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5명의 한국 무용수들과 기존의 멤버였던 러시아 출신 여자 무용수 한 명이 한국에서 프랑스로 와서 공연을 했다. 러시아 출신 무용수는 한국에서 두 달 동안 기존의 멤버 3명과 새로운 멤버 2명을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1월 20일 파리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10여 일 동안 호흡을 맞추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무용은 무엇보다 육체적으로도 힘든 공연이기에 무용수들은 숙소에서 잘 먹고 잘 쉬며 몸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우리가 도착한 알자스 지방은 화이트 와인의 세계 1위 산지로, 풍요로우면서도 문화적인 깊이가 남다른 지방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알자스의 도청 소재지인 스트라스부르에서 공부를 했던 추억이 있어 이곳이 더욱 남달랐다. 우리가 공연을 하는 레 탕츠마텡(Les Tanzmattens) 공연장은 현대적으로 지어진 건축물과 시설이 훌륭했다. 셀레스타라는 작은 도시에 이렇게 크고 좋은 극장과 많은 관객 그리고 좋은 공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문화의 나라 프랑스의 명성을 실감하게 했다. 무릇 모든 공연이 힘이 들지만, 도착 당일 리허설 후 공연을 바로 연이어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극장 측의 환대로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무용수들은 좋은 컨디션을 되찾아갔다. 저녁 7시 30분, 극장 로비에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460여 좌석은 관객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무용 공연 프로그램이 드문 레 탕츠마텡에서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차는 경우는 드물다는 극장 측의 기대와 흥분된 반응은 더 잘해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열광적인 반응
공연이 시작되자 무용수들은 110퍼센트 이상의 기량을 보였고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관객들이 하루만 공연하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관객 중에는 아비뇽에서 이미 공연을 보았으나 다시 보러 온 사람도 있었고, 그들 중에는 이번 공연에 더 만족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공연을 관람한 필자의 현지 한국인과 프랑스인 친구들은 무용 공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고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고, 우리를 초대한 극장 측도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공연 후에는 극장 측의 주관으로 안무가와 무용수들 그리고 관객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관객들은 높은 관심과 뜨거운 열의가 담긴 질문을 했고, 안무가와 무용수들은 다양한 질문에 성의 있게 답변했다. 짧은 인연이지만 공연을 통해 만난 관객들은 서 발레단에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이런 관심은 앞으로 서 발레단의 행보에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이 있다. 생트 마리 오 민(Sainte Marie aux Mine)이라는 도시에서 서미숙 안무가에게 고등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용 수업을 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공연을 보러 온 무용 담당 교사와 학생들이 극장 측에 부탁하여 초대를 한것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수업이 아닌 각자의 자유로운 잠재적 표현을 이끌어내는 창의적인 수업을 함께한 그들과 현지 언론은 지역 신문에 기사를 낼 정도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또한 서 발레단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작품을 향한 서 발레단의 도전이 하나의 결실을 이룬 듯하다. 그리고 관객의 열렬한 호응은 서 발레단이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었다. 그들은 서미숙 안무가의 다른 작품도 보기를 원했고, 프랑스는 이미 서 발레단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 서 발레단은 2010년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색다른 모습의 <플루이드> 공연으로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10월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동 제작 창작품인 <식사시간>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성과는 앞으로 예정된 공연들의 성과로 이어질 것이며, 서 발레단은 새로운 도약과 함께 하나의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