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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세계 여행객을 반기는 한옥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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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세계 여행객을 반기는 한옥 게스트하우스

호텔, 호스텔, 그리고 새로워진 전통

온종일 여기저기 둘러보고 숙소에 돌아와 맞이하는 단잠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많은 관광객들은 여행으로 피곤해진 몸을 누이기 위해 호텔이나 모텔을 선호해왔고, 배낭여행객이나 저예산 여행자들은 저렴하고 소박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을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실 호텔은 스타일보다는 얼마나 고급스럽냐는 차이일 뿐 침대, 나이트 스탠드, TV, 의자 등 세계 어디를 가도 별반 다르지 않을뿐더러, 이용객에게는 비슷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여행객들은 전통 생활의 정수를 맛볼 뿐 아니라, 4성호텔 같은 으리으리한 곳부터 한국인 특유의 정을 나눌수 있는 단출하지만 친절한 곳까지 각양각색의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날 전통 한옥들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공간이 되어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편안함과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의 새로운 쓰임새

전통 한옥은 목재와 초벽이 아름답게 맞물려 있는 건축물로, 지붕에는 초가나 기와가 올려져 있습니다. 내부는 대체로 흰 회반죽으로 깔끔하게 발라져 있고, 목재로 된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환하고 안정감을 들게 합니다. 방에는 보통 풀 먹인 종이로 된 장판이 깔려있는데, 그 덕에 온돌은 효과적으로 방안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반면 나무 마룻바닥이 깔려 있는 방도 있어 여름에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창호지와 목각으로 만든 우아한 미닫이 문들은 내부의 구획을 나누어 줄 뿐 아니라, 접어 올릴 수도 있어 더운 여름날에도 온 집안에 선선한 바람이 돌게 합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로 손꼽히는 서울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옥보다는 좀 더 편리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이에 따라 고층 아파트는 자연스레 전형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한옥은 철거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서울의 북촌, 서촌, 성북동 같은 오래된 동네 위주로 한옥이 남아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현대 생활방식과 어울리는가에 대한 의문도 만연하게 퍼져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한국 건축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한몫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외국 관광객을 맞이한 한옥들이 간혹 있기는 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정부는 한옥을 보존하고 늘어나는 여행객을 수용하며, 오랫동안 한옥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옥을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하도록 유도해왔습니다. 또한 전통 건축도 현대 생활의 편의성에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한옥 신축도 장려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여행객들에게 문을 열어 생활방식을 공개하고, 한옥이 세계 유산으로서 한국인의 일상 속에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전통 생활을 보는 새로운 시선

한국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옥 숙박은 호텔이나 호스텔에서의 숙박과는 아주 다른 경험입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침대와 같은 서양식 가구를 들여놓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여전히 바닥에 까는 요를 침구로 제공하고, 낮에는 방석을 내놓아 다리가 낮은 밥상에서 식사와 음료를 대접합니다. 문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어, 전통음악과 수공예 강좌, 한복 대여, 한식 및 다과 시식 등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가족들은 동네를 구경시켜주거나 숨겨진 곳을 보여주며, 오랜 주민만 아는 특별한 팁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이처럼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진정한 삶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이곳에 머물게 된다면 그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온기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옥은 과거와 현재,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글 제니퍼 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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