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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makes Korea tick?

「Kimchi and IT」는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포괄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인의 원동력이 ‘우리’ 정신(we-ness)에서 발견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외국에서 한국을 들여다보면, 한국은 그야말로 신기한 나라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도 한글과 같이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전쟁의 폐허에서 산업을 일으켜 현재 IT강국이 되어 디지털정보통신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What makes Korea tick (한국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한국을 두고 외국인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실제로 ‘Tick’은 시계바늘의 움직임을 일컫는 말이다. ‘Tick’이라는 표현에는 “도대체 저 시계 속에는 어떤 장치가 들어있길래 바늘이 저절로 움직일까?”라는 기계의 위력에 대한 의문과 경이로움이 배어 있다. 그러면 한국이라는 표면 배후에는 어떤 사람들과 역사가 있길래 현재의 한국이 되었을까?

「Kimchi and IT: Tradition and Transformation in Korea」(김치와 IT: 한국에서의 전통과 변화) 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Kimchi and IT」는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포괄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인의 원동력이 ‘우리’ 정신(we-ness)에서 발견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가 두 문화권을 넘나들며 내부자적 시각과 외부자의 시각을 모두 견지하면서 균형된 분석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김중순 박사는 한국에서 태어나 문화인류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남부의 테네시주립대학에서 30년 동안 교편을 잡고, 2001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디지털대학교 총장이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한국과 미국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한국을 때로는 한국인으로, 때로는 이방인으로 보고 체험했던 경험과 분석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Kimchi and IT」는 한국인의 특수성과 한국의 발전과정에 대한 도식적인 해답을 독자에게 주지 않는다. 한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무엇인가는 저자가 외국에서 많이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겠지만, 미국에서 한국을 지켜보며 스스로 던진 질문이었기에 책의 내용이 더 진솔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저자가 살아온 여정도 포함되어 있어 한국현대사의 생생함과 친근함을 더해준다. 그러나 한국의 급격한 경제발전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찬사 또는 낭만적인 해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미국의 촉토 인디언 공동체 개발정책에 참여했던 점을 회상하며, 과연 그런 개발계획들이 인디언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던가를 우려하는 질문을 추장에게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와 다문화주의의 수용과 같은 사회문화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책을 정리한다.

「Kimchi and IT」는 대학에서는 물론, 한국과 타지에 거주하는 외국인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고대사와 현대사에 근거해서 현대 한국의 자화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책의 근거가 된 최근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출처도 명확하게 밝히고 있어 더 자세한 연구를 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출신의 학자가 한국에 대한 개론서를 영어로 썼다는 점, 이 책이 영어로 출판될 수 있도록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이 있었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시스템화 되었다는 점도 한국이 그만큼 저력이 생겼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한국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Kimchi and IT」와 같은 책이 한국에 나올 수 있게 하는 힘들인 것이다. 김치와 IT산업은 물론, 이 책이야말로 한국의 저력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