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수교 60주년 맞는 한국-덴마크, 생각만큼 멀지 않은 역사 그리고 문화
사진출처: 외교부
‘덴마크’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수도 코펜하겐? 강력한 사회복지? 바이킹의 후예라는 역사적 이미지? 어린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열광하는 블록 장난감?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맛있는 우유? 모르긴 몰라도 덴마크를 생각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나라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요. 8,000km가 넘는 엄청난 거리만큼 정서적으로도 가까울 만한 것이 없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 2019년이 두 나라가 수교를 맺은 지 60년이 되는 해라고 얘기하면 어떤가요? 한국과 덴마크가 꽤 긴 외교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요? 더 놀라운 건 한국과 덴마크는 공식 수교 이전에도 외교 협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엄밀히는 대한제국과의 관계였지만, 1902년 덴마크와 맺은 한정수호통상조약이 양국 관계의 시작이었습니다. ‘한’은 대한제국을, ‘정’은 덴마크를 줄인 것인데, 이는 당시 덴마크를 뜻하는 우리말이 ‘정말(丁抹)’이라는 한자어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정말’ 맞습니다.
그 이후 특별한 관계가 없었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개월만에 덴마크가 UN 연합군으로서 야전병원선 ‘유틀란디아’ 호에 수많은 의무병을 보내 한국을 도왔습니다. 휴전 이후에는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의료진을 파견해 국립의료원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고요. 이런 과정 속에서 1959년 공식 외교관계를 맺게 된 것입니다.
올해는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모두에서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릴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유럽 순방 당시 덴마크의 마그레테 여왕을 만나 수교 60년이 되는 2019년을 ‘상호 문화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교류에 나설 것을 논의했습니다. 코펜하겐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김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특별히 더 크고 화려한 축제가 개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축제는 단순히 김치나 한식을 주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 등이 곁들여지는 덴마크 내 최대 규모의 한국 문화 이벤트입니다.
덴마크 제2의 도시 오르후스에 자리한 아로스(ARoS) 미술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아티스트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의 "Korridor (Corridor)" 전인데요. 오는 2월 중순까지 덴마크 사람들과 만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덴마크와의 관계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릴 전망입니다. KF 역시 2019년말, 세계문화 브릿지 시리즈로 ‘덴마크 애니메이션’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두 나라의 사이가 그리 멀지 않음을, 그리고 앞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김다니엘
사진출처: 주 덴마크 대한민국 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