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CURATION
싱가포르 전통가옥‘숍 하우스(Shop house)’
숍 하우스(Shop house)는 가게를 뜻하는 Shop과 주거공간을 뜻하는 House의 합성어로 1층에는 상점이, 2층에는 주거공간이 위치하는 구조이다. 겉모습은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양식을, 내부와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에 가깝다. 오늘날 한국의 주거복합시설과 비슷한 형태를 한 숍 하우스 전통가옥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다문화 건축양식이 살아있는 박물관
숍 하우스는 지금까지도 주거 및 상업 목적으로 여전히 널리 사용되는 전통 주거 형태이다. 특히 현재 싱가포르에 존재하는 건축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즉 숍 하우스는 싱가포르 건축의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한 것이다.과거에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에서 싱가포르로 넘어온 이주민들이 동남아시아의 더운 기후를 반영해 지었다. 기본적인 숍 하우스는 2~3층짜리 가옥으로 되어있으며, 주로 1층은 상점으로 2~3층은 주거공간으로 쓰였다. 1층 입구는 인도로부터 조금 떨어져있어 장사를 할 때 물건을 펼쳐놓을 공간으로 쓰였다. 숍 하우스는 대부분 여러 채의 집들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이때 집 안의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 지붕에 창을 내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하면 옆집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붕과 지붕 사이에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 숍 하우스는 쇼핑몰, 호커센터, HDB(Housing Development Board)로 나눠져 이용되고 있다.싱가포르 몇몇 호텔에서는 숍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색상의 외관, 전통 페라나칸 양식이 혼합된 장식 등을 건축하고 있다. 즉 여러 시대상의 디자인 양식을 반영한 숍 하우스를 싱가포르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조 주상복합시설 ‘숍 하우스’
싱가포르의 이러한 건축양식과 사용법은 한국의 주상복합시설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한국은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주로 생활하며 주거환경과 상업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다 점점 서양의 건축양식이 사용되고, 근대화가 이뤄지면서 주상복합시설이 생겨났다. 내부에 문화, 오락, 편의, 상업시설이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숍 하우스와 닮았다. 최근에는 입주한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수영장, 사우나 등이 구축 되어있다. 또 초고층으로 지어져 조망이 좋고 리모델링에 유리하며, 안전과 사생활이 보장된다는 장점으로 직장인들과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싱가포르에서는 전통건축양식이 한국에서는 현대의 건축양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