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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문화 교류에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 기쁩니다”

브릭스(BRICS)의 일원이자 세계 경제의 떠오르는 거인인 브라질과 한국 간의 경제적 교류는 이미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산드라 니트리니(Sandra Nitrini)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인문대학장은 정치・경제적인 교류를 넘어 양국 간 문화 교류가 더 본격화되기를 희망했다.

첫 한국 방문의 인상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을 받아 이렇게 방한하게 된 점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나라의 풍경과 사람들에게서 참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는 저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브라질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받는 인상이라는 것을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한국인의 태도에 감동을 받았고, 지리적으로 멀고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이 세계화된 나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종합 대학의 인문대 학장으로서, 흔히 이야기하는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상파울루 대학은 40여 개의 단과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수가 10만 명이 넘는 대형 대학입니다. 브라질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대학이며 세계 100대 안에 드는 우수한 대학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1934년에 설립한 인문 대학은 학사 과정에 1만 1,000명, 석사 및 박사 과정에 3,500명의 재학생이 있는, 상파울루대학의 핵심 단과대 중 하나입니다. 적어도 재학생이나 신입생의 수를 생각한다면 ‘인문학의 위기’라고 표현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인문학의 특성상 새로운 이론 및 연구 성과가 이공계 분야만큼 역동적이지는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공계 등에 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방한 기간에 여러 대학 및 관련 연구소를 방문하셨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설명해주십시오.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은 라틴아메리카 및 브라질 그리고 포르투갈어 관련 과정이 있는 학교들과 더 많은 교류의 토대를 쌓는 한편, 상파울루 대학 내의 한국 문화 및 한국어 연구와 교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그간 스페인어권에 편중된 모습에서 벗어나 포르투갈어와 해당 문화권에 대한 연구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부산외국어대학과는 교류 협력을 위한양해각서도 체결했습니다. 상파울루대학에서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인문 대학만의 변화가 아니라 역사 및 정치,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브라질 역시 브릭스 국가의 하나로서 의미 있는 경제 주체로 성장했습니다. 따라서 농업과 기술,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가 늘고 있음을 목격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는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주한 브라질 대사 등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도 확인한 것이지요.






브라질 문학, 프랑스 문학 및 비교 문학 분야 전문가로서 한국 문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작년에 인문대에서 열린 동양 문학 관련 세미나에서 한국 작가들의 발표를 통해 한국 문학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흥미롭고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경험, 그리고 시간과 사랑 등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을 담은 시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보편적인 주제는 사실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므로 양국의 교류가 확대돼 더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한국 작가들과 교감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 외에도 한국 문학과 한국 문화의 다양한 측면이 상파울루 대학 내 여러 강의에서 인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바스콘셀로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누엘 푸익 등, 남미 문학 작가들은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편입니다. 요즘 브라질 문학의 경향이나 이슈는 무엇인가요?
요즘 브라질 문학의 경향이라 한다면 도시 폭력 등의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는 특징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성을 다룬 작품들 중 상당수가 영화로 각색되고 있습니다. 물론 문학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인간과 사랑에 대한 작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민의 역사를 다룬 작품도 여러 문학 관련 상을 받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세계화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는 작품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문학계에서도 인터넷 등 신매체의 등장과 관련한 논의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매체를 통해 다양한 문학 작품이 등장하고 있고, 이들이 촉발한 문학의 형태와 정의에 대한 연구와 토론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주로 인쇄 매체를 통해 문학을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아직까지 이러한 주제에 대해 딱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네요.

한국과 브라질 간의 교류 증대가 양국에 더욱 큰 이득이 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국가 간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배경에는 어떤 공통의 이익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국과 브라질의 교류가 점점 확대되는 것도 정치・경제 분야의 상호 이익과 떼어놓고 볼 수 없겠지요. 그러한 이익에 관한 내용은 이미 해당 분야 실무자들이 충분히 알고 있고, 올 11월에 한국을 방문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정치・경제・기술 분야의 협력과 교류 확대에 더해, 앞으로는 문화 분야에서도 서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많아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문화와 예술은 상호 이득이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만, 이러한 분야야말로 국가 간의 교류를 진정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