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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습 속도 감안하면 北 정보차단 시간 얼마 안남았다

“SNS 보급 속도 감안하면 北 정보차단 시간 얼마 안남았다”제인 하먼 우드로윌슨센터 원장(67)은 햇빛 속에서 금방 나온 듯 흰색 민소매 원피스 차림을 한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걸’이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하원의원 9선(選)을 한 그는 18년 동안 외교안보 상임위원회인 국방위, 정보위, 국토안보위에서만 활동했다.

2006년부터 윌슨센터와 손잡고 북한 국제문제 조사사업(NKIDP)을 벌이고 있는 경남대와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하먼 원장을 24일 서울시청 부근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우드로윌슨센터는 1968년 미국 의회 후원으로 창립된 외교안보 분야 전문 연구기관이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진보, 헤리티지재단이 보수 성향을 대변하는 반면 윌슨센터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초당적 합의 도출을 위한 중도의 길을 걷고 있다.하먼 원장은 2박 3일의 짧은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 쓰며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2008년 민주당 경선은 명승부였다.

오바마의 선거운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특별한 것이었다. 오바마가 선거운동 기간에 미국 대중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변화와 개혁의 메시지였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 오바마에게 투자했다. 클린턴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오바마의 시대정신을 이기기 어려웠다. 그래도 클린턴은 여전히 대통령의 자격을 갖췄고 2016년 대통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한국과 미국 모두 대선을 치르게 되는데 향후 한미관계에 변화가 생길까.

현재 한미관계는 역대 최상의 관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상황이 좀 달라지겠지만(웃음). 물론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이 한미 양국의 최고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만약 북한이 ‘내폭(implosion)’한다면 그 영향은 심대할 것이다. 북한의 난민이나 탈북자 문제, 대량살상무기의 통제 등 끝도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 나라로 다시 통일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윌슨센터가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과 차별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냉전사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위해 그동안 발굴되지 않았던 자료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달랐다. 동독, 루마니아, 체코 등 평양에 상주 공관을 둔 나라의 외교문서를 발굴해 현재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 누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중요한 역사적 창구를 발견하는 일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원장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미국-중국 간 3자 대화를 현재 추진하고 있다. 양자대화는 흔히 이뤄지고 있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역동성이나 현재 정세의 변화를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키신저가 운영하는 중국 프로그램이 있고 아시아 프로그램, 한국 프로그램도 있으니 이들 프로그램을 적절한 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중략)

하먼 원장은 하원의원 시절인 1997년 동료 의원들과 방북했다. 하먼 원장은 “북한으로서는 극심한 기근으로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는 힘든 시기였다”며 “전체 느낌을 말한다면 좀 기이하고, 사실 좀 무서웠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중략)



평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고위당국자를 면담한 자리에서 미사일발사 기술 확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자
그 당국자는 대뜸 ‘그 대가로 얼마를 줄 수 있는가’라고 되물어 당황했다. 양각도
호텔에 머물렀고 음식이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산더미처럼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평양의 주(主)도로는 마치 비행기 활주로 같았다. 길은 널찍했는데 사람도 차도 별로 없었다. 평양은 그 전체가 하나의 군부대 같은 모습이었다.”
(중략)

북한이 언제까지 현재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가.

시간이 갈수록 북한처럼 폐쇄된 병영국가가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특히 정보통신의 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광범위한 보급 속에서 북한이 언제까지 정보를 차단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아랍의 봄에서 보았듯 주민들이 자신들이 처한 불공정한 상황과 부조리를 인식하게 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북한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명백하다.”

북한으로서는 돌파구가 점점 줄어드는 것 아닌가.

당장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사찰에 응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 뒤 비핵화를 향한 진정한 의지를 보인다면 북한에도 새로운 길이 열릴 기회가 올 수 있다. 미얀마의 경우를 봐라. 북한 지도부는 미얀마 군부의 결단에 따라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중략)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해결의 기미가 없다.

예멘식 방법을 택해야 한다. 차선책이기는 하지만 러시아가 개입하도록 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유혈사태 해결책이다.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일부를 지역구로 삼았던 하먼 원장은 한국 및 한국인과도 꽤 인연이 있다. 하먼 원장은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아들의 동창생이자 ‘진지한(serious)’ 여자친구가 한국인 2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에 아들 여자친구의 부모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아들이 7월에 직접 서울에 와 상견례를 한 뒤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해 받아들였다”고 했다. 한반도의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을 사랑하는 하먼 원장이 한국에 다시 돌아올 아주 좋은 이유가 생긴 셈이다.

제인 하먼 원장은
△1945년생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1993.1∼1999.1 연방하원의원 △2001.1∼2011.2 연방하원의원 △2011.2∼현재 우드로윌슨센터 원장 △국방정책자문위원, 국가정보원로자문그룹 의장 △국방부 공로훈장(1998) 국가정보분야 공로훈장(2011)

하태원 동아일보 논설위원

동아일보 기사를 발췌한 것으로 기사의 전문은
http://news.donga.com/3/all/20120426/45799704/1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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