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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옐로밤 이영찬 pd에게 듣는 서울-뉴욕 공동창작 영상공연 <웨이트리스 & 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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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옐로밤 이영찬 pd에게 듣는서울-뉴욕 공동창작 영상공연 <웨이트리스 & 로버>

Waitress_Robber_포스터(쇼케이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극공작소마방진, 옐로밤 프로듀서 이영찬입니다. 저는 연극을 전공하였고 졸업이후에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원에서 국제교류 업무를 해왔습니다.단순히 초청받아서 진행되는 공연 방식에 재미를 잃어가던 중에 이번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먼저, <웨이트리스& 로버>는 어떤 작품인가요?
<웨이트리스 & 로버>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콘크리트 템플시어터(Concrete Temple Theatre, 이하 CTT)와 서울에서활동하고 있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인한미 합작품입니다. 프레드릭 쉴러의 <도적들>과 허균의<홍길동전>에서 영감을 받은 CTT의 예술감독 르네 필리피가 작품을썼고, 토니 어워즈 노미네이트 작곡가인 루이스 플린이 음악을 맡았습니다.미래 세계를 가정하면서 기술 진보로 인한 인간 소외 현상과 나이 듦에대한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긴 하지만 유머,노래, 춤 등을 활용해 재미있게 만든 작품입니다.


극공작소 마방진과 뉴욕 CTT, 이 두 극단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평창패럴림픽 총감독이자 국립극단 <조씨고아복수의 씨앗>,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연출로유명한 고선웅 씨가 2005년에 창단한 극단입니다. 마술적 사실주의를표방해 세상의 기이한 현상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고 연극본래의 원형성을 찾아 회귀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하는 극단으로, 현재 일반연극뿐만 아니라 청소년극, 가족음악극, 거리극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CTT는 연극, 무용, 음악, 인형극,그리고 시각예술을 활용한 복합예술을 창작하는 극단입니다.오프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르네 필리피와 무대 디자이너 겸안무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카를로 아디놀피(Carlo Adinolfi)가 2004년창단하여 대본과 디자인 중심의 기존 전통적인 작업방식을 탈피해 새로운시각예술 공연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이 어떻게 기획/제작되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그리고그 과정에서 이영찬 pd님이 어떤 역할을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르네 연출이뉴욕한국문화원 한효 팀장에게 교류할만한 한국 극단을 소개해 달라는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고강민 대표와 저는 이번 프로젝트를‘르네가 쏘아 올린 작은 공’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2017년 겨울 뉴욕의 한연습실에서 저와 르네, 카를로, 에릭이 처음 만났는데, 두 극단의 작품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걸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그 다름이 서로가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르네와 카를로의 인간적인 매력에 끌렸던저는 고강민 대표에게 같이 작품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드렸습니다. 이후 두 극단은 공동제작에 합의하고 서로 한국과 뉴욕을번갈아 오가며 작품을 발전 시켜 나갔습니다. 거기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두 극단의 소통과 전체적인 진행이었습니다. 제작 초기에는 옐로밤 설립전이었기 때문에 마방진 극단 소속 프리랜서 프로듀서로 프로젝트를이끌다가 옐로밤을 설립(2018년)한 후부터는 저를 비롯한 옐로밤프로듀서들이 참여해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특히나 어렵고 힘들었던 점이라면 어떤 게있을까요?
프로젝트의 규모에 비해 예산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배우와스태프들이 희생을 많이 했습니다. 개런티도 적은 데다 해외 일정을소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수입을 위한 일들도 포기했어야 하니까요.그리고 체류비 절감을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내는 것도 감내해야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배우와 스태프들이 중도 하차하는 일까지 벌어져멤버구성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코로나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2020년 4월 뉴욕에서 초연이예정되어 있었는데, 당시 한국은 2월부터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았고,미국은 3월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나름 평온한 상태였습니다.한국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이례적으로 미정부에서 공연비자를 계속 미뤄공연을 못 할 것 같은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그러다가 뉴욕극장에서확진자가 나오고 뉴욕 공연장의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웨이트리스& 로버>의 운명도 잊혀 가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공연 한 번못하고 이대로 끝나나 싶은 분위기 속에서 해외문화홍보원의 온라인 공연제작 작품으로 <웨이트리스 & 러버>가 선정되었고, 그러면서이번 프로젝트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는데, 만약 그런 기회를 얻지못했다면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이영찬 프로듀서, 고강민 대표, 케이시 맥래인(Casey McLain)프로덕션 매니저 , 르네 필리피 연출가(2018년 2월)

마방진과 CTT의 합동 워크샵 모습(2018년 4월)


여러 면에서 전례 없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었나 싶은데, 공간을 초월해이뤄진 그 시도가 공연계에 갖는 의미와 그것이 남긴 과제는 무엇이라고생각하시나요?
무용이나 음악은 공동제작이 많은 편이지만, 연극은 과정이 좀 더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 때문에 초청공연 방식의 해외 교류도어려움이 많다 보니 이런 시도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도가있어도 연습량이 부족하거나 제작 기간이 짧아 작품이 엉성한 경우가많았는데, 마방진 고강민 대표도 이 부분을 가장 많이 우려했습니다.그래서 저희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서 제작하였고 일회성 국제교류행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지금은 두 극단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한 극단, 한 가족 같은 관계가 되었습니다만,초기에는 서로 추구하는 작품 스타일도, 접근방식도, 예술에 대한 시각도너무나 달라서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들이 원만히 잘 해결될 수있도록 조율하고 이끌어나가는 게 저와 같은 기획자의 역할이라고생각합니다. 또 지원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국가 지원금이없이는 좋은 작품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여러 방식의국제문화교류가 이루어지려면 금전적인 문제가 제일 큰 과제일 듯싶습니다.


<웨이트리스 & 로버> 온라인 공연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을위해 작품의 재미 또는 감상 포인트랄까요? 여기에 대해 한 말씀부탁드립니다.
작품의 주제와 배경이 무겁고 어려워 보이지만 노래와 춤으로풀어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겪으면서 공감할 수 있게 된 부분도 감상 포인트 일 듯싶습니다.뉴욕에서는 모든 공연장이 문을 닫아서 무대에 오른 신작은 전무한데, 어찌보면 <웨이트리스 & 로버>가 유일한 2020년 뉴욕 신작 공연일듯합니다. 온라인 공연으로 편안히 집에서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코로나 상황이 올해 나아질 것으로 판단해 내년에 다시 뉴욕에서의 초연을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은 특히나 한미수교 140주년으로 정말 의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온라인 공연도 보시고 내년에 극장에서도 만나기를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