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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발칙한 한국화로 소통하는 한국화가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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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발칙한 한국화로 소통하는 한국화가 ‘김현정’

21세기의 풍속화를 그리는 한국화가 김현정


1. ‘한국화 대세 작가’로 꼽히고 계신데, 그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화가의 고정이미지(중년)보다는 어린 나이인 데다 가수처럼 한국화가로서 팬덤 문화를 형성(SNS 20만 팔로워)했다는 점 때문에 ‘한국화 대세 작가’로도 불러주시고 ‘한국화의 아이돌’이라고도 불러주시는 것 같아요. 또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공감 가는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것을 높이 평가해 그렇게 불러주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모토 중 하나가 ‘미술로써 대중과 소통한다’인데, 그만큼 저는 대중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거든요.


2. 크게 화제를 불렀던 <내숭시리즈>와 <계란 한 판, 결혼할 나이> 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내숭 이야기는 사람들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희화화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저는 늘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했는데, 제 앞에서는 웃으면서도 뒤에서는 다른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밉게만 느껴져서 그들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도 결국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과적으론 다른 사람이 아닌 시시각각 변하는 저 자신을 다양한 작품들로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계란 한 판, 결혼할 나이>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여성은 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나 여성성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고민이 많기에, 그런 부분을 작품으로 구현해보았는데, 앞으로도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어떻게 추려 나가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3. 작가님의 작품은 발상도 돋보이고 위트도 넘칩니다. 성격이 유머러스하신 편이신가요?

제가 재미있는지 아닌지는 주변 사람들의 판단에 맡겨야겠지만, 위트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재 개그도 좋아해요(웃음). 누군가가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면 그걸 적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주려고 하고, 저에게 장난을 치면 맞장구치는 편입니다. 이렇게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다 보면 유머러스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꽤 솔직한 편이라 생각하는데요. 작업 과정 중 한복을 그려내기 전에 누드로 사람을 표현한 후 옷을 입히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한복을 입히는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함’을 표현하기 위해서예요. 무엇을 하든 최대한 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재나 제목 속에 유머러스한 장치를 넣어놓고는 합니다. 그 예로 <아차>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차(我差, Oops)”, 나 ‘아(我)’자에 모자랄 ‘차(差)’자를 붙여 빈틈이 있는 인물의 상태를 은유함과 동시에 그러한 상황에서 인물이 내지를 수 있는 “아차!”라는 의성어를 제목으로 붙인 것인데요. 인물은 텀블러에서 커피가 흘러내려 가방을 적시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라면을 먹고 있는데, 인물이 그런 치명적인 실수를 깨닫게 되면 “아차!”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뜻하기도 하면서, 정말 “아차!” 싶은 순간을 나름 위트 있게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외에도 결혼 시리즈 중에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작품을 패러디 한 <결혼: 천지차이>가 있는데요. 결혼 전과 결혼 후의 모습을 비교하기 위해 그린 작품입니다. 결혼 전과 결혼 후는 천지 차이다, 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제목을 천지차이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유머러스까진 몰라도 (제 성격이)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고 솔직함을 드러내는 쪽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내숭 : <아차(我差)>



김현정 작가의 결혼 시리즈 中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작품을 패러디한 <결혼: 천지차이>


4. 작가님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작품을 아우르는 큰 주제인 ‘내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내숭을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속마음과는 다르게 하는 거짓말,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남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하는 거짓말이요. 헤겔은 인정받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인정투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내숭이 이런 인정투쟁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거의 남녀노소 모두의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숭이 꼭 밉지만은 않습니다. 제 작품들은 저의 모습을 담아낸 자화상입니다. 고상한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의 고상하지 않은 일상을 풍자와 해학을 담아 보여 드리며, ‘나도 이런데, 혹시 너도 그러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이런 모습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잖아’라는 공감의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유쾌하게 사회를 풀고 싶었습니다. 각박한 삶 속에서 제 그림을 보실 때만큼은 “어우 웃겨, 발칙해”라고 해주시면 제게 더 행복한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전시뿐만 아니라 콜라보레이션으로도 화제가 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 작업이 다 의미 있고 기억에 남으시겠지만, 그중에서도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업이 있으실까요?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메인 스폰서인 코카콜라와 함께했는데요. 한복을 입고 동계스포츠를 하고 있는 내숭녀를 그렸습니다. 기본적인 계약 사항과 의견 조율 등을 거쳐, 제가 작업한 종목은 컬링, 쇼트트랙, 봅슬레이였습니다. 내숭녀가 전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코카콜라와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내용으로 작업을 하였고, 여느 작업과 다를 바 없이 코카콜라 프로젝트 또한 끊임없는 대화와 수많은 시안을 주고받으며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대중적인 브랜드, 상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대중에게 접근하고, 자신의 미술 작품을 대중의 생활 속에 편입시킬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광범위한 마케팅전략을 펼친다면 예술이 대중과 호흡하는 세상이 더 빨리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활동들이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생각하고, 모든 기업 콜라보레이션 제안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한류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K-POP, K-Drama, K-Movie 등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고 세계인들이 많이 향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은 음악에 비해서 대중에 의해 향유되는 저변이 두텁지 못한 것이 현실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동양화, 한국화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작품에 매진하면서 한국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지금도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작가가 우리나라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한국화’를 그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싶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더 성장하고 많은 사람이 미술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활발한 강연과 SNS 활동을 하면서 저 또한 노력해나갈 생각입니다. 2021년보다 더 나은 작가가 되기 위해, 또 우리 한국화를 더 널리 알리는 데 힘을 낼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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