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인터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문학번역원 곽효환 원장

 
 People > [인터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문학번역원 곽효환 원장
[인터뷰]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문학번역원 곽효환 원장
인터뷰_사진1_곽효환 원장.jpg

1.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국내외 독자 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기관 창립 2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원장이라는 중책을 맞게 되어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제 취임한 지 5개월 정도 지났는데요. 시인, 문학연구자, 예술행정가 등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진 저의 경험과 전문성과 소통능력을 갖춘 번역원 임직원들과 함께 한다면 번역원이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지난 5월 취임 일성으로 “세계문학으로서 한국문학의 장을 열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인지 궁금합니다.

이제는 한국문학을 외부에 알리고 세계화한다는 개념을 넘어 한국문학 자체를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게 하는 차원으로 전환하고 싶습니다. 문학은 모든 예술문화의 원천콘텐츠이자 핵심인 동시에 한 시대와 집단의 삶의 지형도이므로 한 공동체의 문화를 다른 공동체로 가장 온전히 그리고 수평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담은 다양하고 역동적인 우리 문학을 세계인이 함께 읽는 문학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번역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 프란츠 카프카가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이어야 한다”고 했듯이 우리문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_사진2.png

2021 서울국제작가축제(작가들의 수다-윤고은, 이미예)

3. 최근 몇 년 새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번역원이 일조한 바가 크다고 보는데, 그간 번역원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을 지원해왔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번역원은 한국문학 해외진출을 위한 번역·출판지원, 국제 문학교류, 전문 번역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 저작권을 구입한 해외 출판사의 번역출판을 지원하거나, 해외 유수 출판사를 통한 한국문학 시리즈 출간 등을 통해 다양한 언어권의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제 문학축제 및 해외 도서전 주빈국 참가, 해외 문예지 한국문학특집호 발간, 서울국제작가축제(SIWF) 운영 등을 통해 작가, 번역가, 출판인, 연구자, 독자가 한국문학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해왔습니다. 오디오북, 전자책, 해외출간 한국문학 북트레일러 등 한국문학을 원천콘텐츠로 한 뉴미디어 홍보물 제작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의 진입장벽도 낮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아카데미 교육과정 운영 등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의 미래의 한국문학 번역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을 통해 체계적인 한국문학 소개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_사진3_(일본어).jpg

2020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수상_손원평 ≪아몬드≫

인터뷰_사진4_(영어).jpg

2021 영국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 수상_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4. 번역원의 역할을 놓고 볼 때 무엇보다 번역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번역은 단순히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한 문화가 다른 문화로, 하나의 인식론적 공간에서 다른 인식론적 공간으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 인식론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영향과 수용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 문학의 번역은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 번역가 중심 번역(~1990년대 초)에서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 번역가와 한국어와 문화에 밝은 외국인의 공동 번역(~2010년대) 그리고 한국어에 능통한 원어민 번역가 중심 번역(~현재)의 과정을 거치며 눈부시게 성장,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두 번째의 공동번역 단계부터 우수한 번역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최근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공부하는 원어민 번역가(교포 2, 3세 포함)가 대거 등장하면서 그 수준이 높아지고 층이 넓어지면서 많은 국제문학상을 수상하고 해외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학뿐만 아니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로 창작된 웹툰,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까지 세계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게 하기 위한 뛰어난 번역가의 수요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번역원의 주요한 역할이 역량 있는 번역가의 발굴과 체계적인 교육 훈련, 그리고 이들이 관련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번역아카데미 교육을 대학원대학에 수준으로 개편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 나갈 계획입니다.


5. 번역원의 지원을 통해 어떤 작품들이 해외에 소개되었고, 그중 또 어떤 작품들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번역원의 지원을 통해 지난 25년 간 해외에 소개된 한국문학이 40개 언어권 1,511건(2020년 말 기준)에 달하고 앞으로 더 많은 한국문학작품들이 해외에서 출판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해외 출판사에서 한국문학 저작권을 직접 계약 후 번역원에 번역, 출판 지원을 신청하는 건수가 연간 200건 정도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번역 출간되는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1990년대에는 이청준과 이문열, 2000년대엔 고은, 이승우, 신경숙 등이 중심이었다면 2010년대부터는 한강의 맨부커 국제상 수상을 전후로 김영하, 정유정, 조남주, 편혜영, 김연수, 김혜순, 윤고은, 김이듬, 정세랑 등이 세계의 크고 작은 문학, 번역상을 받거나 외신의 주목을 받는 등 작가 군이 젊어지고 장르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6. 한국문학번역원이 설립 25년을 맞았습니다. 그 25주년의 의미와 (번역원이 해나가야 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문학은 이제 세계인으로부터 ‘K-문학’ 또는 ‘문학 한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번역원은 지난 25년간의 성취를 발판으로 새로운 25년을 여는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번역원의 새로운 정체성과 방향성 그리고 그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추진과제들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중점 추진과제로 ‘한국문학 저작권 상시 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포함한 한국문학글로벌 플랫폼 구축 및 운영’, ‘번역대학원대학 설립 추진’, ‘한국어 콘텐츠 번역 지원 및 번역인력 양성’, ‘국가/지역별 수용도에 따른 맞춤형 한국문학 진출 전략 수립과 시행’ 등을 삼고 한국문학과 문화를 소개하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변화되는 문화 환경 속에서 기관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한국문학번역원 웹사이트: http://www.ltikorea.or.kr

▲ 곽효환 원장
- 前 대산문화재단 상무(2015~2021)
- 現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위원
- 시집 『인디오 여인(2006)』, 『지도에 없는 집(2010)』, 『슬픔의 뼈대(2014)』,『너는(2018)』 등
- 논문 「한국문학의 해외소개 연구(1998)」,
「한국문학 해외소개의 현황과 과제(2002)」,
「아시아 문화콘텐츠 모색 현황과 가능성(2009)」,
「2000년 이후 한국문학 콘텐츠의 세계화 경험과 방향(2011)」 등
- 제30회 김달진문학상 시 부문 수상(2019),
제25회 편운문학상 수상(2015),
제14회 유심작품상 시 부문 수상(2014)
제11회 애지문학상(2013)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