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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 확장 개관

호놀룰루박물관의 한국미술 소장품은 박물관 내에서도 가장 높이 평가받고 있는 유명한 컬렉션 중 하나이다. 박물관 설립자인 애나 라이스 쿠크(Anna Rice Cooke) 여사의 혜안으로 구입한 미술작품들이 한국미술 컬렉션의 기초가 되었다. 쿠크 여사가 1927년 구입한 12세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술병은 고려 장인들의 도예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쿠크 여사는 한국의 도자기 100점을 구입하여 기부하였는 데, 대부분 청자로서, 지금까지 호놀룰루박물관 한국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다른 한국미술품 수집가들도 쿠크 여사의 전통을 이어받아 주로 도자기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다. 1947~1963년 박물관장직을 역임한 로버트 그리핑 주니어(Robert Griffing Jr.) 역시 열렬한 한국미술 애호가였으며 한국미술 컬렉션, 특히 도자기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호놀룰루박물관 내부전경.

해를 거듭하며 한국미술 컬렉션은 계속 풍성해졌지만 상설 전시공간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한국실이 새롭게 개조되어 지난 2001년 6월 17일 재개관되기에 이르렀다. 처음의 계획이 한국실 공간으로 실현되기까지는 호놀룰루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 등 여러 기관으로부터 지난 몇 년간 중요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많이 받았다.

1997년 호놀룰루박물관의 아시아 미술품 전시공간을 재평가하는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면서 한국실이 새롭게 위치하게 될 공간도 결정되었다. 당시 한국미술품은 중국실과 일본실 사이에 전시되고 있어서 제한된 전시만이 가능했고, 800여 점이 넘는 도자기 중 겨우 몇 점만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 마스터플랜에 따라 다른 동아시아 전시실에 인접하면서도 새롭고 차별화된 공간이 한국실로 할당되었는데, 그 곳은 훨씬 더 독립적이고 크기도 거의 두 배나 넓어진 자리였다. 면적은 921 평방 피트(약 86㎡)로, 박물관 정문과 가까운 곳에 위치했으며 점점 늘어나고 있는 한국 컬렉션에 대한 필요성을 충족시켜 주는 곳이었다. 설계작업은 2000년 시작되었으며, 2001년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01년 6월 17일 드디어 개관되었다.

한국실 예정위치는 바닥이 매우 낮아서 다른 전시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공사작업에 난관도 있었으나 물리적인 접근과 옆에 위치한 중국 및 임시 전시실과의 연결 등이 용이하도록 보수가 이루어졌다. 입구쪽의 바닥을 높여 인접 전시실 바닥과 이어지도록 했으며 전시실 바닥도 약간 들어 올려 내려간 정도가 그다지 심하지 않도록 했다. 전시실 중심쪽으로 돌출된 페닌슐라 케이스(3면 전시 케이스)는 테두리가 없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며, 전시품 전체에 대한 시각적 접근이 가능하게끔 개방적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실 전시 내용은 기존 컬렉션의 강점과 주로 최근에 입수한 미술품을 이용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호놀룰루박물관 한국미술 컬렉션의 강점은 컬렉션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800여 점의 도자기로서, 가야/신라시대로부터 조선 후기까지의 도자기가 망라되어 있는데, 특히 고려청자가 풍부하다. 이러한 도자기들이 두 개의 페닌슐라 케이스와 독립적으로 서 있는 두 개의 4면 케이스에 전시되고 있다.

호놀룰루박물관은 지난 몇 년간 회화작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구입하였는데, 그 덕분에 남성들의 공간(책걸이 병풍)과 여성들의 공간(작가미상의 19세기 연화병풍)을 주제로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주제는 선비들의 책상, 여인네들의 치장품과 같은 부속물을 통해 더 심화되고 있다. 17세기 탱화와 함께 조선시대 유교의 중요성이 강조된 인물화가 전시되고 있으며, 한 편에서는 새로 구입한 커다란 호랑이 민화와 다소 거친 조선 도기가 전시되고 있다. 또한 최근 구입한 가구 몇 점은 집안에서의 생활을 보여 주기도 한다.

모든 전시 케이스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는 전시품이 쉽게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따라서 더 많은 미술품의 전시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하와이 지역사회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는데, 6월 17일은 ‘한국 가정의 날’로 지정되어 한국의 무용, 음악, 동화구연 등과 같은 공연과 서예작품 전시 및 여러 시각미술행사가 열려 1,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신문매체와 방송도 하와이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는 새 한국실에 대해 열광적으로 보도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함께 한 개관행사



문화교류팀 유승은 (seyoo@kf.or.kr)


재단의 지원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이 2배 확장된 27평 규모로 2001년 6월 17일 재개관했다. 그동안 동 박물관 지원사업을 담당해온 필자는 6월 16일~17일 이틀동안 개최된 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 개관기념행사에 참석하였다.

호놀룰루박물관은 공식 개관 하루 전날인 6월 16일 저녁, 현지 및 한국측 관련인사 약 200여 명을 초청하여 함께 새 한국실을 관람하고 축하만찬을 개최하였다. 새 한국실 내부는 벽쪽으로 회화 및 가구, 장신구 등을 진열하고, 안쪽에 진열장 3개를 설치하여 삼국시대 도기, 고려청자, 조선백자 및 분청을 각각 전시함으로써 여러 각도에서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이 날 현지 목사의 진행으로 하와이식 전통 축도를 올린 후 새 한국실의 문을 열었는데, 박물관측에서는 이 축도를 단순한 공식행사의 일부라기 보다는 새 한국실의 발전과 행운을 위해 거행하는 종교의식으로서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았으며, 축도가 끝나기 전까지 아무도 한국실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하였다.

6월 17일 공식 개관일에는 한국문화페스티발이 개최되어 하루종일 박물관 곳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문화행사들이 펼쳐졌다. 한국실 일반공개와 더불어 박물관 중앙정원 특설무대에서는 풍물놀이, 판소리, 전통무용 공연 및 가야금 연주회가 열렸고, 뒷마당에서는 서예시연 및 한국민화 속에 등장한 호랑이를 만들어 보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었다.

필자는 이 곳에서 호놀룰루 지역 일간지인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 월터 라이트 기자와 재단의 동 박물관 지원과 관련한 간단한 인터뷰를 하였다. 다음은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 2001년 6월 18일자 B2면에 게재된 기사내용이다.



호놀룰루박물관에 한국실 새로 열려



(새로 개관한 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을 보러온) 푸나호우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이나물이나 김치같은 한국음식과 1950년대 한국전쟁뿐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그 이상의 것을 알고 싶다고 했다. 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 개관식 참석차 호놀룰루를 방문중인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교류팀 유승은씨는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대해 이 학생만큼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유씨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가난하고 일만 열심히 하는 국민의 나라로 생각하지만 이는 거의 50년 전의 한국의 모습”이라고 언급하고, “오늘날 한국은 아시아의 부국 중 하나이며 다른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들, 예를 들어 베트남 같은 나라는 한국을 경제발전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이번 호놀룰루박물관 한국실 설치를 위해 40만불을 기증하였으며, 그 밖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파리의 기메박물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의 한국실 설치를 지원한 바 있다.

유씨는 이러한 해외 박물관 내 한국실들은 어제 개관한 새 한국실에 진열된 18세기 민화 및 매혹적인 비색의 12세기 고려청자탁잔과 같은 유물에서 볼 수 있듯이 서방세계에 한국의 우수한 문화적 소산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씨는 호놀룰루박물관이 미국 내 손꼽히는 한국유물 콜렉션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소장유물 및 박물관이 최근 추가구입한 유물들이 새로 단장한 한국실 안에 진열되어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제 박물관에는 1,3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려들어 한국의 춤과 음악공연 및 10월까지 계속될 한국전통복식전을 관람하였다.

호놀룰루 지역 일간지 ┌The Honolulu Advertiser┘에 실린
박물관 재개관행사 보도기사 (사진: 부대행사로 열린 호랑이
만들기 행사에 참가한 Joseph Hoddick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