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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국학 현황을 이 한권에

해외 한국학 현황 보고서 출간
해외 한국학 현황을 종합적으로 집대성한〈해외한국학백서〉가 발간되었다. 1,626쪽에 달하는 두툼한 책자를 보니 발간을 총괄했던 담당자로서 그 감회가 남다르다. 돌이켜 보건데 발간 작업을 처음에 착수 했을 때 그 막막함이란…. 과연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질지 미지수였다. 2005년 10월부터 발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 주요 지역별 한국학 현황조사를 시작하여 1년 이상의 정리 작업을 거친 끝에 올해 초인 지난 1월 10일 발간되었다.

본 백서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해외 한국학 현황을 정리한 자료로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1990년에 발간한 <해외 한국학의 개황과 발전방향> 이라는 보고서가 유일했다. 물론 지역별 한국학 현황을 부분적으로 다룬 보고서는 국내 학자나 학회 등에서 발간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재단이 발간한 <해외한국학백서>는 전 세계 한국학 현황을 국가별, 지역별로 구분하여 현지에서 한국학에 직접 종사하고 있는 학자들이 쓴 글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주요 대학별 한국학 강좌 현황부터 대학 부설 한국학센터 및 지역별 한국학 학회 등에 이르기 까지 실로 종합적이고 다양한 정보가 실렸다는 점에서 감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해외 한국학 상황을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종합보고서라 할 수 있다.

사실, 해외 한국학 상황을 다룬 종합보고서가 이제서야 나왔다는 것은 어느 한편으로는 뒤늦은 감이 있다. 1991년 재단 발족을 계기로 재단이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온지 작년으로 15주년을 맞았다. 그간 우리 재단은 국내외에서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의 대표기관으로 인식되어 왔음에도 그 위상에 걸 맞는 보고서를 진작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자성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백서를 보는 재단의 감회와 그 동안 재단에 근무하며 종사해온 사업 중에서 한국학지원사업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담당한 필자의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005년도 영국 옥스퍼드대학 한국학강좌 폐지 위기가 주요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시기에 국내에서 해외 한국학에 대한 관심과 성원은 예상 밖이었다. 중국학이나 일본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한국학 위상을 거론하여 민관이 힘을 모아 한국학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해외에서 한국학이 그 만큼 개설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하는 목소리까지 다양했다. 해외 한국학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 관련 정보와 자료를 요청하는 학생들의 문의도 쇄도했다. 그때 이런 종합보고서가 진작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에 어느 정도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백서가 그 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것으로 믿는다.


▲ 백서 발간 기념 간담회에서 김혜원 사업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해외 한국학의 눈부신 성장

<해외한국학백서>는 미주, 아주, 유럽, 아프리카·중동 지역 29개국 3권역 32편의 논문을 근간으로 한 국가별 한국학 현황(역사와 과제), 그리고 해외 55개국의 한국학/어 강좌 개설 대학 632개처에 대한 상세한 정보(교수진, 한국학 강좌내용 등)를 담고 있다. 백서를 통해 주목할 만한 사실은 189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국립대학에서 최초로 한국어강좌가 개설된 이래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 60여개국 730여개 대학으로 한국학이 확산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족하여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을 시작할 무렵인 1990년대 초에는 30여개국 150여개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지난 15년간 해외 한국학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실감케 한다. 다만, 금번 백서에서는 해외 한국학 운영 대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시간과 현지조사 여건상 실제로 파악된 결과를 토대로 하여 55개국 632개 대학의 내용이 수록되었다.

우리 재단은 이번 백서가 발간되는 것을 계기로 국내 학계와 해외 한국학계가 원활한 교류와 소통을 하는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백서는 해외 대학 한국학교수진, 강좌현황, 연락처와 같은 상호 교류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도 담고 있는 만큼, 국내외 학술기관, 국제교류기관, 학자들이 이를 널리 참고하고 활용하여 이러한 소통의 맥을 트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방대한 분량의 〈해외한국학백서〉가 나온 것은 결코 담당자 한 사람만의 작업이 아니었다. 필자가 백서발간 담당자로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고, 백서의 근간을 이루는 많은 소중한 정보들을 제공해 준 해외 한국학 관계자들의 도움이 무엇보다도 컸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원고가 접수되어 수차례 반복되는 교정 과정을 기꺼이 맡아주신 김옥진 님과 디자인캠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또한 이 백서가 출판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임을 알면서도 우리 재단의 〈해외한국학백서〉 발간 취지를 십분 이해하시고 출판을 허락하신 을유문화사 관계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

이번 백서가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발간되는 자료인 만큼 부족하고 아쉬움도 많다. 그러나 1년 전 백서 작업을 착수할 때 막막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앞으로 이 첫 작품을 기초로 하나하나 보완되는 백서를 기대한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정한욱 
huchung@kf.or.kr 
한국학사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