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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페트로폴리스에 불어넣은 전통 예술의 한류 바람

퓨전 타악기 그룹 ‘하타’가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브라질 노바페트로폴리스 축제에 참가했다. 8월의 무더위와 신종플루의 위험을 무릅쓰고 뜨거운 예술혼을 불태운 공연 팀에 머나먼 이국(異國)의시민들은 감동과 흥분으로 답하면서 전통 예술의 한류 바람을 예감하게 했다.

공연 예술 단체라면 해외 공연이나 축제 참가를 누구나 원하지만, 실제로 그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국제문화예술교류사업 지원과 후원은 예술 단체의 열악한 해외 진출의 거점 마련과 단체와 국가 간 국제 교류의 증진은 물론, 우수한 한국문화 예술의 위상을 알리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연팀 역시 작년부터 계속 참가를 요청해온 브라질 노바페트로폴리스 축제에 참가를 결정한 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축제에 참가할 수 있었다.



브라질 속 또 다른 낯선 세계, 노바페트로폴리스
8월의 무더위 속에, 신종플루의 위험을 무릅쓰고 2007년에 이어 다시 머나먼 지구 반대편의 축제에 참가하고자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진정으로 우리 전통 예술을 좋아하고, 즐기며, 신명을 나누는 분들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항공권 구입의 어려움을 적잖이 알고 있는 터라 석달 전부터 예약했지만, 좌석이 여의치 낳아, 노심초사 끝에 브라질을 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해 일본, 뉴욕, 상파울루를 거쳐 가는 기나긴 항공 여정 그리고 국내선으로 포르토알레그레로 가서 다시 버스로 1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하는, 정말로 머나먼 여정이었다. 비행기 안에서의 25시간은 몸과 마음을 너무나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착 후 통역자와 가이드의 친절은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 주었고, 시청에서 제공해준 유럽풍의 아름다운 호텔은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흔히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로 대표되는 나라로 생각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와는 사뭇 다르다. 흑인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선친들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도시의 풍경은 유럽의 유명 도시와 너무나 닮았으며, 이는 축구와 삼바로 대표되는 브라질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처음 브라질에 온 몇몇 단원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브라질의 분위기에 많이들 놀라는 눈치였다.



지구 반대편, 그곳에서 한류를 만나다
전날부터 도시는 축제 분위기로 들썩거렸고, 참가 팀 모두의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민 몇 분들이 벌써 우리 중 일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2년 전의 한국 공연 팀을 기억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그때의 사진을 직접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분은 집으로 저녁 식사 초대까지 하기도 했다.
다음날 신문과 잡지의 표지는 온통 한국 공연 팀의 사진으로 가득 차 있었고, 방송국에서 생방송으로 공연을 취재해가는 등, 모두들 ‘꼬레아 도 술(South of Korea)’의 공연에 찬사를 보내왔다.
진정으로 열과 성을 다한 공연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감동 어린 박수를 보낸다. 20여년을 전통 예술에 몸담으면서, 때로는 어려움에 다른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한때는 포기도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 길을 지켜온 게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이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단원들 모두가 느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이 도시에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다만, 태권도 도장 하나가 시내에 있었다. 공연이 막바지로 갈 때쯤, 그분들의 제안으로 즉석에서 합동 공연을 진행했는데, 관객의 반응은 너무나 뜨거웠다. 솔직히 다른 해외 공연팀에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브라질은 한국에서는 너무나 먼 나라다. 그런 이유로 동양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고, 특히 한국의 문화 예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아주 미비하다. 그것은 지방 도시로 갈수록 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 참가하면서 이곳 분들이 한국의 문화 예술에 흠뻑 취해서 박수를 치고 춤을 추며 우리를 반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스꽝스러운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역시 우리 전통 예술의 한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록 말과 문화가 다른 타지에서의 공연이었지만, 잊지 않고 우리 문화 예술을 사랑해주신 노바페트로폴리스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특히 전문 예술인의 길을 걸으며 때로는 낙담하기도 했을 우리 단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준데에 너무나 감사한다. 비행기만 꼬박 25시간 넘게 걸려 참가한 축제였지만, 이러한 성과와 좋은 추억들로 단원들은 모두 뿌듯한 마음으로 향후 공연 활동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할 힘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