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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한국학 연구자들,한국을 이야기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해마다 진행되는 연차회의인 ‘유럽지역 한국학 대학원생 학술회의(KSGSC)’가 올해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소속인 아시아 및 아프리카 단과대학과 국제한국학센터의 공동 주최로 개최된 이번 학술회의는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각국의 신진 한국학 연구자들이 모인 학술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의견 교류가 이뤄진 심도 깊은 논의의 한마당이었다. 유럽과 한국 약 25개의 교육 및 연구 기관에서 온 40명에 가까운 발표자들은 한국의 역사.경제.정치와 사회, 민족주의, 어학, 문학, 종교, 문화와 예술 등 패널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또 끝난 후에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의견과 정보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다.



한국학 연구를 가장 먼저 시작한 유럽 국가, 러시아
유럽 지역 한국학 대학원생 학술회의가 모스크바 국제한국학센터 주최로 러시아에서 개최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러 양국 간 최초의 수교인 조러수호통상조약 체결 125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한국학 역사에 있어서 러시아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술회의 개막식에서 이규형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러시아는 110여 년 전 구 제정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유럽에서 한국에 대한 대학 차원의 학문적 연구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파벨 레샤코프(Pavel S. Leshakov) 국제한국학센터 소장 역시 환영사에서 러시아는 유럽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이웃 나라임을 지적하면서 제정 러시아는 개항기 때 서구의 나라들 중에서 제일 먼저 조선인 이민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나라라는 것을 강조했다.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 만족스러운 학술회의
유럽지역 한국학 대학원생 학술회의는 유럽한국학회(AKSE)와 협력하면서 매년 개최되는 학술 행사다. 2004년 독일 보훔(Bochum)의 루르대학(Ruhr-Universityt Bochum)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학술회의는 그동안 연차적으로 영국 런던대학 SOAS, 체코의 찰스대학(Univerzita Karlova v Praze),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대학(University of Edinburgh), 네덜란드의 레이든대학(Universiteit Leiden) 등의 교육기관에서 진행돼왔다.
올해 여섯 번째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발표자와 참가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를 했다. 학술회의 기간에 각국 참가자들은 총장실이 자리하며 관리실이자 복지회관, 기숙사의 기능을 동시에 하는 모스크바대학의 상징인 본관 건물에서 머물렀다. 한국학센터 직원들은 약 15페이지가 되는 모스크바 여행 핸드북을 마련하여 참가자들이 학술회의 참석은 물론 개인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한편 국제한국학센터 측은 참가자들을 위해 유람선 체험을 마련했다. 모스크바 시내를 관통하는 모스크바 강을 따라 항해하며 여러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중 모스크바 원광한국학교 사물놀이패의 공연은 주목할 만했다. 원광한국 학교와 원불교 교당은 1990년대 초부터 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있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쳐왔다. 특히 모스크바에서 한국의 농악과 한국의 춤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광한국학교에서 활동하는 사물놀이패와 무용단의 수준은 속된 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들의 공연은 참가자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한국문화를 더욱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학술회의에서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로 한국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도 실시했다. 참가 자격에 제한이없는 이 콘테스트는 러시아 국내외 학부생, 대학원생, 심지어 교수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공모전 사진들은 학술회의 기간에 발표 회의장에 전시됐고, 참석자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여 수상자를 선정했다.



더욱 진일보한 연구 활동의 초석을 다지다
모스크바 국제한국학센터 주최로 개최한 ‘제6차 유럽지역 한국학 대학원생 학술회의’는 학문적 결실을 맺은 것과 동시에 각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독특한 러시아 문화를 만끽하면서 서로 간에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됐다. 학술회의 준비에 노력을 기울인 파벨 레샤코프(Pavel S. Leshakov) 국제한국학센터 소장, 학술회의 조직위원회 위원 예카테리나 포홀코바(Ekaterina A. Pokholkova) 모스크바 외국어대학교수, 키릴 예르마코프(Kirill V. Ermakov) 국제한국학센터연구원, 크세니아 카지조바(Ksenia V. Khazizova) 국제한국학센터 연구원 그리고 다수의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사전에 학술회지로 발행했으나 젊은 학자들의 연구 활동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다시 정리해서 공식 논문집으로 간행할 예정이다. 이번 학술회의는 앞으로 연구 활동을 추진해나가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예컨대 올해 6월에 레이든에서 개최한 제24차 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는 모스크바국립대 국제한국학센터가 제25차 국제학술회의의 주최기관으로 선발됐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올해 8월에 진행된 유럽지역 한국학 대학원생 학술회의는 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회의를 앞둔 일종의 ‘리허설’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에 열릴 학술회의는 더욱 훌륭하고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