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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KF 독일어권 한국학 워크숍 참가기

독일어권 한국학자들의 다채로운 연구 교류  제4회 KF 독일어권 한국학 워크숍

2011년 11월 4일과 5일 양 일에 걸쳐 ‘제4회 KF 독일어권 한국학 워크숍’이 보훔 대에서 개최됐다. 한국학 분야의 차세대 및 원로 학자 70여명이 5개 패널을 구성해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친분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의 정치·역사가 다양하게 논의돼

한국의 정치·역사가 다양하게 논의돼 한국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베를린자유대, 보쿰대, 본대, 함부르크대, 프랑크푸르트대, 튀빙겐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와 언어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레겐스브루그대를 비롯해 다양한 독일 내 대학의 학자들이 금번 워크숍에 참가했다. 체코 프라하에서 블라디미르 글롬브(Vladimir Glomb) 및 오문경 교수와 최재진 한국국제교류재단 베를린사무소장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워크숍의 문을 연 마르티나 도이힐러(Martina Deuchler)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의 기조연설은 최근 출간을 준비 중인 저서의 내용 ‘친족 구조를 통해 바라본 전근대 한국 역사’를 다루었다.

역사철학 패널에서 글롬브 교수는 제사에 반영된 한국 유교의 사후 세계관에 대해 논의했다. 논어를 간략히 소개한 후 귀신론을 다루고 있는 화담 서경덕, 퇴계 이황, 녹문 임성주의 대표적 저술 세 편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보훔대의 플로리안 푈킹(Florian Pölking)은 유교복원론에 나타난 이병헌의 한국 유교 개혁 노력을 조명했다. 마지막으로 튀빙겐대의 토비아스 숄(Tobias Scholl)은 일선동조론과 관련한 일본측 가설, 그리고 일본 담론 내에서 일선동조론의 기능과 활용을 다뤘다. 정치사회 패널에서는 조안나 엘핑 황(Joanna Elfving-Hwang) 프랑크푸르트대 교수가 현대 한국 사회 남성성 이미지의 변화를 주제로 화장하는 남자의 증가와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본 꽃미남 현상에 대해 논했다. 두 번째 연사 박명준 베를린자유대 연구원은 한국 노동시장의 두 가지 개혁 사례, 즉 고용보험제와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예로 들어 번역가 및 기업가로서 정책 전문가의 두 가지 역할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북한 패널은 5일 오전에 진행되었다. 튀빙겐대의 최선주 강사는 북한 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에 나타난 ‘연구에 전념하느라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의 부재가 상징하는 바를 개인 차원에서의 궁극적 아버지, 즉 ‘(위대한) 영도자’의 부재는 그가 궁극적으로 인민 전체를 돌보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대의 오상이 박사는 북한의 일반 언어 사용에 나타난 수많은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제시하며 언어적 관점에서 북한 정치를 접근했고 베를린자유대의 에릭 발바흐(Eric Ballbach)는 개성공단사업과 관련해 남북한 협력의 패러독스에 대해 다루었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소통의 장이 펼쳐져

한국어 교육에 대한 소통의 장이 펼쳐져 둘째날 오전에는 독일어권 대학의 한국어 강사들이 대학 간 협력 강화 기반 수립을 목적으로 교재 및 교습법, 한국어 문법 용어 통합을 논의했다. 대학별 커리큘럼 및 교습법 소개를 통해 현재 각 기관의 교재와 교습법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베를린자유대 및 보훔대는 서강대가 출판한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고, 함부르크대, 쾰른대 및 비엔나대는 보쿰대의 자료 및 경험을 바탕으로 도로테아 호프만(Dorothea Hoppmann)이 저술한 독일어 교재를 이용했으며 다른 대학들은 한국에서 발행된 기타 교재를 활용하고 있었다. 오문경 교수는 유럽 전역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언어 능력 평가 방법인 CERF(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틀 내에서 한국어 학습자의 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발제했고, 이는 진단 평가 지침으로서의 TOPIK 혹은 CERF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유럽 내 한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문법 용어 통일이라는 데 참가자 모두 의견을 같이하며 보쿰대 도로시아 호프만 및 베를린자유대 홀머 브로흐로스(Holmer Brochlos) 박사에게 향후 용어 통일을 위해 차후 워크숍에서 제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모든 기관에서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문학, 언어 및 번역에 초점을 맞춘 마지막 세션에서는 보훔대의 바바라 발(Barbara Wall)이 한국 궁궐 추녀를 장식하고 있는 원숭이 상에서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는 최인훈의 <서유기>, 그리고 최근의 만화 및 영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중국 소설 <서유기>가 근현대 한국에 미친 영향을 다루고 있는 자신의 박사 논문 내용을 개괄적으로 소개했다. 국문으로 기록된 가장 중요한 전근대 일본 사행록인 김인겸의 <일동장유가>에 대한 박사 논문을 집필 중인 보훔대의 군힐트 슈티란트(Gunhild Stierand)는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금번 워크숍에서 발표하며 식상할 수도 있는 기존의 전형적 연구 방법을 채용하는 것이 동 작품에 있어 모순처럼 보이는 부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안드레아스 쉬르머(Andreas Schirmer) 비엔나대 교수의 발표는 현대 문학 번역에 있어 오역이 발생하는 원인을 음운론, 철자론, 구문론, 어용론, 문체론 등 다양한 언어학적 차원에서 분석했다. 현대 언어학 분야의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콘스탄츠대의 게오르기 노보씨엘로브(Georgij Nowossjelow)는 한국어를 유형학적 측면에서 터키어와 비교하고 한국어 등위 구조에 있어서의 선택적 접사 적용에 관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자 알브레흐트 후베(Albrecht Huwe) 교수는 훈민정음에 나타난 관련 문구의 상세 분석을 통해 한글과 중국 전서의 관계에 대해 조명했다.

금번 워크숍은 차세대 학자들, 특히 박사과정생 및 신진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어 많은 차세대 연구가들이 워크숍에 논문을 제출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참가자들은 각 기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기관의 연구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많은 참가자가 세션 이후에 진행된 독일어권 한국학회(VKF: Vereinigung für Korea-Forschung) 창립 행사에 참석했다. 협회는 국적에 상관 없이 동 협회에 가입할 수 있으나 모든 절차는 독일어로 진행하게 된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장이 회장직에, 이유재 튀빙겐대 한국학과장이 부회장직에, 그리고 안드레아스 쉬르머 비엔나대 한국학 교수가 총무직에 선출되었다.

마리온 에거트(Marion Eggert) 독일 보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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