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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

미국에서 한국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만난 역사/특별전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개최한 특별전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가 지난 6월 5일부터 8월 5일까지 개최되어 미국의 주요 9개 박물관의 한국미술품 86건이 국내에 공개되었다. 이번 전시는 미국인과 미국의 박물관이 한국미술을 소장하게 된 오랜 역사를 살피고 우리의 전통미술을 대표하는 미술품과 한국실의 중요성을 소개하는 자리가 되었다.

미국 박물관이 한국미술을 소장하게 된 역사를 되짚어

특별전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의 1부 “한국미술을 소장하다”는 미국 박물관의 한국미술 소장의 역사를 조명하였다. 19세기 후반, 조선은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였으며 미국인들의 한국미술품 소장도 이 무렵 시작되었다. 소장가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에드워드 모스(1838-1925)처럼 일본이나 중국 미술품을 수집하던 사람들이 한국미술품을 수집하거나, 내한한 외교사절이나 왕실담당 업무를 담당하며 하사품을 받은 예도 있다(도1, 2). 이들은 도자기, 특히 청자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미국의 박물관들도 19세기 말부터 한국미술품을 소장하기 시작하면서 청자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한국미술의 수집과 전시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1945년 일본의 패전과 8.15 광복에 이어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미국 안에서 한국미술품에 대한 관심과 수집은 잠시 줄어들고 심지어는 한국미술품이 전시실에서 수장고로 옮겨지기도 한다. 반면, 한국에 체재 중이던 미군정 관계자와 주한 미군들은 국내에서 한국미술을 접하며 토기와 백자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넓혀 나갔다(도 3).이러한 상황에서 특별전 <한국미술명품전>(1957-59)이 미국에서 2년간 순회하고, 1959년 샌프란시스코 시에 에버리 브런디지 소장의 한국미술품이 기증되면서 미국 내에서 한국미술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도 3 백자 복숭아 모양 연적, 조선 19세기, 높이 11.7cm,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2003년 스티븐 매코믹 대령 유증 (유물번호 003-133-16) 사진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사진: 서헌강) /도 4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 무늬 자합, 고려 12세기, 높이 4.1cm, 길이 10.2cm,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1925년 플레처 기금으로 구입 (유물번호 25.215.41a, b) Image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를 기점으로 수장고로 내려갔던 한국미술품이 1960년대 다시 한두 점씩 전시실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또한 1970년대에는 중국이나 일본 것으로 알려졌던 미술품의 국적이 한국으로 정정되기도 했는데, 고려시대 불화나 나전칠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한국미술사의 연구 성과가 축적되고 국내외 학자들이 배출되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도 4).이후 미국에서 <한국미술오천년전>(1979-1981)이 개최되고 한국실 설치가 활성화되면서 미국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은 현재까지 한국미술품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전시를 통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이미지를 알 수 있어

2부 “한국미술을 전시하다”에는 미국 주요 박물관의 한국미술품이 한국실 설치 년도에 따라 박물관․미술관 별로 전시되었다. 19세기 후반부터 이미 미국의 주요 박물관들이 한국미술품을 소장했으나, 이를 독립된 공간에 전시되기 시작한 것은 호놀룰루미술관이나 브루클린박물관처럼 다인종․다문화에 관심을 기울였던 곳부터였다. 호놀룰루미술관은 1927년 개관 당시부터 한국실이 있었는데, 이는 1903년부터 한국인 이민자들이 정착했던 하와이라는 지리적․문화적 특수성과도 관련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7년 개관 당시 한국실에 전시했던 목조동자상(도 5)과 <석가설법도>를 선보였다. 목조동자상은 미술관이 처음 1년간 대여 전시하다가 구입한 것으로 미국인들이 생각한 아시아의 이미지, 그리고 한국의 이미지가 무엇이었는지 엿볼 수 있다.

도 5 목조동자상, 조선 후기, 높이 75.6cm,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1928년 찰스 앤드 앤 쿡 트러스트 기증 (유물번호 2668) Photograph © Honolulu Museum of Art /도 6 금동불입상, 통일신라 8세기, 높이 47.3cm,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 1965년 에버리 브런디지 기증 (유물번호 B65B64) Photograph © 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 Used by permission./도7 청동 은입사 발, 고려 13-14세기, 높이 17.0cm, 입지름 28.3cm,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1985년 레너드 해나 주니어 기금으로 구입 (유물번호 1985.112) Photograph ⓒ The Cleveland Museum of Art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은 1989년 미국 내 최초로 독립된 한국미술부를 설치하고 한국미술 전담 큐레이터를 임명하여 한국미술 전시와 연구를 크게 진작시켰다. 이는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지역 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다른 미국 내 주요 미술관에 한국실 설치와 전담 큐레이터의 채용으로 이어졌다. 또한 1997년 필라델피아미술관의 코리언 헤리티지 그룹의 결성은 미술관의 한국미술품 확충과 전시 및 연구를 진작시켜 지역 사회와의 연계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1998년 비로소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한국실을 설치하고 한국미술 전시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과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대표작으로는 호놀룰루미술관의 조선 전기 <석가설법도>, 브루클린박물관의 청자 연꽃무늬 주전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의 <계산목우도>, 보스턴미술관의 고려 나전 칠 경전함,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의 청자 주전자와 통일신라 불상, 필라델피아미술관의 청자 매병과 목조동자상,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청자 운학문 매병과 고려 나전 대모 합, 클리블랜드미술관의 고려시대 청동 은입사 발, 하버드 새클러 미술관의 원통형 그릇받침 토기 등이 있다(도 6, 7).
끝으로 3부 “한국미술을 빛내다”에서는 미국 박물관 내 한국실 활동과 한국미술 특별전을 조명했다. 전시에서는 한국실 모습과 전시 도록, 교육자료 등을 소개하였다.

브라질 상파울루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도자 600년” 주목해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여 년간 국외에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협력해 왔고 이에 따라 한국미술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다. 양 기관은 올해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에 이어 브라질 상파울루미술관에서 지난8월 16일부터 11월 25일까지 특별전 “한국도자 600년(The Diverse Spectrum: 600Years of Korean Ceramics)”을 공동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코리아페스티벌의 서막을 올리는 행사로 한인 브라질 이민 50주년 기념 전시이기도 하다. 남미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에는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도자기와 현대작품을 합하여 총 96점이 전시된다. 박물관의 수준 높은 소장품과 재단의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전통미술을 국외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이와 같은 전시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소연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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