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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종찬 ( 경남대학교 외식프랜차이즈학과 교수 )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라오스는 북쪽으로 중국과 미얀마, 서쪽으로 태국과 캄보디아, 동쪽으로 베트남 국경과 인접해 있다. 바다와 접하지 않는 내륙 국가인 탓에 티베트 자치구로부터 발원한 메콩강 전체 길이 4,880km 중 1,500km가 이곳 사람들의 풍요로운 생명줄이다. 대표 여행지로는 수도 비엔티안, 수도를 옮기기 전 왕국의 중심이었으며 동서양이 공존하는 루앙프라방, 물의 도시 방비엥이 있다.
라오스 음식문화는 주변 국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주로 동남아 음식의 특징인 고수를 이용한 요리와 쌀국수를 비롯한 볶음 국수류, 볶음 고기, 볶음밥, 바비큐, 열대과일로 만든 후식이 발달했다. 라오스 사람들의 주식은 쌀이다. 매 끼니에 ‘카오니아오’라는 찹쌀밥을 한입 크기로 둥글게 말아 홈을 만들고, ‘랍’과 곁들여 먹는다. 이때 ‘랍’은 레몬그라스, 민트, 고수, 파 등을 다진 닭고기나 돼지고기에 섞어 라임과 생선 소스로 맛을 낸 볶음 고기 샐러드다. 작은 물고기로 만든 생선 소스 ‘빠데’를 섞은 그린 파파야 샐러드 ‘땀막훙’도 맵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으며, 찹쌀밥을 이 국물에 찍어 먹기도 한다.
재래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종종 라오스 가정식을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음식들은 화려하지 않아 간단히 먹기 좋으며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하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바게트 샌드위치에는 그들의 음식인 파파야 샐러드와 계란, 햄,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와 고기 패티가 들어가고, 라오스 전통 소시지인 ‘싸이우아’를 위에 얹기도 한다. 특히 재미있는 요리 ‘신닷(사진1)’은 위로 툭 솟은 둥근 모자를 연상시킨다. 철판 위에 올린 고깃국물이 흘러내리면서 그 밑에 육수와 채소를 적셔 조화를 이루는데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맛이다. 이 음식은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서 ‘신닷 까올리(한국)’로 불리기도 한다.
라오스 전통 음식을 맛보기 위해 비엔티안의 쿠아라오 레스토랑을 찾았다. 비엔티안에서 즐길 수 있는 로컬 한정식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94년에 문을 연 대표 음식점이다. 파카오(Pakao)세트 메뉴(사진2)를 주문하면 현지의 신선한 재료들을 이용한 12가지의 라오스 전통음식이 나온다. 정갈하고 예쁘게 담긴 흑미 찹쌀밥과 국물, 중국의 춘권과 비슷한 월남쌈에 고기를 넣은 튀김이 있어 영양가도 풍부했으며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라오스 음식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라오스에서는 쌀국수도 유명하다. 남부 참빠삭의 도가니 국수는 맑은 국물이 아닌 양념 된 국물에 고추기름을 넣어서 얼큰하게 먹는다. 특히 비엔티안의 도가니 국수는 현지인과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국수가 나오기 전 콩 줄기, 라임, 타이 바질과 함께 ‘수끼’라는 된장 비슷한 양념이 나오는데, 이를 샐러드의 소스처럼 먹는다. 도가니와 사태를 끓여 만든 국물에 쌀국수를 넣고 고기를 얇게 썰어서 그 위에 올려 주는데 수끼 때문인지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 난다.
라오스 사람들의 친절함과 소박함은 이곳의 음식에서 잘 묻어난다. 라오스가 간직한 아름다운 미소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메콩강을 바라본다.
※ 기고문의 내용은 '월간 아세안문화원'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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