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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한·미21세기위원회

제7차 한·미21세기위원회 연례회의가 미국 워싱턴 DC의 피터 G. 페터슨 컨퍼런스 센터에서 지난 4월 8일부터 9일까지 열렸다. 이번 회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하고, 세계경제연구원과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소(IIE)가 공동 주최하는 연례 포럼으로 한국과 미국의 양자 관계 뿐만 아니라 양국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경제, 지역 문제 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양측에서 38명의 참가자를 비롯해 11명의 옵서버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주로 정부 관료, 언론인, 정치인, 학자, 전직 외교관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옵서버로 한국측에서는 미국주재 외교관, 미국측에서는 국무부를 비롯 정책 연구소, 대학교 등 학술 연구기관의 관련 인사들이 참가하였다. 회의가 개최되었던 피터 G. 페터슨 컨퍼런스 센터는 건물의 설계와 배치에 있어 단순히 기능적인 면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심사숙고하여 만들어진 건물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건물에 들어서면서 회의 참석자들은 사람 크기보다 훨씬 큰 호안 미로(Joan Miro)의 조각 작품과 같은 아름다운 예술품들에 시선이 끌리게 된다. 동 센터는 또한 회의장 바로 오른쪽 편으로 조각 정원이 위치해 있어, 참석자들이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계속해서 토론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정원은 격식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마치 회의 참석자들 사이의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듯 하였다.

정치·경제 현안 논의

이번 회의는 비록 일정이 이틀이었지만 대부분의 토론이 예정 시간을 넘기는 등 한마디로 마라톤 회의였다. 참가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현황, 양자간 경제 정책, 지역 경제 협력 문제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 남북한 문제, 지역 안보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현안에 대한 솔직하고 활발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특히, 남북 관계, 한국 내 반미 감정, 최근 미국이 발동한 철강수입 규제조치, 그리고 동아시아 역내에 증가일로에 있는 양자간 무역 체제 제안과 이로 인해 이 지역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소강 상태가 일 년 이상 지속된 현시점에서 북한이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 방북 제안을 수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국측 참가자들은 한국이 동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에 대해서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국측 참가자들은 한국이 동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써 갖는 지리적 이점과 인천국제공항, 우수한 인적 자원과 같은 인프라스트럭처를 예로 들었다. 한국과 미국 양측 인사들은 공히 한국이 극복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였으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한국이 이러한 구상을 추진함에 있어 장기적인 계획에 입각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미국측 참가자 대부분이 현 행정부가 경제 및 대외정책 분야에 있어 실용주의적이라는 점에는 동감을 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반자 관계 강화 필요성

회의 둘째 날에는 앨런 라슨(Alan Larson) 미국 국무부 경제·기업·농업담당 차관의 연설이 있었다. 라슨 차관은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발전 성과로 인해 국제 무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되었으나, 한국의 경제 부문은 국제화를 보다 더 진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는 연설 말미에서 한·미 양국은 현재 강력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라슨 차관이 지적했듯이 한·미 양국은 강력한 동반자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회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과 미국 양측 참가자들은 진솔하게 그들의 우려와 견해 차이를 이야기하고 상호 이해의 접점을 찾아 나가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번 회의는 참가자들이 현안 문제에 대한 양측의 우려와 견해에 대한 상호·공통의 인식을 갖고 회의를 끝마쳤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결국, 상호 이해와 우정의 탄탄한 기초가 다져지지 않으면 강한 동반자 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도 확인시켜 주었다.

편집자 주 : 필자는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으며, 제7차 한·미21세기위원회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