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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미들 파워’ 한국과 호주의 힘찬 발걸음

8월 11일 존 하워드(John Howard) 전 호주 총리를 초청하여 제15차 KF 포럼 조찬 강연회를 개최했다.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제5회 제주평화포럼 참석차 방한한 하워드 총리는 이번 강연에서 세계화와 지속적인 시장 개방을 강조하고, 한국과 호주가 ‘미들파워’로서 협력해야 함을 역설했다.

존 하워드 총리는 1996년 제25대 수상으로 당선된 이래 세번의 선거에서 연승하며 2007년까지 12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호주 역사상 두 번째로 장기 집권한 총리다. 그는 시드니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1974년 자유당 의원으로 당선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1977년부터 1983년까지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1985년부터 1989년까지 그리고 1995년 자유당(Liberal Party) 총재직을 역임한바 있다. 하워드 총리는 성장 지향 개혁을 펼침으로써 집권 이전 2만 달러 수준이던 1인당 국민소득을 4만 달러로 끌어 올리는 등 호주를 경제 부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공동 가치에 기반한 양국 관계
이번 강연은 ‘21세기 한•호주 관계의 미래(Australian-Korean Relations: A Bright Future)’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강연은 크게 두 부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하워드총리는 한국이 경제 발전과 민주화라는 두 과업을 동시에 달성한 점을 높게 평가했으며,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력에 있어서도 ‘미들 파워(middle power)’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 호주가 국제사회는 물론 아태 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현안 이슈들을 놓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유 시장경제에 기반을 둔 세계화가 한국과 호주 등 전 세계에 미친 영향과 지속적인 시장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워드 총리는 한국전쟁 당시 호주 참전을 계기로 시작된 양국 간 우호 관계를 언급하며, 이 시기에 본인 또한 한국이라는 나라를 간접적으로나마 최초로 접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 등 한국 대통령들과 맺은 개인적 친분을 언급하며 민주화 달성을 위한 그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의 지속적인 추진 필요
하워드 총리는 또한 세계적 금융 위기로 촉발된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있어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가 특히 한국 같은 개발도상국에게 준 혜택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임을 언급하며, 현 상황 타개를 위한 지속적인 시장개방 노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지난 5월 개시된 한•호주 FTA 협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이었다. 양국은 FTA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서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무역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이를 FTA 네트워크를 남태평양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자 회담 유지, 중국이 큰 역할 해야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 하워드 총리는 매 질문마다 청중석으로 내려가 질문을 경청하고, 성심 성의껏 대답하는 태도로 임해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기존 6자 회담의 틀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는 중국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용적인 접근 방법을 견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며, 다만 근본적으로는 큰 변화를 가져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이외에도 최근 호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상품 및 자원 독점 현상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히면서 “호주는 외국 투자에 대해 항상 개방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된다는 입장하에 원칙적으로 무간섭주의를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노사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노사정 모두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최대한 많은 대화를 통해서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포럼에는 샘 게로비치 주한 호주 대사,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존 워커 한국 매콰리 그룹 회장 등을 포함한 정계, 관계, 학계 및 호주 관련 주요 인사 110여 명이 참석하여 강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