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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라틴아메리카 그들의 문화와 만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외교통상부와 함께 7월 17일부터 8월 8일까지 서울과 부산, 전주에서 ‘중남미 문화축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중남미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연과 영화, 미술 작품등을 통해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중남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상호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경계없는 세대: 라틴아메리카의 현대미술 특별전
그동안 지역적 거리감 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던 중남미 예술이 최근 들어 많은 경로를 통해 우리 곁으로 다가오면서 중남미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교류는 곳곳에서 전시, 문화 행사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 이번에 마련된 중남미 문화축전은 우리나라와 중남미간 문화 교류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중남미 문화축전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인 <경계없는 세대: 라틴아메리카의 현대미술> 특별전은 동시대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다양함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구 정반대편인 중남미 16개국에서 온 작가 28명의 최근작 40여 점이 전시되었다. <경계없는 세대: 라틴아메리카의 현대미술> 특별전은 중남미 문화에 대한 낯섦이나 이질감이 들 것 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작업과 그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하학적 화폭에 들어찬 숫자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여체의 포르노그래피로 변해가는 렌티큘러 입체 이미지(펠리삐 까마・브라질), 풍경화의 구도 속에서 미세한 사람과 동물이 움직이는 비디오 설치물(나야리 까스띠요 & 꼰수엘로 멘데스・베네수엘라), 묘한 환각을 이끌어내는 술병, 과일, 드로잉의 극사실화(에르난 미란다・파라과이), 디지털 이미지작업으로 사진과 그림이 뒤섞인 듯한 배경 속에서 발랄한 자태를 취한 뮤즈의 모습(플라비아 다 린・아르헨티나) 등이 갤러리 가득 펼쳐졌다. 이 같은 작품들을 통해 종교, 이념, 인종 등 다양한 주제와 장르가 그 경계를 넘어 혼재되어 있는 오늘날의 독특한 중남미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되었다.



낯선 매혹, 중남미를 만나다: 중남미 특별영화제
<중남미 특별영화제>는 중남미 각 국가의 역사, 사회, 문화를 반영한 영화를 소개함으로써 이들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중남미 13개국에서 찾아온 각기 다른 시대, 다양한 장르의 영화 31편이 7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13일 동안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영상실에서 각 나라별로 상영되었고, 각국의 대표 영화 1편씩에 한국어 자막을 제공했다.
그동안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중남미 영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예상보다 높은 듯했다. 중남미 영화를 이미 접해본 관객들은 그것이 한국에서 상영된다는 것에 대해 들떠 있었고, 중남미 영화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관객들은 새로운 문화에 대한 기대감에 고취되어 있었다. 7월의 마지막 날 상영한 <이사벨 호는 오늘 오후에 도착했다>라는 작품은 베네수엘라 영화로 유부남 선장 세군도와 라 과이라 항구의 여인 에스페란사와의 사랑을 담은 멜로 드라마다. 이 작품은 1951년 칸 영화제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아름다운 영상이 매혹적이다.
이외에도 콜롬비아 도시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세입자들의 지난한 삶을 그린 <달팽이의 전략>, 아동 매춘이라는 무서운 세계와 맞닥뜨린 코스타리카 소녀 키를라의 아픔을 담은 <어둠으로의 암호>, 1998년 온두라스를 강타했던 허리케인을 영화화한 <허리케인의 유령들> 등 삶의 역경을 다룬 영화들을 상영했다.
또한 스페인 여행자와 에콰도르 대학생의 우정을 그린 <끝없는 여정>, 브라질의 인기 듀오 제제와 루치아노 형제의 이야기 <프란시스코의 두 아들>, 극빈 지역에서 태어나 중남미 영웅으로 부상한 파나마의 권투 선수 듀란의 인생 역정을 담은 <복싱 영웅, 로베르토 듀란>, 나이 든 미국 여자를 만나 비자를 얻는 게 꿈인 도미니카 청년의 고군분투기 <생키팽키>, 연예 기자가 되고자 했으나 우연히 범죄 기사를 담당하게 된 신입기자 알폰소의 이야기 <붉은 잉크> 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2006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 프리미어 수상작 <나무>, 2007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타인>, 제1회 하바나 국제신남미영화제 교육 부문 대상 수상작 <카레네로에서 뉴올리언스까지> 등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들도 다수 상영했다.
국내 수많은 영화제 중 중남미 특별영화제가 특히 빛이 났던 이유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당분간 이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더 많은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앞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남미의 영화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