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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우편함]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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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에서

김소영(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 객원교수)


안녕하세요. 저는 KF 객원교수로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불가리아는 동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해 있으며, 장수 식품인 요구르트와 장미 오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불가리아는 1990년 한국과 수교 후 1992년 소피아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31년간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와 불가리아 내 한국어 교육은 가시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최근 BTS를 비롯한 K-팝 그룹에 열광하는 10~20대 팬이 많아지면서 한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 열풍으로 최근 한국학과에 입학하는 학생 중에는 이미 미디어와 한류를 토대로 한국의 문화와 대중문화, 한국 관련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맡은 수업은 전공필수 과목인 ‘실용 한국어‘와 ‘번역이론과 실습‘입니다. 일주일에 12시간 강의하는 ‘실용한국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비중이 높은 중요한 수업입니다. 한국어는 불가리아어와 발음과 문법이 달라서 쉽지 않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불가리아 학생들의 열정과 의지는 정말 대단합니다. 번역 강의에서는 신문 기사, 서류, 속담, 문학작품 등 다양한 텍스트를 번역합니다. ‘번역이론과 실습‘을 통해 한국 문학작품 번역에 흥미를 갖고, 졸업 후 번역가로 활동하며 한국 문학작품을 불가리아어로 번역해서 출판하는 졸업생도 있습니다.

저는 전공필수 과목 외에도 전공선택 과목으로 ‘한국 전통음악과 사물놀이‘와 ‘한글 붓글씨‘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음악과 사물놀이‘는 전공선택 과목 중 가장 인기 있는 강의로, 사물악기의 이론과 실습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날‘ 등의 행사에 참여해 공연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장구 소리는 가슴이 콩당콩당 뛰는 소리 같아요. 전 사물놀이가 정말 좋아요‘라며 수업이 끝나도 남아서 더 배우겠다고 열심인 학생들을 보면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한글 붓글씨‘는 올해 신설한 과목으로, 한국어 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붓글씨를 통해 한글을 바르고 예쁘게 쓸 수 있도록 훈련합니다. 2시간 동안 앉아서 붓글씨를 쓰려면 힘이 들 텐데 불평 한마디 없이 한글을 바르게 쓰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특한 마음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현재 불가리아에는 소피아대학교뿐만 아니라 4개 대학교, 초·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정규 과정, 비정규 과정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교육 확산으로 소피아대학교 한국학센터에서 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능력시험의 중요성을 인정해 2021년부터는 토픽(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점수 3급 이상이면 입학전형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2년부터 불가리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에 한국어를 외국어로 채택해 지난해부터 12학년 학생은 한국어, 일어, 영어, 독일어, 불어 등 1개 언어를 선택해 외국어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소피아대학교는 불가리아에서 한국어 교육의 열풍을 견인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를 위해 애쓰시는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님들과 강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소피아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불가리아 문화 교류 행사


 

소피아대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진 사물놀이 공연


 

한국학센터 사물놀이방에서 진행한 사물놀이 수업


 

한글 붓글씨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