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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개개인의 역량은 이미 한국 이미지를 높이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연합통신(United News of Bangladesh, 이하 UNB)의 에나예툴라 칸(Enayetullah Khan) 주필 겸 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1985년의 첫 방문 이래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놀랍도록 발전해 온 한국의 모습을 멀리서나마 지켜봐 온 소감과 양국 언론계의 이슈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15년 만의 한국 방문이십니다. 많은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인데요.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지만, 마지막 방문으로부터 15년이 흐른 뒤의 방문이라 꼭 처음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맨 나중에 본 것과 지금 보는 한국의 모습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물론 아주 좋은 방향으로 달라졌지요.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에 대해서는 방글라데시에서도 익히 들어 왔지만, 경제 발전만큼이나 문화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는 데 더 큰 감명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품 수집가이기도 합니다만, 거리 곳곳에서, 그리고 건물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소양이 놀랍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 중에 만난 박서보 화가와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그런 한국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론계 인사와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같은 분야 종사자로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합니다.
뉴스 생산자 입장에서 코리아타임즈 사장과 심도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계속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인쇄매체의 미래에 관해 우리에게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습니다. 무료로 접할 수 있는 뉴스 콘텐츠가 온라인에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존 신문 독자들, 특히 인쇄된 신문에 익숙치 않은 젊은 세대의 요구를 어떻게 맞춰갈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현재도 많은 제휴를 하고 있는 연합뉴스와는 아무래도 상호 교류와 뉴스 교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경제와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뉴스 텍스트와 이미지 등을 더욱 폭넓게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글라데시 유일의 민간통신사로서 UNB의 역할에 대한 사명감이 클 것 같습니다.
저는 설립자 중 한 명으로, UNB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UNB는 1988년에 설립된 이후 세계 최대 통신사인 AP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재까지 양질의 뉴스를 생산해 오고 있으며, 어느새 방글라데시를 대표하는 언론사가 되어 꾸준히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민영 통신사인 만큼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도 서슴없이 싣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역 뉴스 역시 충실하게 다루고 있지요. 물론 앞서 말했듯 인터넷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뉴스 통신사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온라인 비즈니스와 모바일 구독자를 감안한 다양한 변화와 혁신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웹과 모바일 환경에 대한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이 발달한 한국을 찾은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 방글라데시 간 미디어 환경 차이?
온라인 웹 기반 정보들이 인쇄매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분명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나라별로 그 정도와 방향의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의 인쇄매체 독자 수는 다른 나라보다 많은 편이고, 이런 문화적 차이 덕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쇄매체가 존속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방글라데시 역시 한국, 일본과 같은 환경이 조성되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웹 기반 뉴스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미 한 발 앞서있는 한국의 노하우도 배우고자 합니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독립 매체로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UNB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뉴스 콘텐츠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해 현재까지 재정적으로나 수익면에 있어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콘텐츠를 구입한 독자들이 그에 상응하는 만족을 느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알찬 정보에서부터 영어회화 같은 일상 생활의 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독자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보는 곧 서비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의성과 속보성, 정확성을 모두 만족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한다면, 앞으로도 UNB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 한국발 뉴스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어떤 뉴스가 뉴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뉴스의 대상에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한국발 뉴스들은 이미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경제 관련 뉴스에 대한 관심이 크고, 그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간의 정치외교적 뉴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성장이 방글라데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의 성장과 함께 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려는 방글라데시로서는 당연한 일이지요. 그리고 제가 직접 만나본 독자들 가운데 점점 많은 수가 한국인의 시각으로 직접 제작된 생생한 뉴스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떤 식으로 소화해 내느냐 하는 것은 저에게도 어젠다가 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방글라데시 내 한국 이미지 제고와 양국의 교류 확대를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이미 매우 훌륭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영역에 걸쳐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한국과 여러나라의 교류를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민 개개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미 한국 국민들은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높여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변 위에, 한국에 대해 가감 없이 알리고 소통하려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