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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펼치는 한국 문화 순회 전시의 면면과 그 의미

2003년부터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미국에서 한국과 한국의 문화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위해 혁신적인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위치한 뉴욕뿐만 아니라 대도시 바깥 지역의 관람객들에게도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북미 전역의 박물관과 기관 등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순회 전시를 시작했으며, 한국의 역사, 문화, 종교, 현대의 사건 등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행은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든다. 여행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을 벗어나 평소의 경험 이외의 것에 빠질 수 있게 해준다. 여행은 오래 남을 추억을 만들어내고, 그 경험의 부스러기가 전하는 감흥은 여행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들과 관련 있는 이들에게도 잔물결을 일으키며 퍼져나간다.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면 아마도 매우 제한적이고 다소 틀에 박힌 것들만 볼지도 모를 관람객들에게 흥미진진하고 교육적인 경험을 전하기 위해 힘쓴다는 점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 갤러리의 사명은 이것과 아주 비슷하다. 우리의 희망은 잔물결을 많이 만들어내어 그것이 증폭되고 합쳐져 호기심에 불을 붙이는 것이며, 더 깊은 탐구를 진작시키며 한국과 그 문화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거대한 파도가 되게 하는 것이다.

한국 문화의 다채로움을 선보인 다양하고 독특한 컬렉션
모든 순회 전시회는 관람객들의 반응 면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각각의 전시회 모두 특이하면서도 희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대작의 전시회도 아니고,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들이 전시되는 것도 아니지만 전시회마다 그 내용이 특별하여 한국 문화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조명하는 독특한 보석이 되고 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갤러리는 종종 미국과 한국의 개인 컬렉션에서 전시회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발전시키곤 한다. 컬렉션의 대다수는 특히 미국에서 전시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기회가 부족하고, 소개할 체계적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다양한 컬렉션을 찾아내어 그 독특한 특성과 그것이 한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보여주는 무대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순회 전시회가 성공을 거둔 요인은 편안하게 다가가면서도 각 문화의 독특함을 알리기 위해 차이점을 대비시킴과 동시에 서로 비슷한 점을 부각시켜 문화 간 유사 관계를 제시한 데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장례 조각품: 저승길의 동반자들》 전시회를 통해 죽음에 대한 한국인들의 태도를 보여주었고, 《신, 귀, 장군: 한국 무속의 아이콘》전시회에서는 한국 고유의 무속 전통을 파헤쳤다. 《토이 스토리: 한국인들의 어린 시절 기념품》에서는 1970~1980년대에 대한 향수를 다뤘으며, 《한국의 선교 사진: 기독교를 통해 서구와 만나다》전시회에서는 19세기 말 조선에 미친 기독교의 영향을 조명했다.



한국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불러일으키는 높은 교육적 가치
“한국 사람들에게도 만화책이 있는 줄 몰랐어요!” 이것은 전시회 개막식 날 어느 관람객이 했던 다소 놀라운 말이다. 《한국의 만화: 작은 테두리를 통해 본 사회》전시회에서 나타난 만화 주제의 다양성, 만화가들의 다양한 스타일, 예리하고 생생한 그림에 많은 관람객들이 깜짝 놀랐다. 북한 만화가 2명을 포함하여 21명의 남북한 만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주제를 보여준 이 전시회는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순회 전시회 중 가장 인기가 많다. 만화는 독자들을 웃게 만드는 것 외에도 전후 현대 한국 시민사회의 성장을 반영한다. 이 전시회는 샌프란시스코 공립도서관과 세인트루이스의 밀드레드 레인켐퍼 미술관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11개 장소를 순회했다.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학교는 학내에서 이 전시회를 아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에 더해 한국 만화책을 한국 문학 교재로 구입할 수 있도록 경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죽음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삶의 관문이다. 《한국의 장례 조각품: 저승길의 동반자들》에서는 74점의 장례 조각 인형 꼭두를 전시했다. 곡예사, 광대, 기발하고 신기한 동물들이 애도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 즐거움을 표현한다. 순회 도시마다 이 작은 목각 인형들은 문화 대사가 되어 망자에 대한 한국인의 수준 높은 이해와 배려,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 관람객 레니 필즈는 “목각 인형의 단순함이 너무 아름다워요. 아주 현대적이고 영원하며, 매우 감동적입니다”라고 느낌을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데, 드라마 <대조영>과 <이산>에서 본 장관과 예술성에 흠뻑 빠졌습니다. 한국에 여행을 가서 이런 것들을 직접 본 뒤에는 더욱 더 반했어요. 이번 전시 역시 한국 문화에 더욱 흠뻑 빠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처음 소개한 뒤 5개 도시를 순회했으며, 현재 LA의 캘리포니아대학교 파울러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1890년대 초에서 1930년대 말 사이에 개신교와 가톨릭 선교사들이 찍은 사진 100장을 보여주는 전시회 《한국의 선교 사진: 기독교를 통해 서구와 만나다》는 이런 종류의 미국 내 전시회로는 가장 포괄적인 전시회다. 미국의 공공 및 개인 컬렉션의 풍부한 사진 자료들은 근대가 시작되는 시점에 미국인 기독교 선교사들의 존재와 활동으로 중재된 서양과의 접촉이 남긴 영향을 기록하고 있다. 이 사진전은 한국인들이 기독교를 통해 어떻게 서구와 만났는지에 대해 독특한 시각을 제공한다.
비록 규모는 작고, 널리 알려진 주요 박물관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모든 순회 전시회는 시사하는 바가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종종 간과되고 부적절하게 표현되는 한국 문화의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 이들 전시회는 그 독특한 교육적 가치 측면에서 볼 때 아주 귀중하다. 순회 전시회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오래 지속되는 대화를 통해 한국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불러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호수의 잔물결은 그 숭배자의 눈을 멀게 하지 않으면서도 눈부시게 빛을 반사할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