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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을 맞으며

올해 2001년은 새로운 세기의 시작인 동시에 우리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설립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새로운 천년대,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란 단순히 수사학적인 의미로의 시작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100년이란 지난 수천년의 인류역사가 경험했던 것 보다도 훨씬 크고 많은 변화, 어쩌면 인간사회의 존속 그 자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격동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아직 10년밖에 되지 않은 우리 재단도 그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어떤 것인가를 재 점검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든 존재들은 유기체이든 사회 기관이든 서서히 존재가치를 잃게 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역사적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이란 우리 재단 스스로가 변화해야 된다함을 뜻합니다. 적응을 위한 변화란 반드시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때로는 강한 연속성의 유지가 격변속에서 살아 남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때로는 과거의 전통속에서 변화하는 현실에 적절하게 대처 할 수 있는 지혜의 샘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생생한 시대감각, 사회감각을 가지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재단의 존재이유가 무엇인가를 상기하며 스스로가 맡고 있는 일을 챙기며 보다 효율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능동적 자세를 가지는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급속도로 지구촌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변화에 적응해 갈 뿐 아니라 그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가는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주년을 기회로 우리 재단은 올해말 그동안 우리가 해 온 일을 총 점검하는 의미에서 "세계의 눈에 비친 한국"을 주제로 하는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우리를 선전하기 위해서 보다도 남의 눈에 비친 우리의 위상이 어떤 것인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이며 지금까지 우리 재단 사업에 관심가지고 참여해 오신 분들의 적극적 호응을 기대합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재단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파리의 기메 아시아 미술관에 한국실이 크게 확장되었으며, 미국과 유럽의 큰 대학들에는 한국연구의 기초가 잡혔습니다. 우리는 이제 교류와 지원 사업 대상을 미국과 유럽에서 제3세계로 확장해 나가는 길을 서서히 모색할 것입니다. 재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의 대상을 엄선하는 일이 불가피하며 사업의 영역이 확대되는 만큼 재단 직원들의 책임도 그 만큼 무거워질 것입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한국이해 교육과 문화사업에도 관심을 쏟을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한국을 바로, 따뜻한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시작이 되어야 하며 우리 스스로가 외국의 이웃들과의 보다 가까운 접촉을 통해 그들의 삶과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됨으로써 우리에 대한 그들의 깊은 이해 또한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이고 내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의 해인 만큼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 외국인들이 급증할 것이 기대되며 우리 재단의 사명도 그 만큼 더 중요해 질 것입니다. 이 부문에서는 우리 재단 직원들 뿐만아니라 우리 재단의 국제교류사업에 뜻을 같이 하시는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를 기대하며 봉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도 시도할 것입니다.

우리는 물론 종전의 한국연구 지원 사업, 외국의 유수 연구기관과의 협동사업, 인사교류 사업, 장학금 지원사업, 문화교류사업, 출판과 자료지원 사업 등을 계속 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교수직 설치, 박물관내 한국실 설치 등 많은 재원을 요하는 대형 사업들의 첫 단계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으므로 장학금 사업확충 등 내실화에 좀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의 기구개편에서 연구장학지원팀을 따로 설치한 것은 그 사업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특히 수혜자들을 위한 사후관리 지원체제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종전과 같은 내용의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라도 사업 추진 방식의 합리화, 효율화를 도모하여 지원대상들이 종전에 겪었던 다소의 불편을 해소하고 재단 직원들도 일상적 관행에서 해방되어 보다 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급속히 세계화 되어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 재단이 감당해 내야 할 책임에 비추어 이를 수행해야 하는 직원들의 교육기회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항상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특별한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은 교육과 올바른 동기부여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이사장과 교류담당 이사로 연임된 저 자신과 김재규 이사, 그리고 새로 관리담당 이사로 부임한 사부성 이사 세 사람은 개편된 직원회와 밀접한 연계속에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특별한 노력할 것입니다.

정보통신과 교통망의 혁명적 발달로 말미암아 전 세계가 이미 일일 생활권이 아니라 즉각적 교신권으로 연결되어가는 오늘의 세계사적 현실속에서는 이미지 관리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유일한 종합적 국제교류 창구인 저희 국제교류재단의 사명과 책임은 그 어느때 보다도 증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 재단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재단의 재원확보에 다소의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습니다. 저희 재단 입장은 다소의 재정적 감축은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제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기구으로서 사업추진상의 자율과 자립성만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단은 정부로부터도 아직 규모가 크지 못한 재단의 기금확충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나 앞으로는 기업체나 뜻을 가진 개인 등 민간측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우리 한국의 경제적 위상 및 장기적 이익관리에 걸맞는 국제교류 사업의 추진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씀드린 자원봉사 인력의 활용은 재단사업의 질적 수준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많은 호응을 바랍니다.

좋은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우리 재단은 닥쳐오는 재정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정진할 수 있는 대내외적 역량을 지난 10년 사이 충분히 키어왔다고 자신합니다. 우리 재단일에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호응해 주시는 국내외 지지자들게 새해 인사와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인사 말씀을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