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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한·러포럼

재단과 러시아 외교아카데미는 지난 9월 27(목)-28(금) 양일간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외교아카데미(원장: Yuri Fokin)와 공동으로 제3차 한·러포럼을 개최하였다. 이인호 재단 이사장을 대표로한 임성준 외교통상부 차관보 조웅규 의원, 현승일 의원 등 한국측 참가인사 20여명과 포킨 원장을 대표로 로슈코프 외무부 차관, 토르쿠노프 국제관계대학(MGIMO) 총장 등 50여명의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참가한 금번 회의에서 양측 참가자들은 양국간 경제 및 안보협력, 문화·학술·언론교류 확대 등에 대해 상호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양자관계 발전을 위해 기존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특히, 미국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세계질서 및 안보체제에 대한 우려와 지구촌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테러방지 노력을 위해 양국이 함께 협력할 것을 확인하였다.

금번 포럼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국의 정치·경제정세와 한·러관계 전망

러시아측에서는 수교 이후 지난 10년간의 한·러관계를 대체로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양국간의 각종 ‘조약’ 및 ‘공동선언’을 통한 대규모 사업 프로젝트가 준비중에 있음을 환기시켰다. 다만, 양국의 경제협력 규모와 한국의 대러시아투자는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금년 8월 북한 김정일의 방러활동과 관련, 러·북간의 몇 가지 조약체결은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 및 북한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하였으며, 지난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해 동조가 아닌 단순히 ‘이해’를 나타내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어야 가능하다고 예상하였다. 한편, 러시아는 세계화 대전제에는 공감하며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미국중심의 일방적 세계화는 수용할 수 없으며 다극화에 기초하여 세계화의 과실을 지구촌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3차 한·러 포럼".

한국측에서는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중 전통적인 한·미관계와 상충될 수 있는 내용이 있었음을 언급하고 현재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햇볕정책이 이와 같은 오해로 인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요청하였다. 또한, 러·일간의 영토문제로 인해 한·일간 어업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다.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적 연대 필요성을 역설하고 금번 9.11 테러가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세계질서 재편에 영향을 줄 것을 예상하였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증하고 러시아와 일본이 이에 대해 확인하는 6자간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러 경제협력방안

한국측에서는 한·러 경제관계를 상호 보완적으로 평가하며 현재의 경제협력이 한 차원 높은 방향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현재 양국간에 진행중인 대형 프로젝트의 실질적 진척을 위한 한·러 정부의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여건조성 및 홍보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한국의 투자유치를 위한 세제정비 등 러시아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청하였다. 또한, 극동시베리아분과위가 양국간 실질적 협력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였다. 한국은 사할린 가스전 개발에 관심이 많음을 표명하고 TSR-TKR연결을 위해서는 시장경제성에 입각한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현재 양국 교역규모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점진적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러시아측에서는 러시아 경제가 최근 3년간 성공적으로 발전, 전환기적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하였으나 석유 등 천연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첨단기술 산업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특히, 자국내 중소기업 육성이 미흡한 상태임을 언급하며 ‘러시아型 재벌’의 일방적 발전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하였다. 나홋트카 공단조성은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하원의 비준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공단조성 공사가 시작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보다 단기간에 양국 경제협력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서는 중소규모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진행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정세와 한러협력

한국측에서는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변화로 인하여 남북관계가 소강 상 태임을 지적하고 북한은 북·미관계의 소강상태에 따라 북방 3각관계(북·중·러) 강화에 주력하는 등 신냉전적 폐쇄구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이 한·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국내 일부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대러시아 군사정책은 장기적 상호 신뢰와 호혜에 기초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는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남북간에는 군사적 신뢰관계가 전제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주한미군은 한·미 양자간 문제임을 강조하였다.

러시아측에서는 한반도 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 당사자간의 문제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높이 평가하나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노력부재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북한의 개방, 즉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과 민주화 등은 북한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며 남한 주도의 통일방식에 대한 강요는 적합하지 않다고 언급하고 이런 측면에서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하였으나, 정권교체시 대북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였다. 또한, 한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러시아는 90년대의 경험에 비추어 남북 일방에 대한 경도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언급하였다.

한·러간 학술·문화·과학분야의 교류확대 방안

한국측에서는 한·러간 문화교류는 장기적, 지속적이어야 하며 상업적 방식을 탈피하고 교류지원 기관의 채널을 단순화하여 의견수렴에서 집행까지 효율성과 일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이 가능한, 전문 문화기관의 설립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러시아측에서는 현재 유망분야를 중심으로 한·러간의 각종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였다. 러시아는 기초기술 부문, 한국은 응용기술과 자본에 우의가 있으므로 이의 상호 보완성 활용을 언급하고 러시아 기술의 상용화 및 상업화가 어렵다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정치차원이 아닌 실제 엔지니어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하였다.


이인호 이사장 러 외교아카데미 명예박사 받아



재단 이인호 이사장이 9월 28일 한·러 외교 발전에 공로를 인정받아 러시아 외무부 산하 외교아카데미(원장: 유리 포킨)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관계 분야에서 현저한 업적을 이룬 정계·학계 인사에게 수여되는 이 학위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12명이 받았으며, 아시아 인사로선 1974년 외교아카데미 창립이래 이번 이 이사장이 처음이다.

러시아사 전문가인 이 이사장은 서울대 교수시절 한국슬라브학회를 발족시킨 이래 주러시아 대사(1998-2000)와 재단 이사장으로 봉직하면서 문화·학술 등 다방면에 걸쳐 한·러 양국간 교류·협력 관계 발전에 기여하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