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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문화의 차이

나라마나 각기 자신의 고유한 문화전통과 관습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그 나라의 위치와, 역사, 종교, 그리고 주변 나라의 영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불가리아와 한국과의 문화차이와 그에 따른 생활습관의 상이성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봄 처음으로 한국에 온 나는 정말 놀라운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임시로 친구 하숙집에서 며칠을 지냈는데, 침대가 없어 그냥 방바닥에서 잠을 자고 나니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침대에서 자는 것보다 방바닥에 자면 건강에도 좋고 더 편하다고 한다.

한번은 일반 대중식당에서 난생 처음으로 바닥에 앉아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젓가락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온통 밥을 흘리면서 먹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바닥과 젓가락 문화는 불가리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전혀 색다른 문화로서 비록 필자가 젓가락 사용이 서툴다 하더라도 불가리아에 가면 아마 ‘젓가락 도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탔을 때는 더욱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였다. 여자들은 대부분 서있고 젊은 남자들이 그냥 앉아 있는, 불가리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보통 젊은이들은 노인에게 앉을 자리를 양보하고 남자들은 여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불가리아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예의가 없고 무뚝뚝한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한국에서는 유교적 영향으로 남성위주의 계급의식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엄마들이 아이를 등에 업고 다니는 것도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다. 보통 유럽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지만 한국에서 유모차보다는 업고 다니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하기야 바쁘게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을 보면, 예컨대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아이를 등에 업는 것이 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다.

여름철에 사람들이 비가 올 때는 물론이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우산(양산)을 쓰고 다니는 것을 보고 정말 신기하게 생각됐다. 불가리아에선 화창한 날씨에 길거리에 우산을 쓰고 다니면 아마 남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해로운 햇빛(자외선)을 피하려는, 건강을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한국사람들이 인사를 하면 말로만 하지 않고 허리도 숙이는 습관도 인상적이다. 보통 유럽사람들은 그냥 말로만 인사를 하거나 악수를 하지 허리를 숙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허리를 숙이면 더욱 친절하게 느껴지고 그런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서로 물건을 주고받을 때는 언제나 두 손을 사용하는 것도 배울 만 하다. 처음엔 이런 예절을 몰라 실수한 적도 많았지만, 이젠 한국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경의를 표하는 지를 알 것 같고 이러한 한국식 예절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천천히 길을 걷다가 휴대전화를 받으려고 갑자기 멈춰 서기도 하고, 자기만 바쁘다고 빨리 걸어가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불가리아에서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마도 큰 야단을 맞을 것이다.

서울에 살면서 때로는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정말로 충격적일 때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서로의 문화와 생활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럽인으로서 처음엔 다소 생소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과 한국인의 생활습관도 점점 가깝게 와 닿고,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