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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 <제주해녀문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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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 <제주해녀문화전>
지난해 스웨덴 예테보리 해양박물관에서 열린 <제주해녀문화전> 모습
사진출처: 주스웨덴대한민국대사관

‘숨비소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국어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우리말입니다. 바로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를 뜻합니다. 이 소리가 최근 북유럽 스웨덴에도 전해졌습니다. 직항편이 없어 한 번 이상 경유하고 12시간 넘게 날아가야 하는 먼 나라 스웨덴, 길을 걷다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나기만 해도 왠지 반가울 것 같은 낯선 땅에서 제주 해녀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린 것입니다.

   2019년은 한국과 스웨덴이 수교를 맺은 지 60년 되는 해로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을 국빈 방문하였고, 수교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수도 스톡홀름에 자리한 국립세계문화박물관 동아시아박물관에서는 <제주해녀 문화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2년 KF의 지원으로 스웨덴 유일의 한국실을 개관한 동아시아박물관에서 2019년 5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김형선 사진작가의 해녀 사진, 고희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물숨’, 김순이 연구자의 해녀 관련 기증품 등이 공개되어 이목을 끕니다. 일부 작품들은 지난해 예테보리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스웨덴 사람들과 만난 적이 있지만, 상당수는 스톡홀름 전시를 통해 최초 공개됩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스웨덴 탐험가 스텐 베리만이 1935년부터 1936년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촬영한 해녀 사진들도 전시됩니다. 뿐만 아니라 8월 중에는 제주해녀합창단이 '한국문화축제'에서 여러 공연을 펼칠 예정이어서 올해 스웨덴 그리고 스톡홀름 사람들은 다양한 해녀 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평생 수심 10m 이상의 바닷속을 잠영하며 가뿐 숨을 몰아 쉬던 해녀들의 억척스럽고 고단한 삶에만 포커스를 두지는 않습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한국의 문화 유산을 유럽에 널리 알린다는 것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역사나 문화를 보면 때론 완전히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도 의외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북유럽의 스웨덴과 동아시아의 한국은 일견 다른 점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고유의 해양 문화가 발달한 스웨덴에서, 거친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온 제주 해녀들의 인생을 엿보는 것은 매력적인 ‘문화 교류’로 느껴집니다. ‘스웨덴에서 만나는 제주 해녀’는 서로 다른 두 바다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파도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글 김신영

국립세계문화박물관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해녀문화전>
사진출처: 주스웨덴대한민국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