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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한일포럼 개최 200년을 맞는 새로운 파트너십 논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당면한 사회·문화적 과제는 많은 공통점이 있으며, 시민사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과 국가 및 국민의 역할 등에 관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또한 양국이 쌍무적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적 차원, 더 나아가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협력을 이룩하기 위한 건설적 아이디어도 제7차 한일포럼에서 교환되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우호 협력 증진과 미래 지향적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제7차
한일포럼이 재단과 일본국제교류센터(이사장 : 야마모토 다다시)의 공동
주최 하에 양국 포럼 사무국(한국측 회장: 최광수 전 외무장관, 일본측
회장: 오와다 히사시 전 유엔대사)의 주관으로 지난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 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제7차 포럼에는 양국의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사회문화계
인사 등 총 45명이 참석하였다. 한국측에서는 최광수 회장을 비롯하여
국회에서 유흥수, 김도언(한나라당), 손세일, 양성철(국민회의) 의원,
경제계에서 김상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구평회
LG고문, 정인용 전 국제금융대사, 이길현 신라호텔 사장, 학계에서 안병준
연세대 교수, 최상용 고려대 교수, 이진순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김옥렬
전 숙명여대 총장, 언론계에서 장명수 한국일보 사장, 정구종 동아일보
이사, 성병욱 중앙일보 상임고문, 유근일 조선일보 논설주간, 길종섭
KBS 보도위원, 그리고 사회문화계에서 이정빈 재단 이사장, 오재희 전
주일대사,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신동원 전 외무차관,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배정호 민족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25명이 참가하였다
한편, 일본측에서는 오와다 히사시 회장을 비롯하여
국회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사사키 도모코(자민당), 마쓰다 이와오(무소속)
의원, 경제계에서 후지무라 마사야 일한경제협회 회장, 사또 긴코 증권감독위원회
위원장, 후지와라 가츠히로 경단련 전무이사, 구스카와 도루 후지종합연구소
상임고문, 학계에서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이토 아비토 동경대
교수, 나카니시 히로시 교토대 교수, 후카가와 유키코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 언론계에서 아사미 다모츠 중앙공론 부국장, 치노 게이코 산케이신문
논설위원, 가노 타다오 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 수즈오키 다까부미 니혼게이자이신문
논설위원, 다카시마 하쓰히사 NHK 방송총국 특별주간, 와까미야 요시부미
아사히신문 정치부장, 그리고 사회문화계에서 후지 히로아키 일본국제교류기금
이사장, 야마모토 다다시 일본국제교류센터 이사장 등 20명이 참석하였다.
세계화의 동반자로서
한일 관계 강화에 기여 한국측 회장인 최광수 전 외무장관은 개회사에서
작년 10월의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과 올해 3월 오부치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모두 21세기를 향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였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최근 일본의 국기·국가 법안 통과,
야스쿠니 신사의 법적 지위 변경 논의 등이 일본의 안보태세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비상한 관심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므로,
20세기 마지막 포럼이 될 이번 7차 회의에서는 21세기 한일 관계의 발전에
있어서 어떠한 기회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지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오와다 히사시 회장은 개회사에서 제7차 한일포럼 개최를 축하하는 일본
오부치 총리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하고, 세계화(globalization)의 도전
앞에서 양국이 쌍무적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적 차원, 더 나아가
전 세계적 차원에서 협력을 이룩하기 위한 건설적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장소가 바로 한일포럼이라고 언급하였다. 특히,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당면한 사회·문화적 과제는 많은 공통점이 있으며, 시민
사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과 국가 및 국민의 역할 등에 관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정치적으로
양국 모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이를 잘 소화하여 경제적으로는
동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국제 경제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양국의 역할을
증대하고, 북한의 장래와 관련한 양국의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순영 외교부장관은 축사에서 한일포럼이 양국을 이어주는
가장 성공적인 민간협의체로 자리잡게 되었음을 치하하고, 한일 양국은
현재 교섭 중인 투자 협정(BIT)을 조기에 체결하고 자유무역 협정(FTA)
체결도 시야에 두면서 중국 등을 포함하는 동북아공동체(Northeast Asian
Community) 형성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일본의
보수화·우경화에 대해 주변국들의 우려가 증대되는 것과 관련, 일본은
평화헌법·전수방위·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정상적인 국가’가
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상호 이해와 협력 방안의 모색 3일 간에 걸쳐 총 5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된
토론에서 한일 양국의 참석자들은 토론 중간에 예정되었던 휴식시간도
없애고, 오만찬 일정을 단축하는 등 회의장은 3일간 그야말로 토론의
열기로 가득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따끔한 질책과 권고를 아끼지 않았고,
때로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염려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토론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1회의 ‘한일 양국의 국내 정세’에서 한국측 참가자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경제 위기 속에서 정권을 인수하여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옷 로비’ 의혹 사건, 내각제 개헌
문제 등으로 인한 여당의 신뢰도 저하, 야당의 대안 없는 강경 투쟁
등의 정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IMF
위기’는 고질적인 정경 유착 현상을 타파하고 한국 정치가 변신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치 개혁
문제는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추진되어야 하며, 새 천년을 맞이하여
한국 정치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일본측 참가자들은 한국의
정치 개혁 관련 법제화 과정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일본도 여전히 안고
있는‘보스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고, 연립 정부를 극복하려는 한국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오히려 세계적인 추세는 현재의 공동 정부와
같은 연립 정치의 보편화 현상임을 강조하였다. 제2회의‘한일 안보 협력’에서는 한일 안보
협력의 기본 전제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깊이 동감하고 공동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일 안보 협력의
단기적 과제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이며, 장기적으로는
한미일 협력 구도에 중국을 포용해야 하며, 한일 안보 협력은 궁극적으로
동북아 지역 안정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고,‘안보 문제의 탈정치화’를
강조했다. 또, 한국측 참가자들은 최근 일본의 우경화 조짐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촉구하고, 특히, 주변국으로
하여금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국가 목표를 포함한
제반 문제에 대한 투명성(Transparency) 확보와 함께 일본이 주변국들에게
이를 설명할 책임이 있음을 피력했다. 제3회의
‘한일 경제 협력’에서는 한일 양국의 실질적인 경제 협력 방안이 모색되었으며,
한국이 최근의 경기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에 부합되는
경제 개혁의 꾸준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일본측이 주장했다. 그리고,
양국이 진행중인 구조조정은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역설되었으며, 특히 벤처산업 육성에 한일 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했다. 아시아 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일본의
지도력이 요구되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IMF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AMF(Asia Monetary Fund)를 구상하는 방안도 제기되었다. 제4회의 ‘한일 사회문화 협력’에서는 한일 양측이 시민 사회간의
폭넓은 교류 활성화에 대한 공통 인식 아래 시민 사회 간의 교류가 중앙뿐만
아니라 지방간 교류 차원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교류 활성화에 매우
중요함을 동감하고, 특히, 최근 양국 내 시민단체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2002년 월드컵 개최와 관련, 한일 양국 문화의 상이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부각시키는 노력의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제5회의‘한일 협력의 새로운 차원’에서는 21세기를
맞이하여 단순한 쌍무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나아가 세계를
위해 양국이 할 수 있는 공동 의제 발굴 및 협력 방안의 모색이 강조되었고,
특히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좋은 계기로 삼아 제반 분야에서 양국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희망했다. 3일 간의 진지하고도 허심탄회했던 열띤 토론의 장을 뒤로하고
한일 양국의 포럼 참석자들은 내년 일본에서의 재회 약속을 남긴 채
아쉬움 속에서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