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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앙카라대학의 한국학

앙카라대학은 현대 터키공화국의 건국자이자 터키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터키의 아버지) 케말 파샤의 명으로 1935년에 설립되었다. 아타튀르크는 터키공화국을 건국하면서 터키의 언어와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고, 앙카라대학을 설립하여 터키의 언어와 역사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앙카라대학교는 체육·보건대학 등 초급대학 11개, 문과대학·법과대학 등 단과대학 14개, 법의학대학원·인문과학대학원 등 대학원 7개, 유럽연합연구소·지중해연구소 등 연구소 23개를 가진 대규모의 대학이며, 이 대학들의 캠퍼스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앙카라 시내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한국학과가 소속되어 있는 문과대학은 정식 명칭이 언어·역사·지리 대학으로서 인문학 분야에서 터키의 어느 대학보다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앙카라대학 초창기부터 명맥을 이어온 문과대학은 현재 18개 학부, 79개 학과가 있으며 교수와 학생 등 총 인원이 8,000명에 이를 정도로 문과대학 자체가 웬만한 대학 규모이다. 앙카라대학 문과대학에는 주로 동양과 서양의 언어를 연구하는 동아시아학부와 서양학부, 그리고 지리, 역사, 고고학 등을 연구하는 지리학부, 역사학부, 고고학학부 등 주로 인문학 분야의 학과들이 소속되어 있다. 최근 터키에서 동양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동양학 연구 붐이 일고 있는데, 앙카라대학 문과대학은 동양학에 관한 모든 학과를 보유하고 있어 터키 동양학 연구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동아시아학부에 속해 있는 한국어문학과는 1989년에 설립되었는데 터키를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에서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학을 연구하는 유일한 학과이다. 금년에 뜻깊은 설립 10주년을 맞이하였는데, 그 동안 배출된 졸업생은 100여 명 정도이며 그들 중 많은 수가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터키나 한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기도 하고, 한국 관련 기업에 취직하거나 한국민 관광 안내원으로서 종사하고 있다. 또한 터키의 행정기관이나 다른 개인 회사에서 한국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어문학과는 설립 후 현재까지 터키 내의 한국학 연구를 위한 기초 한국어 교육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간의 기초 한국어 교육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0년대에는 보다 전문적인 한국학 교육과 연구를 하기 위한 재도약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배출한 졸업생들이 보다 전문적인 한국학 연구를 위하여 한국에서 또는 터키에서 한국학 연구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박사 학위를 받게 될 2, 3년 후쯤이면 한국학 전문가로서 대학의 강단이나 연구소 등에서 한국학 연구에 정진할 수 있게될 것이다. 이때쯤이면 터키의 한국학 연구는 어느 정도 정착의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터키가 이슬람 문화권이라는점과 함께 구소련으로부터 새로 독립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즈스탄,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투르크계 국가라는 측면에서 터키 내의 한국어문학과는 이슬람권과 투르크권의 중심지로서 중요도를 인지하고,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의 하나로 동일한 투르크계 국가에서 한국어 교육에 기초 교재가 될 터키판 한국어 문법서를 집필 중이며 늦어도 2001년까지는 출판될 예정이다. 또한 투르크계 국가에서 사용될 한국어본 교재의 출판도 계획중이다

한국어문학과에서는 1학년 과정에서 한국어 철자 및 발음, 한국어 기초 회화 등이 교육되는데, 교재로서는 주로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출판한 한국어 교재가 사용되며, 2학년 과정에서 한국어 중급 회화 및 독해, 한국어 기초 문법 등이 교육되고, 3·4학년 과정에서 한국어 문학 개론(현대·고전 문학 개론), 한국어학 개론, 한국어 문법, 한국어 음운론, 한국 현대시 및 소설, 한국사, 한국 문화와 민속, 한국 지리 등이 교육되고 있다.

주로 1·2학년 과정에서는 한국어 수업 위주로 진행되고, 3·4학년 과정에서는 한국학 관련 수업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한국학과 교수진으로는 학과장인 Ayse Onat(정교수, 역사 전공) 교수를 비롯하여, 김성주(한국국제교류재단 객원교수, 한국 문법), 김인숙(기초 한국어 및 한국어 회화), M. Ertan Gokmen(한국어 음운론), Goksel Turkozii(한국어 교육 전공), Yesim Ferendeli(한국 문학, 소설), Esin Koroglu(한국문학, 시) 등이 있다. 또한 한국어문학과는 매년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지원하는 도서와 한국 내의 각종 학술단체에서 지원하는 도서를 포함한 한국어, 한국 문학 관련 도서 1,300여 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한국학관련 도서는 앙카라대학 문과대학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문과대학 도서관은 35만여 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데, 3만 4천여 권의 학술 잡지, 4만 5천여 권의 고서, 1만 5천여 권의 필사본, 1만 5천여 권의 학위논문 등이다. 특히 문과대학 도서관에는 터키 내의 어느 도서관에서도 찾을 수 없는 터키의 언어, 역사, 지리에 대한 귀중본을 소장하고 있어 터키의 근대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문과대학 도서관 소장 자료의 이용은 필수적인 일이다.

한국어문학과에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관련된 다량의 오디오, 비디오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한국어문학과는 자체의 어학 실습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실습실에는 오디오, 비디오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실제 수업에서는 오디오나 비디오 자료를 이용한 시청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1999년 가을 학기부터 매주 1회 한국 영화 및 한국 홍보 자료를 오디오 실습실에서 방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어문학과가 보유한 한국 영화, 한국 관련 다큐멘터리, 한국 홍보 비디오, 한국어 교육 비디오 등을 정해진 스케줄에 의해 방영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의 한국어 및 한국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있음은 물론, 타학과 학생이나 일반인에게까지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한국 홍보에도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국어문학과는 매년마다 1주일 간 개최되는 ‘한국의 날’ 행사를 통해 많은 대학생들과 일반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다.

한국에서 지원하는 재단의 한국 연구 및 한국어 펠로쉽 프로그램이나 한국 정신문화연구원 등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은 한국어문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보다 직접적인 한국학 연구 및 한국어연수에 좋은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국제협력단 등의 지원으로 보다 원활한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