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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한국어 교육의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의 장

유럽한국어교육자협회 (European Association for Korean Language Education: EAKLE) 가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워크숍 제3차 회의가 지난 4월 9~10일 이틀간 런던대학 SOAS에서 열렸다. 워크숍에는 17개 유럽 국가를 대표하는 총 58명의 한국어 교육자들이 참석해 행사장을 열기로 가득 채웠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SOAS의 한국학센터와 공동으로 개최된 이번 워크숍은 4월 9일, 개회식과 함께 시작되었다. 개회식에서는 퇴임하는 학회장 로무알드 후슈차 교수(바르샤바대)가 환영사를 했고, 민영준 베를린사무소장과 한국학사업부 김하정 등 2명의 재단 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첫째날, 한국어 문법 교육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
워크숍은 6개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문법 교육과 오류 분석’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 토마슈 호라크(찰스대)는 한국어 문법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주격 조사와 주제격 조사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법을 다뤘다. 다음으로 김혜경(프로방스대)은 프랑스 학습자의 한국어 학습에 나타나는 다양한 오류 유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조지은(옥스퍼드대)이 한국어 복수 표현 교육에 대해 발표했다. 연재훈과 루시언 브라운(런던대 SOAS)은 한국어 진행형 습득 유형에 대해, 김성수(파리 7대)는 한국어 관계절 유형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점심식사 후 주제는 평가와 교재로 바뀌었다. 에르탄 괴크멘(앙카라대)이 유럽 언어 포트폴리오를 한국어 교육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논했고, 이어 양한주(루어-보쿰대)가 독일 학습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과서와 교재의 사용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권용해(라로셸대)가 학생들의 동기 지도 및 향상, 다중 언어 능력 계발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시험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세션에서는 문화적인 요소를 한국어 교육에 접합시키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이 세션에서는 윤선영(본대), 조혜영(파리 정치대), 박진아・이해성(야기엘로니아대), 한유미(프랑스 한국학 연구센터), 프나르 알툰다으(앙카라대) 등 여섯 명이 발표를 했다. 토론에서는 문화 요소를 참조한 한국어 문법 교육, 교육 연극의 활용,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시각의 채택 등 다양한 문화 교수법에 대해 다뤘다.



둘째날, 한국어 교수법에 관한 열띤 토론의장을 펼치다
워크숍 둘째 날은 실제 수업 현장의 교수법에 관한 세션으로 시작했다. 이 세션에서는 글쓰기 교육(안수정, 파리7대), 수업 프로젝트(백정승, 빌레펠트대), 말하기 수업(윤소영, 프랑스 국립동양어문화대 INALCO), 어학 수업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문학 교육(니콜라 프라스키니, 고려대), 번역 교육(김인겸, 본대)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특히 INALCO에서 최첨단 말하기 수업을 통해 초보자들이 한국어 구어를 효율적으로 습득한 사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 니콜라 프라스키니가 보여준 멀티미디어 자료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첫 번째 패널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영국의 한국문화원을 방문하여, <부처가 입을 열다: 나는 누구인가(Buddha Speaks with a New Voice)> 전시회와 조각가 박찬수의 퍼포먼스를 관람했고, 한국 음식으로 점심식사도 했다. 문화원 방문은 원용기 원장과 교육 및 자료 담당 신은정, 전시 담당 김승민의 친절한 협조 덕에 가능했다.
참가자들은 다시 SOAS로 돌아와 어휘와 발음 교육 및 학습에 관한 세션으로 워크숍을 재개했다. 김훈태(베니스대)는 발음 연습을 한자 어휘 교육에 접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고, 강신형(인스부르크대)은 독일어 화자들을 위한 발음 교육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영(헬싱키대)은 영어 화자와 핀란드어 화자들이 한국어의 평음, 경음, 격음을 습득하는 능력을 비교했다.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세션에서는 ‘문법 교육과 오류 분석’이라는 주제를 다시 다뤘다. 홀머 브로흘로스(베를린 자유대)가 초보자에게 문법을 가르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접근법에 대해 발표했다. 김진옥(INALCO)과 뒤이은 송문의(튀빙겐대)는 동사 어미 사용에서 발견되는 학습자들의 오류를 분석했는데, 김진옥은 구체적으로 ‘-은 데/는데’라는 까다로운 동사 연결어미에 초점을 맞춰 발표했다. 워크숍의 마지막 발표자 엘레나브륀통-문(파리7대)은 한국어 동사 활용 교육에서 혁신적인 기억법을 소개했다.

짧은 역사 속에 괄목한 성과를 이뤄낸 EAKLE 워크숍
EAKLE 워크숍의 다양한 발표 내용은 유럽에서 진행되는 한국어 교육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내에서 이뤄지는 한국어 교육은 교재와 교수법 면에서 주류의 의사소통 교수법이 널리 채택되면서 점점 동질화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첨단의 혁신적인 방법과 전통적인 언어 교수법이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워크숍에서도 첨단 교육법이 실행되는 한편 전통적인 문법 번역 접근법이 유럽 대학의 한국어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이번 워크숍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자들이 기억법, 혁신적인 한국어 말하기 교수법 등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워크숍의 성공적 개최는 유럽의 한국어 교육에서 EAKLE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한국어교육자협회(AATK)는 16년의 역사가 있지만 EAKLE은 겨우 3년 전에 창립되었다. 이와 같이 역사가 짧은 단체가 그토록 크고, 다양한 이론들을 다루는 회의를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개최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할 일이 많다. EAKLE은 다음 워크숍 이전에 첫 번째 회보를 출간할 계획이며, 학회지를 출간할 잠정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다.
워크숍을 마감하기 전 EAKLE 총회가 개최되었고, 마르틴 프로스트(파리7대)가 EAKLE의 제2대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로무알드 후슈차 전임회장은 고문직을 맡게 되었다. 연재훈(SOAS)이 부회장직에 올랐고, 토마슈 호라크(찰스대, 총무), 안나 파라도브스카(바르샤바대, 평의원), 홀머브로흘로스(베를린 자유대, 평의원) 등 3명의 신임 위원이 임명되었다. 차기 EAKLE 워크숍은 2012년 프라하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2014년 워크숍은 베네치아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되었다.

워크숍에서 발표한 논문은 EAKLE 웹사이트(http://www.eurokorean.org/workshops.php)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