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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 한국학의 산실, 튀빙겐 대학의 새로운 도약

한국학의 역사가 긴 튀빙겐대학 한국학과. 독일에서 가장 큰 한국학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 학술지 구독 수로는 유럽에서 으뜸인 곳이다. 이런 튼튼한 인프라를 갖춘 튀빙겐대학 한국학과가 4월 1일자로 새롭게 부임하는 현대 한국 과목 담당 교수와 함께 새로운 단장을 준비 중이다.

튀빙겐대학의 한국학과는 보훔대학의 한국학과와 더불어 독일에서 가장 전통 있는 한국학과에 속한다. 1970년대 말 디터 아이케마이어(Dieter Eikemeier) 교수가 부임하면서 정규학과로 설치된 후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을 배출해왔으며, 독일 내 한국학의 산실로 자리 매김했다. 이런 유서 깊은 튀빙겐대학이 2010년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튀빙겐대학 한국학과를 이끌 새 인물
2010년 4월 튀빙겐대학 한국학과 조교수직에 임용된 필자는 교포 2세로서, 광부로 파독된 아버지를 따라 독일에 왔고, 베를린자유대학, 베를린훔볼트대학, 서울대학에서 역사학, 철학, 정치학 그리고 한국학을 전공했다. 박사학위는 에어푸르트대학 역사학과에서 한국 식민지 시기 기독교에 대한 논문으로 취득했으며 베를린자유대학 역사학과와 본대학 일본ㆍ한국학과 전임강사로 재직한 바 있다.

현대 한국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프로그램 추진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의 학사 과정은 현대 한국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무엇보다 한국어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현대 한국학 과정에 맞는 교재가 시급하기 때문에 튀빙겐대학에서는 독일어로 쓴 『현대 한국학 입문』과 『한국 근ㆍ현대사』 입문 교재를 개발할 계획이나 튀빙겐대학 한국학과가 제공할 수 있는 수업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제적 학술 네트워크를 이용한 수업 교류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수업 교류 강화를 위해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에서는 현재 한양대학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임지현 교수가 주관하는 ‘비행대학(Flying University)’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비행대학은 미국, 유럽, 동아시아에서 유망한 학자들과 학생들을 초대하여 국제 서머스쿨과 워크숍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학제 간 연구와 초국가적 연구를 장려하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다.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에서는 향후에도 이러한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생들의 교류 기회를 넓히고 학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다.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의 가장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한국 내 튀빙겐대학 한국학센터 설치라고 할 수 있다. 튀빙겐대학에서는 학부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한 두 학기 동안 의무적으로 어학 연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한국에 조만간 튀빙겐대학 한국학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튀빙겐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은 자매 결연을 맺은 한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른 한국학 수업도 이수할 수 있으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다음 단계로 공동 학위 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튀빙겐대학 한국학과는 한국 근・현대사를 석・박사 과정의 중점 연구 분야로 설정했다. 현재 독일에 있는 한국학과에서는 전반적으로 역사학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나 한국 근・현대사 중점 연구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독일 내 한국 역사 연구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튀빙겐대학에서는 한국 역사학자들 및 역사학 기관들, 독일 역사학계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여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연구할 연구 주제들은 1) 한국의 식민/탈식민 연구, 2) 이주와 디아스포라, 3) 냉전과 분단 이다. 방법론적으로는 역사학에서 최근에 토론되는 탈식민주의, 지구사(세계사), 초국가주의, 냉전의 문화사, 일상사 등을 적극 수용, 개발하여 한국사 연구에 적용하고, 독일 역사학계와도 활발히 교류하여 독일 역사학계에도 학문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튀빙겐대학 한국학과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독일 내 한국학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고 학생들의 수요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학술적 활동을 겸한 대중적 이벤트를 통해 한국학과를 알리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필수다. 이에 따라, 독일 교육기관들, 박물관, 시민사회 조직들, 교회, 정당 재단 등과 적극 협력하여 한국 영화제 및 문화 행사, 전시회 등을 유치하고, 독일 사회와 언론 및 학생들에게 한국과 한국학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