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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로 빚어내는 전제덕의 희망의 외침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 선보이는 오픈스테이지의 첫 주인공은 국내 유일의 재즈하모니카 마스터인 전제덕. 추운 날씨에도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찾아 전제덕이 빚어내는 희망의 외침에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그 현장을 소개한다.



오픈스테이지의 첫 공연, 전제덕 밴드 콘서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인 KF Gallery Open Stage는 재단이 한국문화예술 전파를 위해 세계 각국에 파견했거나 지원했던 단체를 국내에 소개하거나, 또 반대로 한국과의 우정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국가의 공연단체를 초청하여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무대이다. 그리고 1월 25일, 그 첫 번째 순서의 주인공으로 국내 유일의 재즈하모니카 마스터인 전제덕 밴드를 초청해 ‘희망의 소리’ 콘서트를 개최했다.
전제덕이란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검은 선글라스와 함께 그의 입술과 손에서 떼어내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하모니카라 할 수 있다. 전제덕은 2004년 첫 연주 음반을 내면서 대중음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이기도 하다. 전제덕의 데뷔음반을 들은 언론과 대중들, 그리고 평론가들은 모두 ‘하모니카의 재발견’ ‘영혼의 연주’ 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한국유일의 재즈하모니카 마스터의 탄생을 축하하며 환호했다. 특히 그에게 시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그가 연주하는 하모니카의 감성과 어우러져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변신과 도전,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연주이지만 전제덕 음악의 우수성이 단지 우울하거나, 슬픈 감성을 건드리는 데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대중들이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다는 듯, 2집 에서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소울’의 세계를 펼쳐 보이면서 변신을 시도했다. 2집에서 그는 자신이 타고난 뮤지션이며,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곡을 재해석하는 데 전제덕만의 감성을 담아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마음껏 발휘해 보였다. 특히 2008년에 발표한 스페셜 앨범은 주옥 같은 한국의 명곡들을 전제덕 식의 재즈적 감성으로 풀어내 그의 색깔을 확실히 심어줌으로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11월 재즈보컬 ‘말로’와 함께 이스라엘의 4개 도시를 돌며 합동콘서트를 열어, 한국의 문화에 낯설었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한국재즈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열띤 환호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화려한 하모니카 연주에 관객들 마음을 뺏겨
이날 오픈스테이지에서 전제덕 밴드는 인기 재즈곡들과 퓨전, 라틴, 소울곡 오버더탑(Over the top), 시실리안(Sicillianne), 아르만도의 룸바(Armando's Rumba) 등 8곡을 선보였다. 무대조명을 따로 하지 않은 오픈스테이지에서 가장 먼저 오버더 탑을 선보인 전제덕 밴드는 마치 음식의 전체요리처럼 관객들에게 그의 매력을 살짝 선보이며 시작했다. 첫 곡을 마친 전제덕은 마이크를 잡고 “아직은 여러분들이 내 음악과 하나가 되지 못하신 것 같다. 이제 저희 밴드와 한 리듬으로 즐겨달라” 며 연이어 시실리안과 아르만도의 룸바를 선보이며 때론 처연한 멜로디로 또 때로는 역동적이고 화려한 리듬으로 서성이는 관객들을 몰입시키기 시작했다. 또 어느덧 그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관객들에게 선물이라도 하듯이 그가 재해석 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연주하며 원곡이 가진 페이소스를 더욱 진하게 표현해 냈다.
열정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 해준 공연이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관객들이 리듬에 맞게 치는 박수소리와 함께 스테이지는 점점 흥겨워 지고, 관객의 호응과 그의 연주가 ‘하나’가 되는 느낌으로 공연장에 열기가 가득 찼다. 이런 느낌을 그대로 느꼈는지 살짝 미소를 띤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도 다양한 리듬을 선보이며 점점 더 화려함을 더해갔다. 전제덕 밴드의 음악에서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는 물론 최고였지만, 콘서트 사이사이 기타와 베이스, 피아노 등 세션들의 연주기량을 엿볼 수 있었던 순서와 ‘더 필요 없어’ ‘스트리트 라이프’에 곁들인 여성보컬들의 청량한 목소리도 전제덕의 연주에 다채로움을 더해주었다. 특히 8곡의 연주에 아직도 목이 마른 관객들의 끊이지 않는 박수에 무대에서 퇴장했다가 다시 나타난 전제덕은 하모니카가 아닌 노래로 마이클 잭슨의 'The way you make me feel'을 훌륭히 소화해 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웃음과 함께 감동을 선사했다. 올해 첫 오픈스테이지에서 만난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와 다양한 음악은 추운 겨울 밤, 열정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해준 뜻 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