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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같은 나라, 한국 땅을 밟다

유토피아 같은 나라, 한국 땅을 밟다  네팔 출신 KF 외교관 펠로의 한국 단상  외교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국 언어 문화 연수는 한국과 자국의 교두보 역할을 할 미래의 주역
에게 직접 한국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참여 열기가 고조되어
왔다.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에서 이제 막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한 필자에게도 한국 언어 문화 연
수 프로그램은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 그의 눈에 비친 한국에 대한 단상을 들어보았다.




오래전부터 한국을 동경해온 내게 ‘2011년도 외교관 대상 한국 언어 문화 연수’ 대상자 선정은 무엇 보다 기쁜 일이었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은 십대로 접어들 무렵부터 가슴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네팔 젊은이들 사이에는 한국 문화가 강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한국 패션이나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얘기가 공공연히 오가고, 이를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21세기가 시작하기 직전부터 퍼지기 시작한 한류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네팔에도 엄청 난 파장을 일으켰고, 네팔 젊은이들 대부분이 한국 문화의 강한 영향을 받았다. 나 역시 비록 한국 어는 알지 못했지만 집에서 한국 채널인 아리랑 TV를 즐겨보곤 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메달을 획득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월드컵을 개최하고 치르는 모습에서도 역시 ‘아시아의 강자’라는 호칭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F 펠로 연수대상자 선정 너무 기뻐

한국에 대한 동경은 있었으나 한국 여행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었기에 내게 한국은
유토피아 같은 나라였다. 한국 여행에 대한 열망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가던 차에
2010년 네팔 외교부에 임용되었고, 임용 후 반 년이 지난 즈음 한국 언어 및 문화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지 않겠느냐는 부서 내 제안이 있었다.
가슴속에 한국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살아 있음을 느끼며 나는 적극적으로
희망 의사를 밝혔다. 얼마 후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2011년도 외교관 대상 한국
언어 문화연수’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이메일 받았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이 기회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워 한국이라는 나라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네팔과 한국 양국 간의 문화 및 인적 교류를 강화하는
밑거름으로 활용하리라 다짐했다. 이번 기회는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각종 포럼에서 외교 문제를 다룰 때 한국 외교관들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외교관으로서 역량을 키워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주한 네팔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에 한국인의 용모가
네팔 사람과 유사한 것을 보며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곧 다른 많은 나라에 귀감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먼저 한국인의 규율이 잘 잡힌 행동 방식은 정말
본받을 만했다.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혹은 식당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한국인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한국 사 람은 지하철을 타든 식당에서 음식을 먹든 그 어디에서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듯 하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한국 젊은이는 대부분 수줍음을 타고 내성적인 것 같았다. 매우 솔직하고 외향적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은 기술과 산업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구가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건물과 고도로 발달된 기술, 첨단 보안 시스템, 탁월한 온돌 시스템 등은 한국이 최고를 향해꾸준히 발전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확실히 한국인, 특히 젊은 층은 매우 현대적이다. 서울에 도착하면서부터 세대 간의 격차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한국이 보여준 다양한 매력

한국의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물품이 판매된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그 어디에서라도 지역 생산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 도착한 바로 그 시점부터 친구들이 ‘소주’에 대해 얘기하는 걸 많이 들 었다. 하루는 식당에서 저녁을 마치고 소주를 마셨는데 기장, 쌀, 옥수수 등 곡류만을 원료로 주조 한 네팔 전통술 ‘락시’와 맛이 똑같았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예멘 친구의 권유로 ‘막걸리’에 대해서 도 알게 되었는데, 마셔보니 네팔의 주요 축제 중 하나인 다샤인(Dashain) 기간에 어머니께서 구운 고기와 함께 차려 내시던 ‘니가르’와 정말 유사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락시와 니가르는 개 인 혹은 집안 행사용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소주나 막걸리처럼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만 바티(Bhatti)라고 불리는 소규모 호텔에서만 판매한다. 다시 말해 네팔에서는 이런 지역 생산 품이 농가에서만 소비될 뿐 도시까지 판로를 개척하지는 못했다. 반면 소주와 막걸리는 슈퍼마켓은 물론 백화점에서도 당당히 그 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양측에 모두 의미있는 자리였다.

KF 외교관 펠로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

한국에는 서울처럼 최첨단을 자랑하는 도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 도나 역사 문화유적이 풍부한 경주 같은 옛 도시도 있다. 이번 연수에는 이들
지역을 둘러볼 수 있 는 좋은 기회도 마련되어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이 나라를 더
많이 경험해 앞으로 네팔 외교관으로서 이 경험을 다른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쿨 바하두르 마가르(Kul Bahadur Magar) 네팔 외교부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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