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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011 국제교환입주 참여 작가 보고전 <옮겨내기/Translated>

“한국 현대도예, 유럽서 통했다”  <전통과 변환: 한국 현대도예> 전의 주역 조정현 작가 인터뷰

<전통과 변환: 한국 현대도예> 유럽 순회전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등의 유럽에서 한국 현대도예의 변화와 발전을 소개하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전시였다. 5년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성공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던 <전통과 변환: 한국 현대도예> 전의 숨은 공로자이자 주역인 조정현 큐레이터를 만났다.

유럽이 감탄한 한국 현대도예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난 2011년 12월 22일부터 2012년 1월 18일까지 KF 갤러리에서 <전통과 변환: 한국 현대도예> 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도예의 위상을 알리고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유럽 3개국 5개 미술관에서 순회 개최한 전의 귀국 전시였다. <전통과 변환> 전은 2007년 1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오르모배스미술관을 시작으로, 아일랜드 국립공예미술관, 스페인의 무엘도예학교스튜디오와 국립곤잘레스도자박물관,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한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드박물관에서 전시됐다. 이중 피날레를 장식한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드박물관에는 5개월 동안 112만 5천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방문해 한국 현대도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럽 전시에는 다양한 기법과 재료, 소재 면에서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다룬 작품 87점이 전시됐지만 이번 귀국 전에는 이들 중 재선정한 58점이 선보였다. 2004년부터 4년간 미국 내 12개 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한 한국 현대도예전을 성공으로 이끈 조정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다시 유럽 순회전 기획을 맡았으며, 한국 전통도예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조형미를 창조해낸 29명의 작가가 초대됐다.

<전통과 변환: 한국현대도예>전시기간 동안 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과 ‘작가와의 대담’이 마련되었다. 한국 현대도예의 변화와 발전의 기록
<전통과 변환: 한국 현대도예> 전의 조정현 큐레이터는 한국 현대도예 1세대 작가로 대학에서 현대 도예 기법을 배우고 유학길에 나선 미국에서 우리 전통 도예로 시야를 돌려 전통도예와 현대도예의 교차점을 구현한 예술가이자 이론가이다. 그가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를 맡게 된 인연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04년부터 미국에서 진행된 불꽃의 혼(From the fire: A Survey of Contemporary Korean Ceramics) 한국현대도예 순회전시의 기획을 맡아 뜨거운 호응과 성공적인 결실을 이끌어냈고 이에 유럽에서도 한국의 현대도예를 알리고자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 전시에서 조정현 큐레이터가 특별히 중시한 점은 한국적 뿌리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미감을 창조해낸 도자 조형, 나아가 아방가르드적인 다양한 성향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이었다. 특히 한국 뿌리가 반영되면서 전통 기법의 새로운 방법과 표현을 구사한 작품 선정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번 전시는 전통에서 변화하고 발전된 도예를 통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통로를 열어주고 아울러 한국 도자예술의 우수성과 문화적 가치를 드높이며, 규모나 수준에서도 한국 현대도예사에 기록될 수 있는 의미와 보람을 갖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한국의 뿌리를 바탕으로 한 미학은
작가의 숙명

한국도자의 역사는 5000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러한 역사는
조정현 작가의 작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구한 역사와
방대한 문화의 축적은 작업의 영감과 발전의 배경이 되어
작가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자 막대한 책임감으로 작용한다.
행운과 책임감을 염두에 둔 조정현 작가의 고민은 한국의
독특한 전통적 특성과 정서를 개인적인 현대적 미감과
융합시키고자 한 방식으로 발현되었다.

“전통은 멍에가 아닌 뿌리의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모방이 아닌 시대적
성격과 개성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하며, 흙의 자유로운 표현과 확장된
공간 작업으로서 미에 대한 새로운 도전
의식과 시대정신을 나타내어야 합니다.”
상감기법을 위주로 계속 작업을 해오던 그는 우리 질그릇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박물관과 우리나라 각지에
있던 귀한 옹기들을 찾아 방방곡곡을 찾아다녔다. 그간 모은 자료에 기인한 다양한 정보, 전문가의 조언,
그리고 자기만의 색채가 덧입혀져서야 우리의 질그릇을 제대로 응시할 수 있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조정현 작가는 작품의 형태와 표면을 통해 흙의 질감과 속성을 표현했다. 표면장식 기법으로 고려청자에서 볼 수 있는 상감기법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표면에 새겨진 생동감 있는 무늬의 특성을 창조해 낸다. 표면을 긁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한 모양의 상감 무늬들은 더욱 뚜렷해지고 작품 전체의 모습에 생동감을 더한다. 조정현 작가의 질그릇은 옹기의 투박하고 밋밋한 형태를 닮아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품 표면에 무늬를 파내고 이질적인 재료를 채우는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을 통해 고풍스럽고 세련된 느낌과 함께 현대적인 조형미를 담고 있다.

“서양 사람들은 나의 작품을 동양적이라고 말하고 동양인들은 서구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전통과 새로운 경향들을 끊임없이 익혀나가기 위해 ‛전통적인 기술과 새롭고 신선한 감각’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의 내용입니다. 동시에 나는 전통과 현대적 감각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공정한 시선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질그릇에 고려청자의 상감 기법을 응용하고 일찍이 환경 도예의 선구자로 나섰으며 꽃담을 현대화해 건축 도자와의 연계를 이뤘고 삼국시대 우리 토기의 역사와 특징을 연구하여 해마다 작품의 형태와 장식을 달리하는 등 조정현 작가는 어제와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나가는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에 소개할 한국 도자예술을 기대하며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조정현 명예 교수는 1981년 미국 웨인 스테이트 대학 초청교수로 ‘동양의 도예’를 주제로 강의한 것을 비롯해 남일리노이대학, 엘로우먼트 공예학교, 피터스벨리 공예학교 객원교수, 하버드대학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1969년 국무총리상, 1979년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다수 수상경력이 있다. 또한, 1976년 미국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2006년까지 15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고려 감청자 국화무늬 연구>, <세계의 환경도예 연구> 등의 논문과 <꽃담> <한옥의 건축도예와 무늬> 등을 저술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남일리노이대학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각국 유명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한국의 현대도예가 조정현 명예 교수의 오랜 노고와 기획으로 세계 무대 진출의 기반이 닦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현대도예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전파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한 미국과 유럽 전시에 이어 아시아에 우리 도예문화의 위상을 알릴 메신저로서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양인실 사진 박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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