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평 규모로 진행된 광주에서의 전시가 특유의 웅장한 느낌을 줬다면, 이번 아세안문화원에서의 전시는 관객의 감정을 좀 더 세심하게 어루만집니다. 작품 <풍화> 속 날아오르는 모든 풍등은 한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외형에는 부드러운 세로형 라인을 추가하고, 동작에는 미세한 움직임을 더해 한층 섬세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작품 <묘화> 역시 정교하게 점멸합니다. 오래 전, 어둠을 밝히는 백열등 빛을 처음 본 고종황제가 “묘한 빛이다!”하고 감탄했다는 일화에서 이름을 딴 이 작품에는 LED 조명이 줄 수 없는 백열전구만의 따스함이 묻어납니다.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이야기를 선물하는 전시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 제각기 다른 사연과 염원을 품었음에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세안의 빛 속에서, 우리는 그들이 전하는 합심의 메시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