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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물, 공동체

아세안문화원 소식
빛, 물, 공동체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 전시 프리뷰

 
 

아세안문화원 1층 기획전시실

2020. 4. 1 - 8. 30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예방을 위해 아세안문화원은 잠정 휴관 중입니다. 전시 관람 가능일은 추후 아세안문화원 홈페이지(www.ach.or.kr)를 통해 안내 예정입니다.
 

입구로 들어서자 수많은 풍등과 백열전구로 재현된 아세안의 빛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풍등의 주홍빛은 옅어졌다가 이내 밝아지고, 천천히 회전하며 고즈넉이 오르내립니다. 강물이 흐르고 귀뚜라미가 우는 자연의 소리에 맞춰 나무 프레임 속 270여 개 백열전구도 아름답게 율동합니다. 이는 작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처음 선보인 후, 부산 아세안문화원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전시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전의 전경입니다.

 

   이번 전시 작품을 제작한 미디어아트 그룹 ‘사일로 랩(SILO Lab)’은 빛으로 평화와 화합을 표현하는 아세안의 문화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는 설 명절 동안 불교 사원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색상의 등불을 밝히고, 말레이시아 타이핑에서는 중추절을 맞은 청소년들이 소원을 적은 풍등을 강가에서 날리는 등, 아세안인들에게 ‘빛’은 염원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화합의 도구로써 작용해왔습니다. 사일로 랩은 이들의 전통 의식에는 주인공인 ‘빛’과 함께 반드시 ‘물’과 ‘공동체’가 자리한다고 말하며, 빛, 물, 공동체를 전시를 구성하는 중심 이미지로 구현해냈습니다.

 

   480평 규모로 진행된 광주에서의 전시가 특유의 웅장한 느낌을 줬다면, 이번 아세안문화원에서의 전시는 관객의 감정을 좀 더 세심하게 어루만집니다. 작품 <풍화> 속 날아오르는 모든 풍등은 한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외형에는 부드러운 세로형 라인을 추가하고, 동작에는 미세한 움직임을 더해 한층 섬세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작품 <묘화> 역시 정교하게 점멸합니다. 오래 전, 어둠을 밝히는 백열등 빛을 처음 본 고종황제가 “묘한 빛이다!”하고 감탄했다는 일화에서 이름을 딴 이 작품에는 LED 조명이 줄 수 없는 백열전구만의 따스함이 묻어납니다.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이야기를 선물하는 전시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 제각기 다른 사연과 염원을 품었음에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세안의 빛 속에서, 우리는 그들이 전하는 합심의 메시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