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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프로듀서 역할 수행

김병국 제9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의 취임식이 지난 6월 14일 외교센터에서 열렸다. 2010년 6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김병국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신념이 담긴 취임사를 밝히며 재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존재 이유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스스로 무엇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소프트파워를 키워 줄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보이지 않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오로지 좋은 작품만을 위해 어려운 일을 해 내는 좋은 프로듀서의 자질을 갖춘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단이 걸어온 지난 이십 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재단으로서는 보다 큰 세상을 향해 힘차게 재도약하여야 할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재도약
이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과거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합니다.
첫째, 메시지가 간결하고 포지셔닝이 분명한 색깔 있는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가 재단이 하는 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어떤 대상에게 무엇을 어떻게 세일즈 하는지가 명확한 마케팅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려면 상대방의 언어로 상대방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희망을 키우는 맞춤형 메시지가 있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우르는 동시통역형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 이야기를 세계 이야기로 풀어내고 세계 이야기를 다시 한국 이야기로 바꾸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학문과 정책의 세계를 서로 연결해주는 브리징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현실세계에서 분명히 기여하는 바가 있을 때 남들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한국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다섯째, 마치 파도 위에서 서핑 하는 것처럼 민간부문이 생산해내는 문화지식자원을 타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서핑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민간부문의 역동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인적 자원을 재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여섯째, 학계, 문화계, 정부부처, 국회 그리고 언론 등 이해관계자들을 재단의 지지자로 바꾸어 가는 코올리션 빌딩 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재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싹트려면 재단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플래그십 프로그램(Flagship Program) 개발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성공할 것인가는 결국 두 가지 문제로 귀결됩니다. 하나는 재단을 상징하고 그 존재이유를 담아내는 시그니쳐 프로그램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시그니쳐 프로그램은 재단 설립 20주년이 되는 내년에 선을 보여야 합니다. 물론 시그니쳐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재단이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 없이는 시그니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공외교야말로 재단이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임에 틀림 없습니다. 정부가 여러 가지의 이유로 인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것을 대신 수행하면서 대한민국을 아끼는 사람을 키우는 공공외교가 재단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학 없이 격있는 공공외교를 추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 드리는 한국학은 외국대학의 한 구석에 틀어박혀 대중이 읽지 않는 글을 생산해내는 한국학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류 학문의 당당한 일원으로 존재하는 신한국학입니다. 한국의 이야기가 세계의 이야기가 되고 세계의 이야기가 한국의 이야기가 되도록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우르는 신한국학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이 무엇이고 한국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실은 모르고 있다는 관점에 서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대한민국이 무엇인지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을 해 보고 그 21세기적 아이콘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합리적인 조직 구성
재도약을 위한 우리 재단의 노력이 성공할 것인가를 좌우하게 될 두 번째 문제는 결국 조직이고 사람입니다. 저는 앞으로 여러분의 고민을 듣고 희망을 알아볼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부처, 국회, 언론, 학계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재단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저는 조만간 재단 인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영혁신 테스크 포스를 구성하겠습니다. 단기적 목표는 외부평가에서 지적된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후속조치의 기반 위에서 국민 모두가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재단으로 발돋음 하는 것입니다.
외부평가는 앞으로도 가혹하리만큼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단이 한국학과 공공외교의 한 중심축이 되려면 모든 외부평가를 겸허히 있는 그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결연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오직 객관적 성과만이 재단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향후 십 년을 내다보는 재단의 중장기 발전 청사진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프로그램 기획, 재정 안정화 및 홍보 강화에 역점을 두어 재단의 내부 역량을 키우고자 합니다. 또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국민들로 부터 사랑 받는 선진적이고 효율적인 공공기관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