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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주, 양자 협력을 위한 진지한 대화의 장

2010 한-호 대화(Korea-Australia Dialogue 2010)가 지난 5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중견 국가로서 한국과 호주는 오랫동안 전략적 파트너로 서로 가까이 지내왔기에 이에 걸맞게 이번 한-호 대화는 “2010년대 한국-호주 협력 확대의 모색(Expanding Cooperation in the 2010s)”을 주제로 삼았다.

이번 한-호 대화에서는 양국의 정부, 재계, 언론계, 학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한국(14명)과 호주(14명) 대표단을 구성했으며, 한국의 한승주전 외무부 장관과 호주의 로버트 레이 전 국방부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첫날 회의에서는 준 공식적(semi-formal)인 형식으로 양측 대표단을 소개하고, 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대화 주제를 조정했다. 참가자 모두 한국과 호주의 강력한 양자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여 다음 단계로 격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유롭고 격식 없는 대화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최한 만찬에서도 이어졌다.



열띠지만 우호적인 대화
둘째 날 첫 번째 세션은 전략적 정치환경의 조성(Shaping the Political Strategic Environment)을 주제로 동북아시아,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리・전략적(geo-strategic) 문제를 다뤘다.로버트 레이 전 장관은 지리・전략적 영향력으로 인해 아시아, 특히 한국이 지닌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교통상부의 최종문 남아시아태평양 국장은 한국이 호주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양국 관계가 강력하고 협력적임을 인정했다. 호주 외교부의 존 피셔 동남아국 부국장은 아시아의 기존 구조를 바라보는 호주의 시각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호한재단의 데이비드 파머 이사장은 도하 라운드와 관련하여 G20 역할을 강조했고, 호주 상공회의소의 존 덴튼 사는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아치 베비스 하원의원은 한국이 2010년 11월 G20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건설적인 양자 관계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산업 및 방위 역량과 관련해서는 이해의 수준이 어느 정도 부적절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양국이 상호 군사 및 방위 역량을 알리고 방위 관련산업에서 서로 보완,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함을 시사했다. 베비스 하원의원은 중국의 역내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안보와 기업 및 정부의 사이버 안보를 위한 협조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였다. 로버트 레이 전 장관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으며, 역내 정보의 공유, 장기적인 공동 방위 연구와 군사 훈련을 제안했다.
최근에 일어난 천안함 사태는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세대학교 이정민 교수는 교전수칙(rules of engagement)을 강조했으며, 지금까지 미국과 협력하며 양자 관계가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인정했다. 샘 게로비치 주한 호주대사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지지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호주의 강력한 지지를 확인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러셀 트루드 상원의원과 기타 참가자들은 중국의 역할과 중국의 부상이 역내 향후 관계에 미치는 의미를 강조했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심도 깊은 논의
한호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두 번째 세션으로 다룬 것은 무역 및 경제협력의 확대(Expanding Trade and Economic Cooperation)였다. 한호재단의 박세용 이사장은 양국 무역 및 투자 분야의 주요한 성장 동력 세 가지로 국가적인 조정, 제도, 기술 교환을 꼽았으며, 세 가지 과제는 민간 상호작용의 증대, 국가적 조정, 그리고 제도적 난관의 극복이라고 말했다. 한국 맥쿼리 그룹의 존 워커 회장은 경제 및 무역개방, 특히 금융 자유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호주의 경제 역량에 대한 한국의 인식이, 주요 자원 공급자로부터 금융 및 경영역량 면에서 대등한 나라로 향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맥쿼리 그룹은 공동 투자 기회를 위해 필요하다면 한국과 기꺼이 긴밀하게 협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STX 에너지 & STX 중공업의 이희범 총괄 회장은 호주 자원과 관련한 STX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SK 에너지의 신헌철 부회장은 남아메리카에서 SK의 남아메리카 자원 발굴 및 개발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토로에너지의 에리카 스미스 회장과 벨린다 로빈슨 호주원유생산 및 탐사협회 CEO는 호주 광산업에서 떠오르고 있는 투자 기회에 대해 언급하며 활발한 공동 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계명대학교 서정수 교수는 자원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자원 발굴 및 개발 경험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투자 기회 마케팅, 특히 새롭게 진입하는 자원 및 광산 회사의 마케팅에 참여하고, 호주의 공익 설비 및 기반 구조 개발 부문에서 공동 투자 기회에 관한 정보를 교환할 것을 호주에 제안했다. 마지막 세션은 연성 외교(soft diplomacy)의 중요한 일부분인 민간교류의 강화(Strengthening People-to-People Link)에 관한 것이었다. 창원대학교 문경희 교수는 유학생수와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 수에서 양국 간 불균형이 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장기적인 졸업생 네트워크 구축 등 과 같은 문제 해결 방법을 제안했다. 호주 국립대학교 이언 처브 총장도 현저한 차이를 인정하면서 연성 외교로서 교육적 연계가 지닌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적 교류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대학, 재계, 정부 기관의 일치된 공동 노력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호주의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의 위상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이 견해에 공감을 표한 러셀 트루드 상원의원은 휴가지로서 한국을 중국, 일본과 함께 엮는 관광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정민 교수는 적극적인 홍보 노력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의 교육기회를 제안했으며, 퀸즐랜드 대학교의 케이 배스포드 교수는 대학원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서정수 교수는 재정 지원을 통해 한국 내 호주학을 진흥시킬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했으며, 호주 대학들의 한국 투자 기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교육 및 인턴십 경험을 위해 한국과 호주가 정식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존 워커 한국 맥쿼리그룹 회장은 맥쿼리 그룹이 이 프로그램을 후원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했다. 로완 캘릭 The Australian紙 아태지역 편집인과 손현덕 매일경제신문사 정치부장은 양국의 뉴스 취재 확대를 위해 각각 특파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윤병세 서강대 교수는 한국전 60주년 기념을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주요 단계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호주의 한국전 참전과 2011년 양국 간 정식 외교 관계 수립 50주년을 앞둔 시점을 고려할 때 2010 한호 대화의 개최는 시기 적절했다. 참가자 모두 공동의 이익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한호 대화는 양국의 우호 관계를 영구적이고 풍요로운 관계로 향상시키는 데 큰 바탕이 될 중요한 행사다. 2010 한-호 대화 개최를 위해 지원해준 한국국제교류재단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