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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의 전통과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무대

지난 6월 29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10 한국국제교류재단 주한 외국인을 위한 음악회-챌린지 & 에볼루션> 공연이 펼쳐졌다. 안은경의 피리와 국악 밴드 ‘미지’가 함께한 이번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한 외국인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전통과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법, 이를 현재에 되살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젊은 세대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음악의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도의 국악 공연이 열려 의미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29일 개최한 <2010 한국국제교류재단 주한 외국인을 위한 음악회-챌린지 & 에볼루션(Challenge&Evolution)>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국악을 체험한 뜻 깊은 자리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한 주한 외국인을 위한 음악회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국악 연주를 통해 한국 문화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매년 여름에 개최해오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우리 고유의 멋이 고스란히 숨 쉬는 남산 한옥마을 내 국악당에서 열려 그 멋과 흥 이 한층 더해졌다.
잔치의 흥겨움이 가득한 이번 음악회는 한국 전통 피리의 음색과 음역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소리의 영역을 보여주며 차세대 피리 연주자로 주목 받고 있는 안은경과 국악의 대중화를 추구하며 기획, 구성, 마케팅에서 획기적인 차별성으로 인기몰이 중인 국악 연주 그룹 ‘미지’의 연주가 펼쳐져 객석을 메운 280여 명의 내•외국인들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국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시도로 국악의 진화를 꿈꾸는 두 여성 연주 그룹의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한국 음악의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만끽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

피리의 재발견
첫 번째 무대로 등장한 피리 연주자 안은경의 공연은 피리 소리가 이토록 다양한 음역을 넘나들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 무대였다. 피리라는 전통악기가 지닌 음역과 음색의 원천적인 한계를 그녀만의 집중력과 몰입으로 극복하여 대중적이면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운드 이미지를 완성시켜냈다는 평가와 더불어 전통 악기가 세계적 주류의 악기로 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첫 곡으로 선보인 ‘상령산’은 17세기 후반부터 기악화가 된 한국 전통음악 ‘유초신지곡’ 가운데 한 소절로 느리고 장엄한 국악의 분위기를 자아냈고, 이후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타악기와 함께 연주한 ‘바람이 되어라’, ‘오래된 이야기’ 등의 현대 리듬을 가미한 연주곡들을 통해 경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퓨전 국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전 세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와 한국인의 정서와 애환을 가장 잘 담고 있는 노래를 결합한 어매이징 그레이스 & 아리랑(Amazing Grace & Arirang)’ 연주는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과 함께 동서양의 전통문화와 음악적 교감을 절묘하게 표현하며 음악이 인종, 언어, 문화를 뛰어넘는 세계인들의 공통 코드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은 안은경의 무대는 현재 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 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로서, 또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차세대 젊은 국악 연주가로서 앞으로 밝은 미래와 열정적인 활동이 기대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세계를 향한 거침없는 도전
2부 순서로 진행된 국악 밴드 ‘미지’의 무대는 ‘국악계의 소녀시대’로 불릴 만큼 젊고 아름다운 국악 밴드의 출연이어서 관객들의 높은 관심과 열띤 호응이 함께한 공연이었다. 대금과 피리, 해금, 생황, 가야금 등 다양한 국악기로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한 공연을 선보인 미지는 클래식 앙상블을 통해 독특한 음색과 과감한 대중적 시도를 선보이는 여성 국악 그룹. 이른바 ‘크로스오버’ 국악인들 가운데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한 팀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퓨전 국악, 크로스오버 국악이라는 기술적이고 어려운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어 클래식이 보유한 화성, 국악기로 연주해내는 독특한 선율 그리고 대중음악의 멜로디 라인과 대중 친화적인 노랫말을 통해 진정으로 사랑받는 음악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국악 밴드 미지는 ‘체이서’, ‘흐노니’, ‘러브레터’, ‘로맨틱 탱고’ 등 판소리와 재즈, 월드뮤직, 가야금 연주 등을 통해 다양한 전통 악기로 여러 장르의 음악에 국악을 접목하는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며 한국 음악의 전통과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흥겨운 잔치 한 마당을 펼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