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한국 대중문화를 통해 한국과 세계를 바라보다

지난 6월 25일과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서 한국 대중문화 워크숍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어바인 캠퍼스 주최로 개최되었다. 세계적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를 증명하듯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요즈음 미국에서도 한국 현대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의 팝 음악을 사랑하는 미국인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영화나 드라마의 DVD를 현지에서 구하기도 매우 쉽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열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점차 확대되는 한국 문화 연구의 지평
이러한 열기를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자리가 한국 대중문화 워크숍(Korean Pop Culture Workshop)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월 25일과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마련되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한국 문화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연구 성과를 논하고, 그동안 그들이 이 분야에서 어떻게 가르쳐 왔는가부터 향후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가까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어바인 캠퍼스)의 김경현 교수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샌타바버라 캠퍼스)의 배형일, 켄터키대학교의 도나 권, 파리 아메리칸대학교의 유나 킴, 컬럼비아대학교의 테드 휴스, 일리노이주립대학교(어바나 샴페인)의 낸시 에이블만, 시카고대학교 최경희, 남가주대학교 조영민 등이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는 한신대학교 서영채, 성공회대학교 김창남,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연세대학교 서현석 교수를 비롯하여 3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가했다. 워크숍 첫날 25일에는 한국의 중진•소장학자들이 일본 식민지 시기 한국 문화에 대한 연구 동향부터 아시아 각국 문화의 상호 관계망과 현재의 한국 문화까지 최근 한국 연구의 성과를 소개하였다.
다음날 26일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주제와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소수자 문화, 참여 미술, ‘스타벅스’ 같은 외래 문화의 영향,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한국의 현대 대중문화를 해석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그동안 주로 근대 소설과 시 등 한국 문학을 통해 문화를 해석하거나, 영화, 연극과 같은 공연예술을 통해 한국의 근대성이나 현대성에 대해 연구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제는 인터넷 카페, 한국 대중 드라마, 미술 등 한국 문화 연구의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는 한국 문화 전공 교수들은 아직 많지 않다. 따라서 전공과 주제가 일치하는 교수를 찾기 위해서는 특정 대학의 특정학과에 진학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학문적 지도에 목말라 있는 석•박사 전공생들의 발표를 관련 교수들이 함께 듣고 조언하며, 후배를 가르치는 자리는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선배 연구자들의 조언 한마디 한마디가 큰 힘과 보탬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현대 문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이는 역동적인 한국 문화
문화는 결국 실생활의 반영이고, 실생활을 가장 극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문화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대중문화는 현대 문화의 발전 과정을 짧은 시간 동안 다이내믹하게 보여준다. 식민지 경험을 통해 근대를 맞이했으며, 아시아적 전통과 현대 서구 문화가 공존하며 상호작용해 발전한 문화이다. 게다가 IT 산업의 발전으로 각종 첨단매체와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활용한 일상 문화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가 교감하면서 새롭게 변모해가는 한국의 지금은 앞으로 세계가 맞이할 현대 문화, 이 커뮤니티(e-community)와 일상생활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믿는다.
이번 워크숍에도 인류학자부터 문학 전공 학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함께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 연구는 더 이상 특정 학문의 독자적인 영역이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가 언어 수업 시간에 교재로 사용되면서 학생들은 주인공들의 대사를 보며 언어를 익히고, 배경을 보며 현대 한국의 모습을 읽으며, 내용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이해한다. 한국학의 모든 수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문화 연구가 질적으로 양적으로 더 성장하여 한국학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의 학자와 학생들이 함께 모이는 뜻 있는 자리를 만드신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어바인 캠퍼스) 김경현 교수님, 서석배 교수님 그리고 한국학 프로그램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